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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자백의 대가’ 이정효 “보신 분들, 제발 스포하지 마세요”[인터뷰]

온카뱅크관리자

2025-12-11 13: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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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효 감독.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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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신 분들, 제발 스포하지 말아주세요.”
 10일 오후 서울 모 카페에서 만난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이정효 감독은 인터뷰 말미, 이 말을 조심스레 꺼냈다. 남편 살해 용의자로 몰린 윤수(전도연)와 ‘마녀’로 불리는 모은(김고은), 비밀을 지닌 두 여성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다룬 작품을 두고 그는 “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저는 스포일러에 취약한 편인데, 이 작품은 조금 달라요. 범인을 알고 보면 그 사람의 행동이 다르게 보이고, 모른 채 보면 ‘누가 진짜고, 누가 가짜인가’를 따라가게 되거든요. 그래서 한 번은 아무것도 모르고 보고, 또 한 번은 알고 보면, 두 번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건 “12부까지 시청자를 붙잡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었다. 그래서 중간 회차를 단순히 서사를 이어붙이는 용도가 아니라, 매번 인물의 선택이 갈라지는 지점으로 활용하려 했다고 설명한다. 교도소 안과 밖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는 구성도 같은 고민에서 출발했다.
 “처음부터 12부 전체를 한 호흡으로 끌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매 회차 ‘누가 진짜 범인인지’를 계속 헷갈리게 만들고 싶었고, 엔딩에서는 자연스럽게 ‘다음 회를 눌러야지’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려 했어요. 안에서는 윤수와 모은의 거래가, 밖에서는 사건이 진행되도록 안팎의 긴장감을 번갈아 올리며 구성했습니다.”
 이정효 감독이 ‘자백의 대가’라는 제목에 부여한 또 다른 핵심 단어는 ‘편견’이다. 그는 이 시리즈를 “궁극적으로는 편견에 관한 이야기”라고 정의한다. 누군가에게 쌓여온 단정과 오해가 인물들의 선택을 왜곡시키고, 그 왜곡의 끝에서 마주치는 지점이 곧 이 작품이 말하는 ‘대가’라는 것이다.
 모은이라는 인물 역시 이 편견의 축 위에서 움직인다. 인물 소개에는 ‘정체불명의 사이코패스이자 치과의사 부부 살인사건 피고인’으로 등장하지만, 감독의 설명은 전혀 다르다.
 “모은을 처음부터 사이코패스로 설정하지 않았어요. 동생과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 해외에서 팬데믹을 겪으며 ‘나는 아무것도 제어할 수 없다’고 자책해온 사람이었죠. 한국으로 돌아올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을 계속 탓하다가 조금씩 복수의 마음이 생겨난다고 봤어요. 윤수에게 복수를 부탁하는 것도 결국 비슷한 상처를 가진 사람에게 기대는 ‘연대’의 감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은을 연기한 김고은은 초반부 감정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 실제로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설정이 뒤에서 밝혀지더라도 초반에는 마치 사이코패스처럼 보이도록 연기했다. 또한 이정효 감독은 후반부 반전을 지키기 위해 배우들에게도 초반에는 진범을 바로 공개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촬영 도중에 진범이 누구인지 알려줬어요. 배우 분들이 너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사실 촬영하면서 진범이 누구인지에 대한 단서를 많이 흘렸습니다. 어떤 장면들은 진범인 것을 흘리기 위해 두 가지 버전으로 나눠 찍었어요. 진범을 알고 다시 보면 그 단서들이 보이실 거예요.”
 작품의 러닝타임을 둘러싼 시청자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에서는 “12부라는 구성 자체가 길다”, “전개가 느슨해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정효 감독은 모든 회차가 의도적으로 설계된 구조라며 긴 호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반전의 재미를 방해한 의외의 요소는 김고은과 전도연이라는 두 배우의 강한 존재감이었다.
 “아무래도 두 배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인지 많은 분들이 ‘범인은 둘 중 하나’라고 단정하고 보시더라고요. 다른 인물이 나타나도 화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 느낌이 있었어요. 제가 아는 지인은 끝까지 두 사람 중 한 명이 범인일 거라고 확신하면서 봤다고 하더라고요.”
 개연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는 ‘장르적 허용’으로 봤다. 법정 장면, 이상희가 연기한 보호감찰관의 업무, 주요 무대인 교도소의 공간 재현을 위해 실제 답사와 자문을 거쳤지만, 이야기의 재미와 긴장감을 위해서는 극적 장치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법적 자문을 받았고 교도소와 보호관찰소를 직접 찾아가 봤어요. 하지만 현장을 그대로 가져오면 드라마의 한계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실제 느낌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극적 효과를 위해 조정했습니다.”
 서형우 기자 wnstjr140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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