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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운동회하는 아이들이 왜 사과해야 하나...체육 없는 교육은 사상누각" 37년 교육 전문가가 말하는 한국 교육의 현재와 미래 [더게이트 인터뷰]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0
2026-01-22 13:36:00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한국 청소년 신체활동 '세계 꼴찌'...사상누각 위기 <br>-'지요일' 도입 등 체육·지역 연계 혁신 해법 제안 <br>-4조 원대 AI 교과서 예산 낭비 비판...관계 회복 강조</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6/01/22/0000075778_001_20260122133618752.jpeg" alt="" /><em class="img_desc">성기선 가톨릭대 교수(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em></span><br><br>[더게이트=수원]<br><br><strong>"죄송합니다. 오늘 저희들 조금만 놀게요."</strong><br><br>지난해 5월, 한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학생들이 인근 아파트를 향해 단체로 사과하는 장면이 큰 화제가 됐다. <strong>운동회 소음 민원이 최근 5년간 62건(국민신문고 기준)에 달하며 벌어진 서글픈 풍경이다. </strong>서울만 해도 관련 민원은 2018년 77건에서 2024년 214건으로 2.7배 급증했다.<br><br>세계보건기구(WHO) 조사(2016) 결과 한국 청소년의 신체활동 부족률은 94.2%로 146개국 중 최하위였다. <strong>2024년 기준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운동하는 학생은 고작 17.3%에 불과하다. </strong>학생들은 마음껏 뛰놀기는커녕 운동회를 열기 전 주민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br><br>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문해력 추락, SNS 가짜뉴스로 인한 확증 편향, 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통폐합, 끊이지 않는 교권 침해까지. 특히 전국 학교의 4분의 1이 몰려 있는 경기도는 지역 격차와 다문화 학생 급증, 과밀학급과 폐교 위기가 공존하는 '한국 교육 문제의 축소판'이다.<br><br>37년간 교육 현장을 지켜온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는<strong> "한국 교육 문제의 핵심은 관계와 신뢰의 붕괴"라며 "특히 학생들이 몸을 쓰지 않는 교육이 모든 문제의 출발점"</strong>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석관고 교사, 경기도 율곡교육연수원장, 평가원장을 거친 그는 현장 중심의 교육 철학을 강조한다. 지난 20일, 수원에서 성 교수를 만나 한국 교육의 현안과 해법을 들었다.<br><br><span style="color:#e67e22;"><strong>"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머리도 작동한다"</strong></span><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6/01/22/0000075778_002_20260122133618769.png" alt="" /><em class="img_desc">국내 한 초등학교에서 운동회 시작 전 아이들이 주민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사진=온라인 커뮤니티)</em></span><br><br><strong>작년에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운동회를 하기에 앞서, 인근 아파트에 단체로 사과하는 장면이 큰 화제였습니다.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strong><br><br>저도 그랬습니다. 문제가 정말 심각해요. 우리 어렸을 땐 방과 후면 무조건 운동장으로 나가서 뛰어놀았잖아요. 지금은 체육 시간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떠드는 것을 어른들이 즐겁게 지켜보고 박수쳐 줘야 하는데, 민원 때문에 활동이 위축된다는 건 비정상적인 현실입니다.<br><br><strong>왜 학교 체육이 중요한가요.</strong><br><br>우리는 흔히 입시에 매몰되어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구한말 고종의 교육입국조서를 보면 '체덕지(體德智)'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체육, 덕육, 지육 순이죠. 앞서서는 '덕체지'라고도 했습니다. 