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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한밤 맹장 터지면 수술해 줄 응급실, 전국 5곳뿐

온카뱅크관리자

2025-12-15 05:47:5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응급실 긴급 점검] &lt;上&gt; ‘중증 환자’ 치료할 의료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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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평일인 10월 29일 충남 순천향대학교부속 천안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는 모습. 본지 기자가 전날부터 24시간 머무는 동안 이곳에 총 103명의 환자가 왔지만, 이 중 중증 환자는 23명 정도였다./신현종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5/chosun/20251215005747480yyvf.jpg" data-org-width="5000" dmcf-mid="1RkeUfyO5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5/chosun/20251215005747480yyvf.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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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인 10월 29일 충남 순천향대학교부속 천안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는 모습. 본지 기자가 전날부터 24시간 머무는 동안 이곳에 총 103명의 환자가 왔지만, 이 중 중증 환자는 23명 정도였다./신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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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소방청 119안전신고센터에 다급한 전화가 울렸다. 서울 강북에 사는 70대 여성 A씨가 피가 섞인 토를 하고 있다는 가족의 신고였다. 이날 밤 9시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는 A씨 얼굴이 창백한 데다 혈압도 낮았기에 위장 출혈을 의심하고, 인근 대학병원 응급센터로 이송했다. 검사 결과는 ‘간경화에 의한 식도 출혈’. 이런 경우엔 소화기내과 의사가 응급으로 식도 출혈 부위를 내시경 시술로 지혈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출혈을 막지 못해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이곳에 내시경 시술을 해줄 당직 소화기내과 의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전화 돌리기’가 시작됐다. 의료진도, 환자 측도 서울 시내 여러 응급센터에 전화를 돌렸다. 다들 내시경 시술 당직 의사가 없다고 했다. 결국 전화 돌리기 두 시간 만에 인천의 한 응급센터에서 오라는 연락이 왔다. 서울에 있던 식도 출혈 환자는 심야에 목숨을 걸고 인천으로 가야 했다.
 의정 갈등 사태에 반발해 응급실을 떠났던 전공의들이 지난 9월 상당수 복귀했지만, ‘응급실 뺑뺑이’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응급실 운영 문제가 아니라 A씨 사례처럼 응급 환자를 치료할 의료진이 없다는, 이른바 응급 환자 ‘배후 진료’ 문제다.
 14일 본지가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운영하는 전국 단위 당직 병원과 응급 질환 리스트를 입수한 결과, 올 11월 현재 야간이나 주말에 치료 병원을 찾기 매우 어려운 질병이 무려 109개였다. 이 리스트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런 질병의 응급 환자가 생기면 치료해 줄 병원이 거의 없으니 전국 단위로 병원을 수배할 때 도움되도록 만든 당직표다. 질병 수는 지난해 58개에서 올해 51개가 더 늘어난 109개가 됐다. 의정 갈등 사태가 종결됐음에도 그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중증 환자 응급 의료 및 배후 진료 체계가 붕괴된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에 따르면, 맹장이 터져서 복막염으로 번졌을 때 야간에 수술해 줄 병원이 전국에 5곳밖에 없다. 인구 1000만명인 서울에서도 30일 중 12일은 이런 환자를 받아줄 병원이 없다. 지난해 복막염 환자는 1만2974명. 웬만한 종합병원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질 이 수술을 받으려 한밤에 전국을 헤매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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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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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구슬 삼켜도… 소아 의사 없어 ‘치료 별따기’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응급센터에는 구슬이나 동전, 자석 등 이물질을 삼킨 소아 환자가 광주, 천안, 대전 등 전국에서 오고 있다. 위장에 머물러 있는 이물질을 소아용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소아과 의사가 드물기 때문이다. 지난해 5세 이하 이물 삼킴 사고는 5780건. 꽤 빈번히 일어나는 응급 사고지만, 전국 단위로 치료해 줄 병원을 찾아야 하는 응급 질환에 포함됐다.
 요즘 응급센터에서 제발 오지 말았으면 하는 환자는 소아 장중첩증 환자다. 소장, 대장 등이 말려 들어간 상태로, 2세 이하 아이에게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장중첩증이 오래되면 혈류가 차단돼 장이 썩기 때문에 응급으로 수술해야 한다. 하지만 소아외과 의사가 없는 병원은 이런 장중첩증 아기 진료를 기피한다. 2023년 이런 응급 소아 환자를 소아외과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일반 외과 의사가 수술했다가 후유증으로 뇌 손상과 발달 장애가 온 의료 분쟁 건에 대해 병원 측이 환자 측에 약 1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병원 측이 소아외과 의사에게 수술을 맡기지 않은 것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후 전국 병원의 의사들은 자신의 세부 전문 분야와 다른 응급 환자 수용 자체를 기피하고 있다. 전국에 소아외과 의사는 40여 명뿐이라 소아 응급 수술 아이들은 전국을 헤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른바 ‘사법 의학’이 응급 의료 뺑뺑이를 부추긴 셈이다.
 산부인과도 상황이 심각하다. 응급 수술이 필요한 자궁외 임신(한 해 9300여 건 발생), 대량 출혈로 생명이 위태로운 분만 후 출혈(한 해 3500여 건 발생)도 치료해 줄 병원을 찾아 전국을 헤매야 한다.
 전국 단위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응급 질환 리스트에는 위궤양 출혈도 포함됐다. 지난해 위궤양 환자는 58만9000여 명. 이 중 위궤양 악화로 출혈이 생기면, 지혈이 분초(分秒)가 급한데도 부산 환자가 내시경 시술을 받으러 서울까지 가야 하는 것이다. 당직 병원에 환자가 몰리면, 그나마 거기에도 못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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