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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흑백요리사2' 제작진은 고약한 백종원 리스크를 어떻게 요리했나

온카뱅크관리자

2025-12-24 17:25:54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흑백요리사2’가 백종원 리스크를 겪지 않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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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속편의 운명이다. 수많은 기대를 갖고 주목받는 대신 더 높은 기준을 바란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판을 흔든 콘텐츠 &lt;흑백요리사&gt;도 이를 피할 순 없다. 안 그래도 큰 관심을 받는 가운데 백종원이라는 강력한 뇌관까지 도사리고 있다. 초유의 상황이다. 나락의 정점에서 이 정도의 대형 쇼에 그대로 얼굴을 비춘 사례는 없었다. 실제로 이 시리즈를 제외하곤 그가 참여한 모든 프로그램이 차질을 빚거나 처참한 성적표를 거뒀다. &lt;흑백요리사2&gt;에 기대만큼이나 많은 관심이 쏠린 건 백종원이 여전히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이 시리즈의 시작이자 본체였던 만큼 제작진이 이 리스크를 어떻게 요리를 했을까에 쏠린 호기심은 고약하지만 본능적이다.
 나락의 자이로드롭을 기대한 일부 대중의 심리와 다르게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부정적인 관심도 흡수했다. 스케일은 더 커졌지만, 톤을 다운시켜 재료의 본질에 집중한 덕이다. 캐릭터 플레이보다는 요리와 심사 과정에 비중을 두면서 전개한다. 시즌1보다 더 많은 유명 셰프들과 고수들이 등장했음에도 1편보다 확실히 눈길을 끄는 캐릭터는 적다. 아직 최현석과 같은 페이스메이커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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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과 현역 최강자들이 벌이는 각축전은 만화적 세계관이다. 하지만, 공정한 대결에 대한 대리만족, 계급사회를 투영한 개천에서 용이 나는 언더독의 성장 서사가 전작만큼 그리 짙진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무엇보다 흑수저와 백수저의 결정적 차이인 '별명'과 '실명'의 구분이 이제 유명무실하다. 이미 방송 내에서 흑수저의 본명 '샤라웃'이 많다. 요식업계에서 핫한 &lt;남영돈&gt;과 &lt;옥동식&gt;은 물론, 김호연, 이순실, 신동민, 신계숙 등 다양한 매체에서 이미 검증된 스타 셰프들이 즐비하다. 이들의 이름을 가린다는 자체가 아이러니에 가깝다. 여기에 최강록과 김도윤 셰프가 히든 백수저라는 이름으로 재등장해 생존 대결에 뛰어들면서 계급의 경계는 한층 더 희미해졌다.
 이 쇼는 별미를 마지막에 숨겨두지 않는다. 시작하자마자 영화 &lt;파이널 디씨전&gt;에서 20분 만에 사라진 스티븐 시걸처럼 유튜브와 TV쇼에서 활약하는 스타 셰프들을 1화부터 추풍낙엽처럼 떨어뜨리며 입맛을 돋운다. 전문가를 눈앞에서 검증하며 나오는 도파민이다. 권위를 스스로 증명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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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1의 안성재, 에드워드 리, 돌아이, 맛피아 등등 10년 만에 길러 올린 스타셰프의 발견에 또 한 번 몰두하기 보다는 먼저 손종원, 최강록, 선재 스님 등 백수저로 참여한 이들이 왜 그 자리에 있는지 증명해 보인다. 후덕죽, 박효남 등 한층 연령이 올라간 관록의 백수저 장인들의 무게감, 잣국수로 첫 무대를 마친 선재 스님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요리뿐 아니라 다른 차원에 선 어른의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경쟁과 생존으로 진행되는 서바이벌이지만 상대가 아닌 나와의 싸움을 펼치며 서로를 응원하는 &lt;흑백요리사&gt; 특유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진다. 수준 높은 요리의 향연을 위한 과감한 통편집 등 군더더기를 걷어내는 편집은 프로그램의 권위와 진정성을 더욱 녹진하게 조린다. 덕분에 구설과 가십에서 요리와 맛이란 본질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이런 포인트가 바로 &lt;흑백요리사2&gt;의 영리함이다. 좋은 사람, 새로운 스타를 발굴이란 전작의 성공 공식을 이행하기 이전에 이 쇼의 진정성과 권위를 다시금 환기하는 시간을 가진다. 아기 맹수 이외에 뚜렷한 인물을 소개하려는 의지는 아직까진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는 건, &lt;흑백요리사&gt;를 바라보는 여러 층위의 시선을, 궁극의 맛과 요리라는 본질로 집중시키는 서사적 장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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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점에서 시즌 초반 가장 두드러진 인물이 바로 심사를 맡은 안성재다. 이제 겨우 1년 차 방송인이지만 인간적인 터치가 가미된 백종원의 심사와는 방식이 다른 디테일하고 전문적인 심사평으로 이 거대한 쇼를 이끌고 나아간다. 그의 심사는 긴장과 기대를 동시에 자아낸다. 모든 배경과 관계를 소거하고 지금 그 순간 혀끝에 닿는 감각만으로 판단한다. 채소의 익힘 정도, 소스의 온도, 재료 간의 빈틈없는 결합과 의도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시즌 초반 몰입도를 만들어 냈다.
 그의 심사는 대결의 권위를 세울 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의 이유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가장 신뢰 높은 인증이자 확실한 통로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본방 리뷰까지 덧붙이며 시청자를 납득시키고, 요리의 세계에 다시 한 번 몰입하게 만든다. 그의 한마디와 표정은 요리 방향성과 평가에 관한 적확한 제시를 넘어서 시청자 모두를 귀 기울이게 만드는 &lt;흑백요리사2&gt;의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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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더 나아질 기대 혹은 동경할 수 있는 절대적 존재를 바란다. 가깝고 친근한 콘텐츠인 예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마음 편하게 믿고 볼 토대와 신뢰가 무척 중요하다. 따라서 반드시 시즌2는 백종원 리스크를 정면으로 다루어야만 했다. 성장서사를 통해 눈을 돌리기보다는 안성재가 종횡무진하며 이 프로그램의 가치와 풍미를 돋운다. &lt;흑백요리사2&gt;는 신뢰와 권위를 다지면서 요리 대결의 세계관 속으로 불순물들이 자리잡을 틈을 주지 않았다. 안성재의 깐깐하고 높은 기준과 태도가 즉 이 쇼의 세계관이다. 따라서 미슐랭 3스타 셰프 안성재로 무게추를 옮긴 것은 백종원 논란에 끌려가거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만든 시즌2의 가장 강력한 한 수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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