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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0.001초 찰나 순간 포착”…동계올림픽 숨은 주역 ‘측정 과학’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8
2026-02-09 10:43:00
<div style="display:box;border-left:solid 4px rgb(228, 228, 228);padding-left: 20px; padding-right: 20px;"><b>- 눈 깜빡임보다 100배 빠른 승부, 찰나를 잡는 기록의 과학<br>- 빙판 아래 숨겨진 ‘1도’의 전쟁, 종목별 맞춤형 얼음의 비밀<br>- 바람의 벽을 뚫는 유체역학, 0.01 mm 유니폼에 숨은 과학</b></div><br><br><table class="nbd_table"><tr><td><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16/2026/02/09/0002597972_001_20260209104310184.jpg" alt="" /></span></td></tr><tr><td>쇼트트랙 선수.[게티이미지뱅크]</td></tr></table><br><br>[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탕!” 정적을 깨는 출발 신호탄 소리와 함께 빙판 위에 하얀 얼음 파편이 튄다. 순백의 경기장과 TV 화면 앞에서 수만 명의 관중이 숨죽이며 찰나의 승부를 지켜본다. 전 세계인의 겨울 축제, 제25회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6일 개막해 22일까지 개최된다.<br><br>우리가 순백 위를 수놓는 선수들의 화려한 몸짓에 환호할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승부를 결정짓는 숨은 주역이 있다. 선수들의 치열한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그 찰나를 한 치의 오차 없이 기록으로 남기는 ‘측정 과학’과 ‘첨단 센서 기술’이다.<br><br>시속 150 km을 넘나드는 봅슬레이의 속도부터 메달의 색깔을 가르는 1000분의 1초의 찰나까지. 올림픽은 사실 거대한 ‘측정의 경연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중계 화면에 뜬 숫자를 의심 없이 믿고 환호할 수 있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확함’이라는 기준을 지키는 과학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br><br><table class="nbd_table"><tr><td><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16/2026/02/09/0002597972_002_20260209104310231.jpeg" alt="" /></span></td></tr><tr><td>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시간 측정 표준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td></tr></table><br><br>▶눈 깜빡임보다 100배 빠른 승부, 찰나를 잡는 기록의 과학=우리가 흔히 ‘눈 깜빡할 사이’라고 느끼는 시간은 보통 0.1초에서 0.4초 남짓이다. 하지만 동계올림픽의 인기 종목인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서는 이보다 훨씬 짧은 0.001초 차이로 승패가 갈리곤 한다. 인간의 감각으로는 도저히 구분할 수 없는 이 찰나를 포착하기 위해 경기장에는 특수 제작된 ‘디지털 스캔 카메라’가 배치된다.<br><br>이 카메라는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과는 원리부터 완전히 다르다. 일반 카메라는 ‘면(plane)’을 찍지만, 스캔 카메라는 결승선이라는 좁은 ‘선(line)’을 초당 수만 번씩 연속으로 촬영한다. 이렇게 찍힌 선 이미지를 시간 순서대로 길게 이어 붙이면,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을 0.001초 단위로 정밀하게 재구성한 사진이 완성된다.<br><br>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OMEGA)는 ‘퀀텀 타이머(Quantum Timer)’라는 최첨단 장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장비는 내장된 마이크로 크리스털 기술을 통해 100만분의 1초(마이크로초, µs)라는 경이로운 단위까지 시간을 쪼개어 측정하는데, 이는 기존 기계식 장비보다 100배나 더 정밀한 수준이다. 특히 오메가는 이번 동계올림픽부터 초당 최대 40000장의 디지털 이미지를 기록하는 ‘스캔-O-비전 얼티밋’ 기술을 전격 도입했다. 이러한 첨단 측정기술은 육안으로는 판별할 수 없는 미세한 차이까지 완벽하게 기록하며, 스포츠 정신의 핵심인 ‘공정함’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br><br><table class="nbd_table"><tr><td><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16/2026/02/09/0002597972_003_20260209104310309.jpg" alt="" /></span></td></tr><tr><td>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쇼트트랙 최민정과 임종언이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td></tr></table><br><br>▶빙판 아래 숨겨진 ‘1도’의 전쟁=얼음은 온도에 따라 단단함과 마찰력이 달라진다. 0.01초를 다투는 선수들에게 ‘빙질’은 경기력의 핵심 변수이다. 