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직항 여객기 운항 5년 만에 재개 합의…무역·투자도 확대
왕이 "일방적 괴롭힘 반대에 합의…국경문제 새로운 공감대 이뤄"

왕이 중국 외교부장(사진 왼쪽)과 모디 인도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서울=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차병섭 기자 = 5년 전 히말라야 분쟁지역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로 갈등을 빚은 인도와 중국이 최근 미국의 관세 압박을 동시에 받는 상황에서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가운데 인도 총리와 중국 외교 수장이 만났다.

양국은 5년 만에 직항 여객기 운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고, 무역과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자국을 방문 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만나 회담을 했다.

모디 총리는 양국이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이고 더 빠른 성장이라는 같은 임무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세계가 양국 협력의 거대한 잠재력과 밝은 미래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모디 총리는 그러면서 "양측이 국경 문제를 온당하게 관리·처리해야 하고, 이견이 분쟁으로 번지게 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는 양국 수교 75주년이다. 양측은 장기적 관점에서 양국 관계를 대해야 한다. '아시아 세기'의 도래와 양국 협력은 떼려야 뗄 수가 없다"면서 양국 협력을 말했다.

왕 주임은 "양국은 다자주의 견지, 세계적 도전에 대한 공동 대응, 일방적 괴롭힘에 대한 반대 등에 합의했다"면서 국경문제와 관련해서도 평화안정 유지 등에 대해 새로운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양국은 서로가 적수가 아닌 동반자라는 정확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면서 "국경 분쟁이 양국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왕 주임은 자신의 인도 방문이 양국 간 고위급 교류를 위한 준비 과정이라면서 방문 기간에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이익에 기반한 협력을 강화하며 다자주의를 지키고, 글로벌 도전 과제에 함께 대응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왕 주임은 '중국-인도 국경 문제 회의' 특별대표로 지난 1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전날에는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과 제24차 국경 문제 회의를 했으며 양국은 직항 여객기 운항을 5년 만에 재개하고 무역과 투자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과거 양국 사이에는 매달 500편가량의 직항 여객기가 운항했으나, 2020년 코로나19 확산과 양국 군인들의 히말라야 국경 충돌 이후 전면 중단됐다.

인도 외교부는 양국이 이번 회의에서 국경 획정과 국경 지역 군대 철수 문제 등도 논의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여전히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3천488㎞에 이르는 실질 통제선(LAC)을 사이에 둔 앙숙 관계다.

로이터 통신은 양국이 국경 문제에서는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25차 국경문제 특별대표 회의는 내년에 중국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최근 인도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성 관세 공격을 받고 있으며 미국과 '관세 전쟁' 휴전 중으로 비슷한 상황인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이달 초 미국으로부터 25%의 국가별 관세(상호관세)를 부과받은 데 이어 러시아산 석유 수입에 대한 제재로 오는 27일부터는 25%의 추가 관세를 받을 예정이고, 중국도 미국의 고율 관세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조처로 맞대응하고 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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