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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값싼 필승조'의 등장…아시아쿼터에 선발 아닌 불펜이 흔들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7
2026-02-07 04:00:00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6/02/07/0000055672_001_20260207040014453.jpg" alt="" /><em class="img_desc">LG 트윈스 라클란 웰스 photo LG 트윈스</em></span></div><br><br>"국내 선발투수들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질 거다." 올시즌부터 KBO리그가 시행하는 아시아쿼터 제도 도입을 앞두고 야구계에서 나온 첫 우려는 이거였다. 과거 한국 프로농구가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뒤 국내 센터 빅맨 자원들이 벤치로 밀려나고, 유망주들이 빅맨 포지션을 기피하면서 한국농구 센터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것처럼 야구에선 국내 선발투수들이 큰 타격을 입을 거란 전망이었다. 보통 한 팀의 선발 로테이션은 5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두 자리는 외국인 투수들 몫이고, 나머지 세 자리를 두고 국내 투수들이 경쟁한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선수가 한 자리를 차지하면 그만큼 국내 선발투수들이 영향을 받을 거란 우려다. 충분히 합리적으로 보이는 예측이었다.<br><br>실제로 10개 구단이 첫 시행을 앞두고 영입한 아시아쿼터 선수 면면을 보면 절대 다수인 9팀이 '투수'를 선택했다. LG 트윈스는 과거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호주 출신 라클란 웰스와 아시아쿼터 몸값 한도를 꽉 채운 20만달러에 계약했고, 한화 이글스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대만 출신 투수(왕옌청)를 10만달러에 영입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일본 출신 미야지 유라와 18만달러에, SSG 랜더스도 일본 출신 다케다 쇼타와 20만달러에 각각 계약했고, NC 다이노스도 일본인 투수 도다 나츠키에게 13만달러를 안겼다. 그 외 KT 위즈도 일본 출신 스기모토 고키와 12만달러에, 롯데 자이언츠도 일본 투수 교야마 마사야와 15만달러에 계약했다. 두산 베어스 역시 일본 투수 다무라 이치로를 20만달러에, 키움 히어로즈까지 일본 투수 가나쿠보 유토와 13만달러에 계약했다. 타자를 고른 팀은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FA 이적으로 내야 보강이 급해진 KIA 타이거즈가 유일했다. KIA는 호주 출신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15만달러에 영입해 아시아쿼터 시행 첫해 유일하게 야수를 데려온 팀이 됐다.<br><br>아시아쿼터 9명의 투수 대부분은 과거 일본 등 다른 리그에서 선발투수로 커리어를 쌓은 선수들이다. 특히 한국야구보다 한 수 위로 여겨지는 일본프로야구(NPB) 경험이 있는 선수가 다수를 이뤘다. 가령 SSG가 데려온 다케다 쇼타는 과거 2015 WBSC 프리미어12,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 국가대표로도 활약했고, 전성기에는 NPB 1군 무대에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왕년의 에이스 출신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선수가 한국에 온다고 하면 농담 취급 받았을 법한 이름들이 KBO리그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아시아쿼터 투수들이 국내 선발투수 일자리를 빼앗아갈 거란 우려가 현실화했다.<br><br>다만 현재까지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아시아쿼터 도입은 국내 선발보다 오히려 국내 불펜투수들이 직격탄을 맞는 분위기다. 올겨울 FA 시장이 진행된 과정을 돌아보자. 참전한 팀들은 마치 자기네가 개츠비라도 된 것처럼 신나는 돈잔치를 벌였다. 한 번도 국가대표에 뽑힌 적 없는 유격수 박찬호가 4년 80억원에 계약했고, 최근 4년간 부침이 많았던 강백호는 4년 10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35세 외야수 박해민이 4년 총액 65억원에 도장을 찍었고, 37세 김현수는 3년 50억원, 41세 최형우는 2년 26억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낸 외야수 최원준도 4년 48억원에 KT 위즈와 계약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애초 FA 시장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S급 선수가 없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막상 시장이 열리니 전성기가 지난 왕년의 S급 선수는 물론 A급에 해당하는 선수들도 죄다 S급 대우를 받았다. 나이가 많아도 기량이 검증된 스타 선수, 혹은 유격수나 중견수처럼 포지션 프리미엄이 붙은 선수들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와 대우를 받는 흐름이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6/02/07/0000055672_002_20260207040014475.jpg" alt="" /><em class="img_desc">두산 베어스 다무라 이치로 photo 두산 베어스</em></span></div><br><br><strong>아시아쿼터 투수들, 상당한 경쟁력 </strong><br><br>반면 투수 FA들은 명암이 엇갈렸다. 선발투수는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커리어 내내 선발로 활약한 양현종은 2+1년 총액 45억원 계약으로 올해 37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좋은 대우를 받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고 올시즌에도 선발 후보인 두산 이영하는 4년 총액 52억원(보장액 46억원)에 도장을 찍었고, 역시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두산 최원준도 4년 38억원(보장액 34억원)이라는 선수친화적인 조건에 계약했다. 반면 전업 불펜 투수들은 대부분 헐값에 계약하거나, 계약을 맺더라도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미계약 상태로 남아 있다가 어렵게 계약을 맺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예가 KIA 타이거즈 불펜투수 조상우다. 조상우는 과거 키움 히어로즈 시절 리그 최고의 강속구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날렸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주축 불펜투수로 활약한 불펜 에이스다. 