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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스토브리그도 양극화… 허리띠 조인 KIA, 롯데, 큰 그림 따로 있다?

온카뱅크관리자

2025-12-07 04:00:00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5/12/07/0000054090_001_20251207040010042.jpg" alt="" />2025년 KIA 타이거즈 신인선수 입단식에 참석한 심재학 단장. photo 뉴스1</div> KBO리그는 빅마켓과 스몰마켓 구분이 사실상 없는 리그다. 키움 한 팀을 제외한 모든 구단이 메이저리그로 치면 뉴욕 양키스나 LA 다저스 같은 대형 구단의 마인드로 운영한다. 국내 굴지의 재벌 대기업이 소유주인 만큼 기업 간 대리전, 회장들의 자존심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 KBO리그다. 프로야구 출범 초기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같은 '회장님'들이 직접 구단주 회의에 참석해 야구단 운영을 지휘했고, 야구 감독과 그룹 회장의 '독대'가 심심찮게 이뤄지기도 했다. 삼성·LG, 삼성·현대의 라이벌전이 열린 다음날엔 경기 결과에 따라 임원실 분위기가 크게 엇갈렸다는 얘기도 전설처럼 전해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금도 야구단의 주요 의사결정 상당 부분은 여전히 모기업, 그리고 '회장님'에게 달려 있다. 야구단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나 방향성보다는 모기업 상황이 많은 것을 결정한다. 스토브리그에서 FA 선수 영입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구단이 적자이고 자본잠식 상태인 구단도 많은 프로야구에서 선수 한 명에게 80억원, 100억원, 150억원을 투자하는 행위는 논리적으로 따지면 말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모기업 사정이 좋고 회장의 야구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뜨거운 이상, FA 시장에서 구단이 거액을 쓰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FA 영입에 드는 비용은 그룹 계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갹출해 메워준다. 반면 모기업 상황이 좋지 못하거나 회장의 심기가 불편할 땐 야구단의 선수 영입 계획에도 큰 차질이 빚어진다. 이런 구조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당연하게 여겨지다 보니, 야구팬 상당수는 야구단 사장이나 단장의 능력을 모기업으로부터 FA 영입할 돈을 타내는 능력과 동일시하는 경향까지 보인다. KBO가 1200만 관중 시대에도 진정한 프로스포츠가 되지 못하고 재벌 구단주의 '펫 스포츠'에 머무는 이유다. 올겨울 FA 시장에서도 구단마다 '어른의 사정'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어떤 구단은 모기업의 전폭적 지원 속에 지갑을 활짝 열고 거액을 투자했고, 반대로 줄어든 지원 탓에 외부 FA는커녕 내부 선수 잔류에도 애를 먹는 경우도 있었다.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5/12/07/0000054090_002_20251207040010066.jpg" alt="" />롯데 자이언츠 박준혁 단장. photo 뉴스1</div> 두산·한화·삼성, 지갑 활짝 열었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큰손'으로 활약한 팀은 두산 베어스다. 2025시즌을 9위로 마감한 두산은 시즌 뒤 김원형 감독을 신임 사령탑에 앉히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하이라이트는 FA 유격수 '최대어'로 여겨졌던 박찬호를 4년 80억원에 영입한 장면이었다.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유격수가 약점인 KT 위즈까지 여러 구단이 경쟁했지만, 80억원을 베팅한 두산을 당할 팀은 없었다. 박찬호의 가세로 두산은 김재호 은퇴 이후 공백 상태였던 유격수 자리에 공수를 겸비한 리그 정상급 선수를 보강했다. 공격력이 좋은 안재석이 수비 부담 없이 공격력을 살릴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두산은 베테랑 김현수와 재결합 프로젝트에도 상당한 금액을 베팅했다. 결과적으로 김현수는 두산이 아닌 KT 위즈를 택했지만, 두산의 전력 보강 의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내부 FA 중에서는 조수행(4년 16억원)을 시작으로 이영하(4년 52억원), 최원준(4년 38억원) 등 3명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영하는 지방 구단에서 영입 의지를 보였고 최원준도 경쟁 구단이 있었지만, 두산이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잔류에 성공했다. 주포 김재환과 잔류 계약에 실패한 것 외에는 집토끼 단속에도 대체로 성공한 오프시즌을 보냈다. 