진정한 공부란 머리와 마음, 그리고 몸으로 하는 교육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뜻입니다.<br><br>그런데 지금 우리는 오로지 '머리'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머리에만 과부하가 걸리니 마음이 상하고, 관계가 깨지며 갈등과 혐오가 생깁니다.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정서적 피해가 심각한 이유이기도 하죠. 더 근본적인 건 몸을 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마음도, 머리도 따라올 수 없습니다. 건물이 바로 서려면 기초가 탄탄해야 하듯, 지금의 우리 교육은 물렁물렁한 모래밭 위에 화려한 지붕만 올려놓은 '사상누각'과 같습니다.<br><br><strong>통계를 보면 청소년들의 신체 활동 수준이 정말 낮습니다.</strong><br><br>WHO가 146개국을 조사했을 때 한국 청소년의 신체활동 부족률(94.2%)은 세계 최악이었습니다. 미국 고등학생은 46.3%가 운동을 하는데 우리는 13.4%에 불과합니다. 예전엔 체력장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 사라져 저체력과 비만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됐습니다.<br><br><strong>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strong><br><br>교육과정 범위 안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범위 안에 체육 활동을 많이 넣도록 해야 합니다. 학교 단위에서 하루에 한 번씩 운동장에서 뛰기나 걷기를 필수로 하겠다고 하면 적극 지원해야죠. <br><br>제가 생각하는 건 '지역 교육과정의 날', 이름하여 '지요일'입니다. 월화수목금이 아니라 월화수목지로 바꾸는 거예요.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을 통째로 빼서 절반은 체육 활동을 하고, 나머지 절반은 지역의 전문 인력과 자원을 활용해 그 지역을 탐구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죠. 예를 들어 화성 지역 학생이라면 화성행궁에 가서 역사와 주민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식입니다. 연간 8~9회 정도만 이렇게 운영해도 지식·경쟁 교육을 넘어서는 풍요로운 교육과정이 될 것입니다.<br><br>이건 사실 제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교육 공약에 참여하면서 제안했던 내용입니다. 지식 교육, 경쟁 교육을 넘어서는 방법 중 하나죠. 먼저 경기도에서 치고 나가면 제도적으로 충분히 도입할 수 있습니다.<br><br><span style="color:#e67e22;"><strong>"학교 운동장 개방, 시스템으로 해결하면 된다"</strong></span><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6/01/22/0000075778_003_20260122133618818.jpg" alt="" /><em class="img_desc">파주에서 특수교육학교를 열망하는 학부모들과 만난 성기선 교수(사진=성기선 교수 페이스북)</em></span><br><br><strong>지역과의 연계 하니 생각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녁 시간에는 집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공놀이도 하고 러닝도 하는 지역 주민들 찾아보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학교 운동장이 굳게 잠겨 있습니다.</strong><br><br>시설 개방 문제는 오래된 민원이에요. 제가 경기도교육청 연수원장으로 3년 근무하면서 이 문제를 계속 들었습니다. 핵심은 시설에 대한 통제와 책임 권한이 오롯이 학교장에게 있다는 점입니다. 외부인 출입으로 사건·사고가 터지면 학교장이 모든 법적·행정적 책임을 져야 하니 문을 닫는 것이죠. 조례를 통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줘야 합니다. 개인이 활용하는 건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되, 단체가 들어오는 건 체계적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거죠.<br><br><strong>더 근본적인 해법은 없나요.</strong><br><br>교육지원청 단위로 '통합행정지원센터(학교시설관리공단)'를 만드는 것입니다. 시설 수리부터 방과 후 운동장·체육관 관리까지 공단이 전담하게 하고, 사고 발생 시에도 공단이 법적 처리를 맡는 구조입니다. 교실 같은 교육 공간은 학교장이 책임지되, 운동장이나 체육관 같은 공동 시설은 별도 시스템으로 관리하자는 거죠.<br><br>자치단체의 예산이 투입된 시설인 만큼, 마을과 함께하는 '열린 학교' 체제로 가기 위한 시스템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학생들만 쓰라고 만든 게 아니라 지역 주민도 쓸 수 있도록 했는데, 교장이 바뀌면 딱 닫아버리는 건 문제가 있으니까요.