하지만 FA 시장이 열린 뒤 해가 지나도록 계약을 맺지 못하고 미계약 상태에 놓였다. A등급 FA라는 족쇄 탓에 다른 구단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한 가운데,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이 돼서야 KIA와 2년 총액 15억원(보장액 13억원)에 계약하는 데 그쳤다.<br><br>좌완투수 김범수도 비슷하다. 지난해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주축 불펜으로 활약한 김범수는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가 위력적인 투수다. 지난해 평균자책 2.25로 좋은 성적을 냈고 좌완 투수라는 희소성까지 더해져 시장에 나오면 복수 구단이 경쟁에 뛰어들 거란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막상 시장에 나왔을 때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인 팀은 많지 않았다. 원소속팀 한화 이글스는 노시환과의 비FA 다년계약 협상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김범수와 협상을 후순위로 미뤘다. 관심을 보인 몇 안 되는 구단에서 제시한 조건도 선수가 기대한 것보다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이에 미계약 상태로 해를 넘겼고,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에야 KIA와 3년 총액 20억원(보장액 17억원)에 어렵사리 계약할 수 있었다.<br><br>KIA는 김범수를 영입하면서 두산 베어스에서 '자유계약선수'로 나온 우완 불펜 홍건희도 1년 7억원에 계약했다. 홍건희는 지난 2024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2+2년 최대 24억5000만원 FA 계약을 맺었다가 지난 시즌 뒤 옵트아웃하고 시장에 나왔다. 남은 2년 두산에 있으면 15억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더 좋은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계산으로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예상과 달리 냉랭했고, 원래 받을 수 있었던 연평균 7억5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1년 7억원 계약에 사인해야 했다. 왕년의 특급 마무리 조상우나 '대박' 계약을 기대한 김범수, 2년 15억원을 마다하고 시장에 나온 홍건희로서는 전혀 예상 밖의 당황스러운 전개였다.<br><br>이들 불펜투수들이 겪은 수난과 푸대접엔 적지 않은 나이나 최근 부진, 원소속팀의 내부 상황 등의 변수도 작용했겠지만 근본적으로 아시아쿼터 도입이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쿼터 투수 9명을 영입할 당시만 해도 보직을 '불펜'으로 못박은 팀은 삼성 라이온즈(미야지 유라)와 두산 베어스(다무라 이치로) 두 팀 정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구단들도 아시아쿼터 투수를 불펜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기 시작했다. LG는 웰스를 좌완 불펜으로 활용할 예정이고, KT 위즈도 스기모토 고키를 불펜에 기용할 예정이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구단에서는 교야마 마사야를 선발투수 쪽에 무게를 두는 듯했지만, 김태형 감독이 불펜 기용 쪽을 선호하는 발언을 하면서 보직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키움 히어로즈는 가나쿠보 유토를 처음에는 선발로 쓰다가 에이스 안우진의 부상 복귀 이후 불펜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쿼터 투수 9명 중에 최대 6명이 불펜투수 역할을, 그것도 불펜 필승조 역할을 맡게 되는 셈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아시아쿼터로 오는 투수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150㎞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이고, 선발투수 경험이 있는 만큼 변화구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또 일본야구에서 오래 활약한 투수들인 만큼 제구력이나 경기 운영 능력, 기본기도 잘 갖춰져 있어서 국내 타자들을 상대로 상당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방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올겨울 시장에 나왔던 국내 불펜투수 가운데 아시아쿼터 투수들보다 구속이나 구위, 제구 면에서 확실한 우위에 있다고 할 만한 선수는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6/02/07/0000055672_003_20260207040014580.gif" alt="" /><em class="img_desc">SSG 랜더스 다케다 쇼타 photo SSG 랜더스</em></span></div><br><br><strong>日프로야구 거물보다 몸값 비싼 국내 투수 </strong><br><br>아시아쿼터 선수의 몸값은 아무리 많아야 2억9000만원(약 20만달러)이고, 가장 적게 받는 선수는 1억5000만원(약 10만달러) 수준이다. 이 몸값으로 불펜 승리조 한 자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건 구단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반면 올겨울 계약한 불펜투수들의 연평균 몸값을 보면 하나같이 다케다 쇼타, 다무라 이치로 같은 NPB 거물 출신들보다 많은 돈을 가져간다. 구단 입장에선 아시아쿼터를 잘 뽑으면 충분히 3억원 이하로 불펜 한 자리를 채울 수 있는데, 이보다 큰 금액을 FA 투수에게 줘야 하는지 가성비를 따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아시아쿼터 선수는 부진하면 시즌 중 방출하고 다른 선수로 대체하는 것도 가능하다.<br><br>결국 아시아쿼터 제도가 현행대로 이어진다면 시장에서 불펜투수 몸값은 앞으로도 높은 대우를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대 20만달러 금액으로 기존 100만달러 외국인 투수와 맞먹을 수준의 선발투수를 데려오기는 쉽지 않다. 결국 아시아쿼터로 데려오는 선수는 선발로 쓰더라도 4, 5선발 수준이거나 전업 불펜투수일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쿼터 선수가 선발 자리를 차지하면 기존 선발 후보였던 국내 투수가 불펜으로 밀려난다. 또 불펜 투수를 데려오면 기존 국내 필승조가 중간계투로 밀려난다. 어느 쪽이든 불펜투수 한 명이 자리를 잃는 구조다. 첫해 시행 이후 이 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고 보완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아시아쿼터 도입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애초 우려와 달리 선발투수가 아닌 불펜투수일 가능성이 커 보이는 이유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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