그래서 경기 종목마다 선호하는 얼음의 상태도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쇼트트랙은 급격한 코너링에서 발생하는 강한 원심력을 버텨야 하므로 얼음이 다소 무르고 탄성이 있는 섭씨 영하 7도 안팎을 유지한다.<br><br>반면 직선 구간 주행 속도가 중요한 스피드 스케이팅은 마찰력을 최대한 줄여야 하므로 더 차갑고 단단한 섭씨 영하 10도 이하의 환경을 조성한다. 경기장의 온도가 1도만 달라져도 선수가 체감하는 마찰력이 달라져 경기 감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미세한 1도’를 일정하게 제어하기 위해서는 국가 표준 수준의 정밀한 ‘온도 측정 표준’ 기술과 설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br><br>시속 150 km로 질주하는 봅슬레이 선수에게 공기는 부드러운 바람이 아니라 뚫고 나가야 할 ‘거대한 벽’이다. 이 보이지 않는 벽을 넘어 조금이라도 더 빨리 나아가기 위해, 선수들은 0.01 mm 단위의 유니폼 질감까지 세밀하게 조정한다. 올림픽 선수들이 입는 경기복은 단순한 몸을 감싸는 옷이 아니라, 실내 풍동(Wind Tunnel) 실험실에서 인공 바람을 견디며 수많은 테스트를 거친 끝에 탄생한 ‘입는 과학’이다.<br><br>이는 항공우주공학에서 비행기를 만들 때 날개의 공기 흐름을 분석하는 쓰는 유체역학 측정 기술과 원리가 동일하다. 선수들은 정밀한 측정 데이터를 통해 어떤 자세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내 자세가 과학적으로 가장 빠르다”라는 믿음을 가질 때, 선수들은 비로소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다. 정밀 측정 데이터가 선수의 실력과 마음가짐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파트너인 셈이다.<br><br><table class="nbd_table"><tr><td><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16/2026/02/09/0002597972_004_20260209104310341.jpeg" alt="" /></span></td></tr><tr><td>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열역학 온도 측정표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td></tr></table><br><br>▶나노그램 단위의 추적, 분석 과학=동계올림픽의 화려한 기록 뒤에는 정직한 땀방울을 가려내기 위한 ‘분석 과학’의 치열한 추격전이 펼쳐진다. 과거의 도핑 검사가 샘플 내 특정 성분 유무를 판별하는 단편적인 방식이었다면, 현대의 반도핑 시스템은 ‘생체 여권(Biological Passport)’이라는 정교한 시스템을 도입해 선수의 혈액과 호르몬 지표를 수년에 걸쳐 추적하고 감시한다. 평소 선수가 가진 고유의 혈액·호르몬 지표를 수년간 축적하고 추적하여, 아주 미세한 적혈구 농도나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감지하여 지능화된 도핑 시도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br><br>이러한 엄정한 검증을 위해서는 ‘정밀하고 신뢰성 있는 측정‘이 보장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소변 샘플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에리트로포이에틴(EPO)이나 스테로이드 같은 도핑 물질을 정확히 감지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최신 고해상도 질량 분석기와 같은 고도화된 장비는 10억분의 1그램(나노그램, ng) 수준의 미세한 양과 함께, 합성 물질과 자연 물질의 차이까지도 검출해 내며 올림픽 정신을 수호하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br><br>측정표준은 모든 정밀 측정의 객관적 근거를 제시한다. 측정값이 공정함을 판단하는 ‘자(ruler)’라면, 측정표준은 그 자의 눈금이 정말 정확한지 확인해주는 ‘기준’이 된다. 올림픽 현장에서 쓰이는 모든 시계, 온도계, 화학 분석 기기들이 국제적으로 합의한 측정표준과 연결될 때, 비로소 그 기록은 공신력을 얻는다. 전 세계의 국가측정표준기관들이 매일 더 정확한 측정표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바로 이 신뢰의 토대를 지키기 위해서다.<br><br>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빙판 위에서 한계에 도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뜨거운 땀방울이 단 0.001초의 오차도 없이 온전히 빛날 수 있도록, 국가측정대표기관인 KRISS가 신뢰의 기술로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라고 밝혔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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