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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고려아연 투자, 한영 FTA 後 … 영미는 왜 '한국 상대 승리' 선언했나

온카뱅크관리자

2025-12-22 19:17:4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더스쿠프 마켓톡톡 영국, 한국과 FTA 개선 협정서 자동차 내주고, 서비스 기반 확보 서비스 최대 무역흑자국 미국 제조업 기반 광물기업 지분 눈독 고려아연 테네시 제련소에 환호 韓 세계 8위 서비스 무역적자국 제조업 치중, 불균형 성장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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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승리를 선언했다면 누군가는 패했다는 얘기다. 무역이나 국가간 거래는 항상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다. 그런데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총리와 미국 장관이 한국을 상대로 승리를 선포했다. 12월 셋째주는 우리가 영국과 FTA 개선 협정에 합의하고, 고려아연이 대규모 미국 투자를 발표한 때다. 더스쿠프가 내막을 자세히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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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지난 12월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22/thescoop1/20251222184928093ktit.jpg" data-org-width="800" dmcf-mid="FBd6ylOcO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2/thescoop1/20251222184928093ktit.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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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지난 12월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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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의 對韓 승리 자축=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X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테네시주州 제련소 건설 소식을 전하며 "미국에 거대한 승리(massive win)를 또 안겨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미국이 고려아연의 대규모 테네시주 제련공장 투자를 자국의 승리라고 자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전략 광물 확보를 경제안보의 핵심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와 전쟁부(옛 국방부)는 올해 들어서만 리튬 아메리카스, MP머티리얼스, 캐나다회사인 트릴로지 메탈스 등 광물 관련 기업 4개의 지분을 확보했고, 자석 생산업체 USAR(USA Rare Earth) 지분도 곧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 기업으로부터 출자 및 대출받아 설립한 합작법인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지분을 넘겨주고, 그 대가로 받은 자금으로 미국 현지 사업법인 지분 100%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대미 투자 정당한가고려아연은 정당한 투자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영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영풍과 MBK는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 무리한 투자에 나섰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황이다.
 테네시주 독립 언론 '테네시 룩아웃'은 지난 18일 "미국 연방정부(전쟁부)는 고려아연이 테네시주 스미스 카운티, 몽고메리 카운티에 66억 달러를 투자해 짓는 광물 제련소 사업장 지분의 40%를 확보할 것"이라며 "연방정부는 고려아연 글로벌 사업 지분 5%도 확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70억 달러를 넘고, 나머지는 미국 정부가 투자한다.
 ■ 영국의 對韓 승리 선언=이번에는 영국의 대한對韓 승리 선언을 살펴보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는 영국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막대한 승리(huge win)"라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총리는 한국과의 협정 타결이 올해 유럽연합(EU), 인도, 미국과의 협약에 이은 네 번째 주요 협약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은 2020년 2월 1일 EU를 탈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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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자료 | 세계은행, 참조 | 2024년 기준, 사진 | 뉴시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22/thescoop1/20251222184929375fagx.jpg" data-org-width="800" dmcf-mid="3kKUEjoMr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2/thescoop1/20251222184929375fagx.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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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세계은행, 참조 | 2024년 기준,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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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영국의 협상 상대국인 우리나라 산업통상부도 이를 수출 증대 신호로 보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 16일 발표에서 자동차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대영對英 수출의 36%를 차지하는 자동차(관세 10%)의 경우 기존에는 당사국에서 55%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했음을 증명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았지만, 그 기준이 25%로 낮아진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영국 자동차 시장의 12%를 점유한 한국 자동차는 무관세 확대의 영향으로 내년엔 상당한 수출량 증가를 기대해 볼 만하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제조 과정에 투입되는 리튬·흑연 등 수입 원료의 가격에 따라 산출되는 부가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영국과 한국이 '서로의 승리'를 주장하는 이유는 전혀 다른 두 측면을 바라보고 있어서다. 한국이 자동차라는 상품 수출, 이를테면 '사물事物의 경제'에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면, 영국은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기술·금융·법률 등 서비스라는 '사고思考의 경제'에서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영국 정부의 협상 타결 보도자료에는 보험회사들의 이익단체인 영국보험자협회 한나 구르가 사무총장의 다음과 같은 소감이 포함돼 있다. "영국 손해보험사들은 이번 협정을 통해서 한국 시장에 보험 상품을 직접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한국 정부의 국경간 데이터 규칙 완화 계획을 지지한다."
 사물의 경제와 사고의 경제 우리 정부는 2022년 영국과의 개인 정보보호 적정성 결정을 채택했고, 2023년에는 개인정보 보호법을 일부 개정해 개인정보 데이터를 해외로 이동시킬 때 동의받도록 하는 부분을 완화했다. 인터넷 서비스 등 디지털 경제에서 개인정보 데이터의 국가간 이동은 필수적인 요소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영국과 한국의 이번 협상에서 서비스 무역과 관련한 함의에 주목했다. "협정의 새로운 조항은 한국에서 해외 기업들이 고객 데이터를 현지에 저장하도록 했던 기존 규정을 금지한다. 또 양국 정부가 해외 기업에 사업의 조건으로 소프트웨어 코드 접근 권한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했다. 영국 로펌, 회계법인, 기술 기업들이 양국에서 동시에 사업을 운영하기가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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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지난 12월 16일 런던 다우닝가 관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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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영국이 한국을 상대로 승리를 선포하고, 반대로 우리는 그 나름대로 수출 증대를 기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보이지 않는 제품의 무역인 서비스 무역 세계에서 한국은 매년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고, 미국과 영국은 이 분야 무역흑자 1·2위 국가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해 서비스 무역흑자가 각각 2951억 달러, 2475억 달러로 다른 모든 나라를 압도했다.
 우리나라는 상품과 서비스를 모두 합친 수출국 순위에서는 2024년 기준 세계 8위 경제 대국이다. 1위가 중국이고, 2위가 미국이다. 그런데, 서비스 무역으로만 따지면 최대 적자국은 지난해에만 서비스 무역적자 2290억 달러를 기록한 중국이다. 우리도 적자 규모 237억 달러로 8위에 해당한다.
 서비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미국은 자신들의 취약점인 제조업 기초를 다질 수 있는 데 만족했고, 미래의 서비스 흑자국 1위를 목표로 하는 영국은 그 기반을 다질 수 있는 데 만족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의 균형이 어그러진 우리로선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을지 모른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eongyeon.ha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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