<br><br><strong>과거 엘리트 체육 위주였던 학교 운동부가 요즘 방과후 교실이나 클럽 형태로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strong><br><br>클럽 활동은 보편적인 대중성 확보 차원에서 필요합니다. 하지만 엘리트 체육 또한 엄연한 하나의 진로 적성 교육으로서 육성해야 합니다. 지난 10여 년간 경기도에서 엘리트 체육이 대폭 축소됐는데, 이건 하나의 진로 적성에 해당되는 교육과정이잖아요. 엘리트 체육을 하려는 사람들은 그걸 평생의 업으로 삼고 진로를 결정한 건데, 그걸 자꾸 터부시하고 줄이려고 하면 운동 기반 자체가 와해될 수밖에 없습니다.<br><br><strong>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strong><br><br>운동부는 더 육성해야 하고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코치나 감독들의 생계나 안정적인 삶의 여건이 안 돼요. 그 부분을 지원해서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투명하게 운영한다면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훨씬 올라갈 겁니다.<br><br>초등학교 단계에서는 탐색 단계니까 둘 다 준비해야 합니다. 야구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면 둘 다 하는 거예요. 기초 학력 없이 스포츠만 몰입하다 보면 나중에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어요. 탄탄한 기초 학력 위에 자기가 좋아하는 걸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습니다.<br><br>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 이 두 가지는 양 날개입니다. 양 날개가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br><br><span style="color:#e67e22;"><strong>"AI 디지털교과서는 수사감, 예산 낭비의 전형"</strong></span><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6/01/22/0000075778_004_20260122133618825.jpg" alt="" /><em class="img_desc">2022년 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후보로 뽑힌 성기선(가운데)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em></span><br><br><strong>어찌보면 학교 체육과는 반대되는 이슈도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발전한 AI 문제인데요. AI 시대를 맞아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strong><br><br>AI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준비 없이 밀어붙이는 속도전입니다.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이 AI 디지털교과서를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밀어붙이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교육 정책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에게 충분히 공지하고 준비하고 연구해서 실험 과정을 거쳐 확대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없었어요.<br><br>어마어마한 예산이 들어가는 겁니다. 4년간 구독료만 4조7천억 원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교과서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AI가 없는 폐쇄형 프로그램이에요. 사교육 시장에서 많이 쓰는 문제 풀이, 정답 찾기 훈련을 그 안에 넣은 거죠. 제가 직접 봤는데 도저히 AI를 활용한 교과서라고 하기엔 퀄리티가 떨어집니다.<br><br><strong>효과는 어떻습니까.</strong><br><br>문제는 효과가 없다는 겁니다. 교사들도 몇 번 써보고는 안 써요. 전국에서 한 10~15% 썼을까요. 나머지는 쓰지도 않는데 출판사는 학생 1인당 연간 한 15만 원씩 돈을 받는 겁니다. 예산 남비를 넘어 수사감이죠. 출판사는 정부 약속 믿고 투자했다가 망했고, 학교에서는 디지털교과서가 완전히 녹슨 기차처럼 쓰지도 않아요. <br><br><strong>그럼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strong><br><br>AI 교육과를 만들고 AI 교육연구센터를 만들어서, AI를 교수학습에 어떻게 활용할 건가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해야 합니다. 