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5 경축사 닷새 만에 주요 내용 언급하며 비난
"국가수반 대외정책 구상"…'김정은 지시' 하달
한미연합연습에 "침략전쟁 연습", "서울 이중인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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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뉴시스]전신 기자 =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2018년 2월 9일 강원도 평창 진부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2025.08.2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상대가 될 수 없다"고 20일 밝혔다. 이 대통령의 8·15 경축사 닷새 만에 주요 내용을 언급하며 내놓은 비난 반응이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 부부장이 19일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의 협의회에서 "한국 정부의 기만적인 《유화공세》의 본질과 이중적 성격을 신랄히 비판하면서 국가수반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포치"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 사항을 하달했다는 의미이다. '외무성'을 내세운 건 한국을 특수관계가 아니라 외국처럼 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통신은 김여정이 "최근 서울이 우리에 대해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 이라는 것과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다고 하면서 마치 한국의 대조선 정책이 《급선회》 하고 있는 듯한 흉내를 내고 있는 데 대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한국의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작은 실천들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의 신뢰가 회복될것》이라고 하면서 (중략) 방랑시인 같은 말"을 했다고 비난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도 거론했다.
그는 "서울에서는 어느 정권 할 것 없이 또 누구라 할 것 없이 제멋대로 꿈을 꾸고 해몽하고 억측하고 자찬하며 제멋대로 《희망》과 《구상》을 내뱉는 것이 풍토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그 구상에 대하여 평한다면 마디마디, 조항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비하했다.
또 "확실히 리재명 정권이 들어앉은 이후 조한관계의 《개선》을 위해 무엇인가 달라진다는 것을 생색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진지한 노력》을 대뜸 알 수 있다"며 "그러나 아무리 악취 풍기는 대결 본심을 평화의 꽃 보자기로 감싼다고 해도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문재인으로부터 윤석열에로의 정권교체 과정은 물론 수십년 간 한국의 더러운 정치체제를 신물이 나도록 목격하고 체험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는 "결론을 말한다면 《보수》의 간판을 달든,《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추호도 변함이 없이 대물림하여 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리재명은 이러한 력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후보자 시절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발언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18일 시작한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에 대해서도 "침략전쟁 연습"이라며 "겉과 속이 다른 서울당국자들의 이중인격을 력력하게 투영해주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의 위정자들"이라면서 "저들이 바라는 조한관계가 결코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고 했다.
그는 한미가 새롭게 합의한 작전계획인 '작계 5022'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작계 5022에는 북한의 핵공격 능력을 파괴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알려졌다.
이어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명백히 하지만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며 "역시 진중치 못하고 무게감이 없으며 정직하지 못한 한국에는 우리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역외교 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포함된 다자외교 무대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국을 통하지 않고 미국과 주도적으로 협의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그는 "공화국 외무성은 한국의 실체성을 지적한 우리 국가수반의 결론에 입각하여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 그의 선동에 귀를 기울이는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적중한 대응방안을 잘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통신은 그가 "김정은동지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여정의 공개 발언은 한 달 사이 세번째다. 지난 7월28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대남 담화를 공개하고 이튿날 대미 담화를 낸 바 있다.
몰아치기식 공개 발언은 한미 연합훈련 및 핵협의그룹(NCG) 중단 등 한국 정부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 달성되지 않는 한, 남북관계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함으로써 북한 비핵화 의제를 무력화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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