삼성 라이온즈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을 보인 구단이다. 삼성은 12월 3일 최고령 타자 최형우와 계약기간 2년, 최대 총액 26억 원에 계약했다. 2002년 삼성에서 데뷔한 최형우는 2016년까지 삼성 한 팀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그러나 2017년 첫 FA 때 KIA 타이거즈로 팀을 옮겼고, 9년간 간판타자로 활약하다 이번에 세 번째 FA 자격을 얻어 나왔다. 애초 KIA 잔류가 유력했던 최형우지만, 삼성은 FA 시장이 열린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협상에 성공해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해 10년 만에 재결합에 성공했다. 삼성은 최형우 외에도 김현수, 이영하, 최원준 영입전에도 뛰어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시장에 남은 선수 중 좌완 불펜 김범수, 두산에서 자유의 몸이 된 우완 불펜 홍건희 등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이번 오프시즌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한 삼성이 FA 시장에서도 굉장히 공격적이다. 내년 시즌 정말로 우승에 도전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경계했다. 한편 매년 스토브리그의 '큰손'으로 군림한 한화 이글스는 올겨울에도 강력한 한 방으로 야구계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스토브리그에서 거액 대형 선수를 영입한 한화는 올겨울 FA 시장이 개장한 뒤 특별한 움직임 없이 조용했다. 이에 다양한 추측이 쏟아졌는데, 결과적으로는 정말 큰 것 한 방을 날리기 위한 숨고르기였다. 한화는 지난 11월 20일 FA 최대어 중 하나인 강백호와 4년 총액 100억원 계약을 발표했다. 강백호는 애초 메이저리그 도전을 목표로 20일 미국 출국 예정이었는데, 한화는 출국 하루 전날 강백호를 만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으로 미국행 비행기표를 취소하게 만들었다. 원소속팀 KT 위즈도 90억원 이상의 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강백호 입장에서 정말 자신을 원하는 팀으로 느껴진 건 한화였다. 이로써 한화는 2022년 겨울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초대형 계약으로 외부 영입에 성공했고, 올해 이루지 못한 우승 도전 의지를 강하게 보여줬다.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KT 위즈도 올겨울 거액을 쓴 팀이다. KT는 약점인 센터라인 야수진 보강을 목표로 올겨울 FA 야수들에게 문어발식으로 접근했다. 두산행을 택한 유격수 박찬호를 비롯해 LG 잔류를 택한 중견수 박해민까지 모두 KT가 영입전에 참전한 선수들이다. 박찬호에게는 두산 다음으로 좋은 조건을 제안했지만 계약에 실패했다. 박해민에게는 오히려 LG보다 좋은 조건을 제안했지만, 팀 잔류를 원한 박해민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차선으로 NC에서 FA로 나온 중견수 최원준과 4년 총액 48억원에 계약해 센터라인 한 자리를 채웠다. 그 외 KT는 LG를 최근 7년 연속 가을야구로 이끈 베테랑 김현수도 3년 총액 50억원에 영입했다. 여기에 백업 포수 한승택과 4년 10억원에 계약해 외부 FA 3명 영입에만 108억원을 투자했다. 내부 FA 황재균, 장성우까지 계약하면 KT가 겨울 시장에서 쓰는 돈은 1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물론 KT의 행보를 가리켜 '꿩 대신 닭만 잔뜩 잡았다'고 냉소적으로 보는 시선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안주하며 정체됐던 팀에 새로운 변화와 자극이 필요했던 시점에 뉴페이스 3명이 가세하는 만큼 내년 시즌 KT 야구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법하다. FA 시장에서 큰돈을 투자한 구단들을 보면 대부분 모기업의 최근 상황이 나쁘지 않고, 구단주의 야구단에 대한 관심이 살아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두산은 주력 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 르네상스'를 열어갈 거란 기대를 받고 있고, 삼성 역시 이재용 회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회장과의 회동을 신호탄으로 최근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한화 역시 에어로스페이스 등 계열사에 힘입어 지속적인 상승세다. 한화 김승연 회장은 시즌 중 여러 차례 야구장을 찾아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룹 '어른'의 사정과 야구단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KIA·롯데는 지갑 꼭 닫았다 반면 올겨울 들어 지갑을 꼭 닫은 구단들도 있다. 