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에 소환된 '국민 예능'의 추억,
K-예능의 황금기는 다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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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홍동희 선임기자) "메시와 호날두가 한 팀에서 뛰는 걸 보는 기분", "K-예능의 역사가 한자리에". 어제, 나영석 PD의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 김태호 PD가 등장하자, 온라인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한때 대한민국 주말 저녁을 양분했던 두 거장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댓글 창을 가득 메운 수많은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은 두 사람이 아니었다. 바로 '무한도전'과 '1박 2일',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보며 웃고 울었던 '우리'의 이야기였다. 숏폼과 OTT의 시대, 볼거리가 넘쳐나는 지금, 우리는 왜 10년도 더 지난 그 시절을 이토록 뜨겁게 그리워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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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쌓아 올린 '우리들의 서사'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단순히 재미있는 꽁트나 벌칙 게임이 아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것은,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왔던, 길고 긴 '서사'였다. 우리는 몇 년에 걸쳐 '무한도전' 멤버들이 성장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1박 2일' 멤버들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여행했다. 그들은 TV 속 연예인이기 이전에, 마치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친구나 가족 같았다.
일회성 게스트와 단발적인 프로젝트가 주를 이루는 지금의 예능 환경에서는 결코 쌓을 수 없는, 이 길고 끈끈한 '시간의 힘'이야말로 우리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첫 번째 이유다. 우리는 캐릭터와 함께 나이 들었고, 그들의 서사는 곧 '우리들의 서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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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의 약속, '공동체의 경험'
'무한도전'과 '1박 2일'이 방송되던 주말 저녁은 하나의 문화적 의식과도 같았다.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앉아 같은 프로그램을 보고 함께 웃었다. 그리고 다음 날이면, 학교와 직장에서 어제 본 예능 프로그램은 전 국민의 '공통 대화 주제'가 되었다. "어제 '무도' 봤어?"라는 한마디는, 세대와 지역을 넘어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가장 강력한 공감대였다.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영상에 각자 몰두하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 같은 것을 보고 함께 이야기하는 '공동체의 경험'을 갖기 어려워졌다. 우리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TV를 보며 함께 웃던 그 시절의 '우리'를 그리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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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했던 '날것의 웃음'
물론 두 프로그램의 가장 큰 미덕은 '재미'였다. 그리고 그 재미는, 정교한 기획 속에서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날것의 순간'들에서 비롯됐다. '1박 2일'의 전설적인 '혹한기 캠프'나, '무한도전'의 예측 불가능한 추격전들은, 잘 짜인 대본이 아닌, 출연자들의 실제 반응과 리얼한 상황이 만들어낸 진짜 웃음이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편집되고, 때로는 자극적으로 연출되는 지금의 콘텐츠들 속에서, 우리는 어딘가 허술하지만 그래서 더 인간적이었던 그 시절의 '날것의 웃음'을 그리워한다.
김태호와 나영석. 이제 방송국을 떠나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두 거장의 만남은, 우리에게 K-예능의 가장 빛났던 시대를 다시 한번 추억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지금 만들어가는 새로운 콘텐츠들도 물론 훌륭하지만, 온 국민이 같은 시간에 함께 웃고 떠들던 그 시절의 '국민 예능'이 안겨준 따뜻한 공동체의 기억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K-예능의 가장 빛나는 페이지로 남아있을 것이다.
사진=MHN DB, 유튜브 채널 십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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