시험 위주의 공부나 정답 찾기가 아니라 AI를 활용해서 질문하고 대답하고 추론하는 방식을 스스로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합니다. AI를 의존하는 게 아니라 통제하고 컨트롤하는 거예요.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를 훈련하고, 그 질문을 통해 답을 보고 다시 질문하는, AI와 대화하는 방법을 교육해야 합니다.<br><br>또 AI를 교무행정에 어떻게 쓸 것인가도 중요합니다. 교사들의 학교 잡무가 너무 많잖아요. AI로 행정 업무를 감소화할 수 있습니다. AI 상담 시스템도 유용하고요. 한 중학교 교사가 하는 말이 "이 대 팔"이라고 하더라고요. 20%는 행정 업무, 80%가 수업이냐고 물었더니 반대래요. 80%가 행정이고 20%가 수업입니다. <br><br><strong>AI 부작용은 없을까요.</strong><br><br>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AI를 10% 늘리면 독서를 20% 늘려야 합니다. AI를 활용하면서 사고 능력이 떨어지면 안 되잖아요. 오히려 책을 더 많이 읽어줘야 합니다. 독서 능력을 강화하고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강화하는 교육을 훨씬 더 해줘야 해요.<br><br>이게 없이 AI만 따라붙으면 문자 해독 능력이나 자기 생각이 사라집니다. AI가 주는 장점과 약점이 있다면 약점을 반드시 보완하는 교육을 같이 해줘야 장점도 살 수 있는 겁니다.비판적 사고 능력을 보완하는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아이들은 디지털 중독과 과몰입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br><br><strong>청소년들의 정보 습득 채널이 유튜브 등으로 한정되면서 생기는 문제도 큽니다. 일각에서는 '극우화'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데요.</strong><br><br>심각합니다. 지난 정권 때도 그렇고 지금 임태희 교육청 시절도 그렇고, 혐오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안 했어요. 오히려 더 조장했습니다. 청년들의 게임 커뮤니티 대화를 보면 자기 세계에 갇혀 있어요. 그렇게 될수록 민주시민 교육, 역사 교육을 훨씬 더 강화해야 되는데 그걸 안 했잖아요. 학교 교육을 통해서 고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줘야 합니다.<br><br><strong>정보 유통 채널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인가요.</strong><br><br>정보 유통 채널이 대단히 제한돼 있습니다. 10~20대는 기성 미디어 뉴스를 거의 안 봐요. 모든 정보를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봅니다. 자기가 신뢰하는 어떤 계정에서 나오는 얘기가 진실이 되고 확신이 되는 거예요. 갇혀 있는 영역에서 하나의 편입된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는 겁니다.<br><br>이데올로기 풍선 안에 갇혀 있다 보면 바깥 세상에서 무슨 얘기 하는지 몰라요. 그걸 뚫어줘야 돼요. 학교가 적극적으로 해줘야 하는데 학교에서도 포기하고 있습니다.<br><br><strong>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strong><br><br>미디어 리터러시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합니다. 정보를 어떻게 소화하고 소비하고, 그것을 어떻게 자기 것으로 해석하고 다른 거와 비교할 수 있느냐. 그런 경험이 없다 보니까 손에 있는 것만 정보의 전부인 줄 알고 "봐라, 이게 팩트다"라고 우기는 겁니다. 정보에 대해 기본적으로 매체가 어디고 출처가 어디고 확인되는지, 그런 게 없어요. <br><br><span style="color:#e67e22;"><strong>"임태희 교육감 3년은 '지우기'와 '불통'"</strong></span><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6/01/22/0000075778_005_20260122133618830.jpg" alt="" /><em class="img_desc">성기선 교수는 항상 교육 현장에 앞장서 왔다고 자부한다(사진=성기선 교수 페이스북)</em></span><br><br><strong>지난 3년 반 동안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strong><br><br>한마디로 '지우기'와 '불통'의 행정이었습니다. 