네이버, 디즈니와 콘텐츠 동맹
대표작 100여편 스크롤 웹툰 재탄생
웹툰엔터, 콘텐츠·광고 성장세
적자 90% 줄이며 흑자 눈앞

[사진 = 네이버웹툰]

‘스파이더맨’ ‘어벤져스’ ‘스타워즈’ 등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디즈니의 대표작들을 이제 웹툰으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네이버웹툰이 디즈니와 손잡고 100여 편의 시리즈를 웹툰으로 선보인다. 이번 협업은 네이버웹툰이 미국 주류 콘텐츠 시장에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큰 상징성을 가진다는 평가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엔터테인먼트는 13일 월트디즈니컴퍼니와 다년간의 글로벌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을 통해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20세기스튜디오의 대표 작품들이 세로 스크롤 방식의 웹툰으로 제작된다.

양사는 100편에 달하는 시리즈를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플랫폼 ‘웹툰(WEBTOON)’의 영어 앱 내 신설되는 디즈니 전용관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웹툰 형식으로 재구성한 작품 외에 디즈니·마블·스타워즈·20세기스튜디오의 신규 오리지널 웹툰 시리즈도 준비 중이다. 새로운 오리지널 시리즈는 슈퍼히어로의 활약부터 광활한 우주를 무대로 한 모험까지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며, 팬들에게 익숙한 캐릭터들의 색다른 이야기를 만나는 즐거움을 선사할 전망이다.

첫 공개 작품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어벤져스’ ‘스타워즈’ ‘에이리언’ ‘아주 오래된 이야기’ 등 다섯 편이다. 이 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이달 말 첫선을 보이며, 이후 다른 작품들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아직 정확한 가격 정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 네이버웹툰과 동일하게 초반 일부 에피소드는 무료, 이후 유료 결제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김용수 네이버웹툰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글로벌 웹툰 사업 총괄은 “전설적인 유명 작품들을 모바일 세대에 최적화된 웹툰 포맷으로 선보이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디즈니와의 협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디즈니와 함께 전 세계 팬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네이버웹툰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사진 = 네이버웹툰]

미국 대중문화 매거진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디즈니 소비재 사업 부문 비즈니스 개발·신규 사업 총괄인 대니얼 핑크 수석부사장은 이번 협업을 “우리가 지금까지 진행한 출판 파트너십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웹툰 독자층이 급격히 증가해 전통적인 만화 독자가 아닌 사람들까지 끌어들였다”며 “웹툰의 영어 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수백만 명에 달한다는 점이 디즈니에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은 양사가 약 1년간의 논의를 거쳐 성사됐다. 디즈니는 웹툰업계 여러 업체와 논의한 끝에 웹툰엔터테인먼트를 ‘확실한 선두주자’로 판단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두고 있고 나스닥 상장사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는 계약에 따라 제작되는 웹툰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모두 전통적인 방식으로 창작하게 된다.

네이버의 글로벌 콘텐츠 제휴는 이뿐만이 아니다. 네이버는 최근 공격적으로 글로벌 기업들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와 손잡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에 넷플릭스를 포함했으며, 지난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XBOX 게임패스를 추가했다. 현재 스포티파이와의 제휴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멤버십 신규 가입자 증가율이 제휴 전보다 1.5배 높아지는 등 높은 시너지 효과가 입증돼 협업 확장 가능성도 크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올해 2분기 실적 개선에도 성공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분기 영업손실이 876만3000달러(약 123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7909만달러) 대비 적자 폭이 90% 가까이 줄었다고 12일(현지시간) 공시했다. 매출은 3억4827만달러(약 4889억원)로 전년 동기(3억297만달러) 대비 8.5% 증가했다. 유료 콘텐츠, 광고, 지식재산(IP) 사업 매출이 고르게 늘었고, 특히 일본 매출이 13.2% 증가하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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