지난해 우승팀에서 올해 8위로 추락한 KIA 타이거즈가 대표적이다. KIA는 지난해 우승 직후 따뜻하고 풍족한 겨울을 보냈고, 스프링캠프에는 구단주의 호의로 전원이 비즈니스석을 타고 이동하는 호사도 누렸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기대 속에 시즌을 시작했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속에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인 끝에 8위라는 충격적인 순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전폭적으로 투자했던 모기업 쪽에서 이 결과에 실망했다는 소문이 야구계에 파다하다. 이런 분위기는 스토브리그에 그대로 반영됐다. KIA는 올겨울 FA 자격을 얻은 내부 선수만 6명이었다. 베테랑 최형우, 양현종과 주전 유격수 박찬호 등 반드시 잡아야 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 선수들과 협상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박찬호는 KIA가 제시한 조건이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두산으로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최형우도 계약 기간을 둘러싼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해 삼성으로 떠났다. 양현종이 KIA를 떠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계약이 순조롭지는 않은 상황이다. 구단에서는 "오버페이를 하지 않는다는 게 구단 기조"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런 기조는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치밀하게 세운 계획이라기보다는 잡아야 할 선수를 잡지 못한 뒤 사후적으로 만든 변명처럼 보인다. 한 야구 관계자는 "KIA는 당분간 '윈나우'를 해야 할 팀이지 리빌딩을 해야 할 팀은 아니다. 팀의 기둥 선수들마저 잡지 못할 정도로 지출을 줄인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이번 스토브리그 FA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한 팀 중 하나다. 롯데 사정을 잘 아는 야구인들 사이에선 시장 개장 전부터 '최근 모그룹의 사정이 좋지 않고, 최근 야구단의 투자 결과가 실망스러웠던 만큼 외부 영입에 거액을 투자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일부 팬이나 매체에서 롯데가 박찬호·강백호 영입에 거액을 투자할 수 있다는 루머를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롯데는 어떤 FA 선수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 시즌 후반기 부진으로 가을야구에 실패하면서 선수단의 내실을 다지고 힘을 키우는 게 외부 영입보다 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영입 제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김태형 감독의 임기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도 외부 영입 투자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롯데의 설명을 100%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긴 어려운 면이 있다. 야구계에서는 애초 구단 차원에서는 외부 선수 영입을 희망했지만 모기업의 승인을 얻지 못한 게 아니냐고 보는 시선도 있다. 또 일본에서 마무리 캠프를 지휘하던 김태형 감독이 박찬호의 두산행이 확정된 뒤 갑자기 귀국한 게 구단과 모기업에 대한 일종의 항의 표시가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물론 롯데는 이를 강하게 부인한다. 한편 2025시즌 통합 우승팀 LG는 김현수와 재계약은 실패했지만 중견수 박해민 잔류에 성공하며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다. 올겨울보단 홍창기가 FA 자격을 얻는 내년 시즌에 전력을 쏟으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3위 SSG 랜더스도 외부 FA에 크게 적극적이지 않다. 훗날 '청라돔 시대'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준비하는 분위기다. 5위팀 NC 다이노스도 올겨울 외부 FA 계획이 없는 팀이다. NC는 이호준 감독의 취임 3년 차인 내년 시즌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3년 연속 최하위팀이자 선수단 연봉 최하위인 키움 히어로즈는 '무임승차'라는 야구계의 비판에도 올겨울 역시 뚜렷한 투자 없이 지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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