전임 교육감이 했던 혁신교육 지웠고, 꿈의학교 지웠고, 민주시민 교육 지웠고, 노동인권 교육 없앴고, 친환경 무상급식이 지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br><br>리박스쿨이나 김승희 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사건을 보면 철저하게 윤석열 정부 권력에 부합하는 정치적 시각으로 일을 처리했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채식주의자』 같은 책을 도서관에서 빼내는 교육과정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통제도 적극적이었고요.<br><br><strong>예산 사용은 어떻습니까.</strong><br><br>372억 원을 들여 고3 운전면허 취득을 지원하는 등의 현금성 치적 사업에는 관대하면서, 정작 학교 현장 교육 지원비는 크게 줄였습니다.<br><br>경기교사노조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정도로 논란이 됐어요. 교사들은 "수능 원서 접수와 수시 준비로 가장 바쁜 시기에 운전면허 행정업무까지 떠넘긴다"고 반발했습니다. 교육활동 지원 예산은 2023년 2,269억 원에서 올해 460억 원으로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현금성 사업으로 372억 원을 쓴 겁니다.<br><br><strong>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 도입도 문제라고 지적하신 적이 있습니다.</strong><br><br>IB 교육이라고 하는 걸 계속 강조합니다. 국제적인 교육과정을 우리 학교에 도입하겠다면서 몇 개 시범학교를 계속 늘리고 있어요. 그런데 그건 우리 국가 교육과정을 포기하는 겁니다.<br><br>IB는 원래 외국에 유학 가거나 외국에서 다른 외국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쓰는 교육과정이에요. 토론식 수업이나 협력 학습 같은 강점은 있지만, 그건 우리 혁신학교에서도 추진했던 겁니다.<br><br>IB가 아니라 KB, 한국형 바칼로레아 시험이나 방식을 채택해서 우리 나름의 교육적 혁신을 만들어내면 좋을 텐데, 돈 엄청 들여서 국가 교육과정 포기하고 IB를 도입한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br><br><strong>종합 평가를 한다면.</strong><br><br>크게 보면 불통의 교육 정책, 퇴보의 교육 정책, 낭비의 교육 정책입니다. 대한민국 교육의 자존심에 해당하는 경기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을 이끌어왔는데, 오히려 후퇴해서 다른 시도보다 더 뒤처지는 결과를 내보내고 있습니다.<br><br><strong>흔히 보수 교육계에서 나오는 비판 중 하나는 진보 교육이 엘리트 양성과 대학 입시를 등한시한다는 지적입니다.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strong><br><br>기본적으로 학교엔 세 층의 아이들이 한 공간에 존재합니다. 공부 잘하고 동기화가 잘 돼 있는 상위 3분의 1, 열심히 하지도 농땡이 치지도 않는 중간층, 그리고 학교 왜 가는지도 모르는 하위 3분의 1. 예전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br><br>그럼 학교가 위 3분의 1을 위해서 열심히 대학 진학 노력해야 된다? 당연히 해야죠. 그럼 나머지 3분의 2는 버리는 교육 하란 말이냐? 제가 얘기하는 건 중간 이하 집단을 더 케어해야 한다는 겁니다.<br><br>상위 3분의 1 친구들은 지금 상태로 가만히 놔둬도 잘해요. 더 많은 교육을 부모로부터 받고 지원도 받고 넘칩니다. 지원이 넘치는 아이들, 지원이 부족한 아이들, 완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 공교육이 어디를 책임져야 되느냐? 모든 아이들을 다 책임져야죠.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묻고, 그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할 수 있게 열어줘야 합니다.<br><br><strong>구체적인 방법이 있습니까.</strong><br><br>무기력한 아이들한테는 더 많은 활동을 시켜주면 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2015년부터 이재정 교육감 때 꿈의 학교 정책을 만들어서 입안하고 보편화시켰거든요. 폐교를 활용해서 축구 꿈의학교, 야구 꿈의 학교를 만드는 겁니다.<br><br><strong>'꿈의 학교'요?</strong><br><br>수업 시간에 엎드려서 자는 애들에게 "너 뭐 하고 싶냐"고 물어봐요. "저는 운동하는 거 좋아합니다." 그래, 그럼 한 달만 꿈의학교 갔다 와.<br><br>거기 가서 오전에는 기초 학력 수업 좀 하고, 한 달 내내 축구만 해요. 축구 전문가들이 전략도 분석하고 실습도 하고, 프리미어 리그 축구 보면서 전략도 소개하고, 유명한 축구 선수들이 와서 코칭도 해주고. 그런 프로그램을 겪고 학교에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활발하겠어요.<br><br>꿈의 학교를 다시 살려서 학교에서 엎드려 자고 소외받는 아이들에게 유의미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 교육청이 할 일입니다.<br><br><span style="color:#e67e22;"><strong>"갈등은 변화의 에너지...교육열은 마그마처럼 관리의 대상"</strong></span><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29/2026/01/22/0000075778_006_20260122133618838.jpeg" alt="" /><em class="img_desc">성기선 가톨릭대 교수(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em></span><br><br><strong>한국 교육 문제가 너무 복잡합니다.</strong><br><br>교육 문제가 많다는 건 우리 사회에 그만큼 문제가 많다는 겁니다. 교육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에요. 학교가 외딴 섬처럼 고립된 게 아니라 끊임없이 사회와 소통하고 연결돼 있습니다. 계급 간의 갈등, 계층 간의 갈등, 교육 격차, 사회적 불평등, 다문화 문제, 세대 간의 갈등, 미디어 문제, 역사 해석 차이까지 다 학교 안에 들어와 있어요.<br><br><strong>어떻게 해야 합니까.</strong><br><br>여기서 기억해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갈등 그 자체가 나쁜 게 아니에요. 갈등을 잘 관리하고 잘 유도해 나가면 변화의 힘이 될 수 있고 새로운 혁신의 단초를 만들 수 있는 겁니다.<br><br>우리 사회가 이렇게 급속도로 발전해온 건 갈등을 많이 했고 그 갈등을 잘 풀어나가려고 노력해 왔기 때문입니다. 정말 다이내믹 코리아가 있던 이유는 갈등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만들어왔기 때문입니다.<br>대한민국만큼 교육열을 갖고 있는 나라가 없잖아요. 그게 한편으로 보면 사교육이나 경쟁 입시의 폐해가 심각한데, 역으로 보면 그게 변화의 에너지입니다.<br><br><strong>교육열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얘긴가요.</strong><br><br>캄보디아에서 교육 전문 컨설턴트로 일할 때 교육부 공무원들이 제게 질문한 게 그런 거예요. 한국의 교육을 통한 사회 발전이 부럽다고. 한국은 성취 동기, 뭔가 이루려고 하는 노력과 의지가 강하다는 겁니다.<br><br>마그마가 부글부글 끓고 있어요. 지하에서. 이 마그마가 한 방에 터지면 화산이 돼 버립니다. 근데 그 에너지 원을 잘 활용해서 유도를 잘 해내면 엄청난 지열 발전소도 되고, 수많은 부대 활동도 할 수 있습니다.<br><br>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어마어마한 교육에 대한 열정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 발전의 토대도 되고 부작용들도 줄일 수 있어요.<br><br><strong>지방 교육 자치의 한계도 있을 것 같은데요.</strong><br><br>교육 자치 부분에는 권한이 많지 않아요. 인사권이나 재정 예산권이 제한돼 있다 보니까, 교사 더 뽑아달라고 해도 공무원 정원이 있어서 못 뽑아줍니다.<br><br>최근 교육 공무직 노조를 만났는데, 학교의 핵심 파트임에도 전담 부서가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전담 부서를 만들고 인력을 배치해 현장의 목소리를 즉각 반영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br><br>제한된 권한 안에서라도 현장의 문제 중심으로 언제든지 달려가는 현장 중심 교육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론적인 담론이나 추상적인 정책에 매몰돼서는 안 되고, 학교 현장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즉각 대응해 나가는 리더가 필요해요.<br><br><strong>37년간 교육 현장을 지켜오셨습니다. </strong><br><br>제 삶은 뼛속까지 교육자였습니다. 평가원장 시절 포항 지진과 코로나로 수능을 두 번 연기하며 임플란트를 11개나 할 정도로 고뇌의 시간을 보냈지만, 단 한 번도 현장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br><br>자기가 보고 느낀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게 가장 위험합니다. 특히나 시대가 바뀌었어요. 체육계 문제를 잘 알아야 바꿀 수 있듯이, 교육 문제도 현장을 잘 알아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말이 아니라 구조와 결과로 경기교육의 변화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마그마같은 우리의 교육열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구조적인 변화를 증명하고 싶습니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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