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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2500년 전 공자에서 알고리즘시대 윤리를 본다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7
2026-05-22 09:37:3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손현주의 AI 인류학] <br> (10) AI는 인(仁)을 계산할 수 있나</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X7pxQsaeEA">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e1b6bedff260709a81a0ed8851e64a5ed26ea53881fd523a522bc7c67eec505d" dmcf-pid="ZzUMxONdrj"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사진을 찍을 때의 똑같은 자세는 자발적 선택일까,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의 설계일까.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5/22/hani/20260522093654439woya.jpg" data-org-width="800" dmcf-mid="yFHMxONdI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2/hani/20260522093654439woya.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사진을 찍을 때의 똑같은 자세는 자발적 선택일까,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의 설계일까.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c738593167f94bca969ad0e9484bb404defd948d656dd203a20be03c3873f048" dmcf-pid="5quRMIjJsN" dmcf-ptype="general"> 최근 도심의 카페 테라스에 앉아 거리의 행인들을 관찰하다가 묘한 기시감에 사로잡혔다. 서로 모르는 사이일 텐데도 그들의 표정과 화장법, 심지어 사진을 찍을 때 짓는 특유의 미소까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알고리즘이 가장 반응이 좋은 얼굴값과 미감을 끊임없이 학습시키고, 개인은 그 데이터가 제안하는 ‘이렇게 해야 잘 나온다’는 기준에 자신을 맞춰가고 있었다. 그것은 인간의 고유한 개성이라기보다, 최적화된 알고리즘이 출력해 낸 수천개의 복사본처럼 보였다. 나는 순간 그들이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집합체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내 불편한 물음 하나가 머릿속을 스쳤다. 저 일사불란한 취향은 자발적인 선택인가, 아니면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설계한 결과인가?</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e0c7750f14026248c39e0fa6abed558570568cfdf9565ccfa4e3beb00746c4d6" dmcf-pid="1B7eRCAisa"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5/22/hani/20260522093655675cfhy.jpg" data-org-width="300" dmcf-mid="W8DuUi4qm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2/hani/20260522093655675cfhy.jpg" width="658"></p> </figure> <p contents-hash="69987010a3546f1f7ca59361f863c8ddcfba080a84b4864fcf71b80f1e6f1c64" dmcf-pid="tbzdehcnwg" dmcf-ptype="general"> 그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는 이제 누구나 안다. 알고리즘이다. 스마트폰 속 추천 피드는 우리가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고, 어떤 말투로 이야기하며, 심지어 어떤 감정을 표현해야 정상적으로 보이는지를 끊임없이 주입한다. 인스타그램의 탐색 탭을 열면 세계 어디에서나 비슷한 자세, 비슷한 배경, 비슷한 색감의 사진들이 쏟아진다. 유행은 더 이상 거리에서 자생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 어딘가에서 탄생한 뒤 광섬유 케이블을 타고 수억개의 화면으로 번진다.</p> <p contents-hash="78ca3b2242f93fcc21248ec911d1b88705490f45c34e11dbe83e1db766d2a5c3" dmcf-pid="FKqJdlkLEo" dmcf-ptype="general">이 현실 앞에서 오래된 책 한 권으로 자꾸 눈길이 간다. ‘논어(論語)’다. 공자는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 인물이다. 그는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물론 AI도 몰랐다. 그러나 한 가지를 정확히 알았다. 그는 인간이 타인의 시선과 집단의 관성에 매몰되어 자신을 잃어가는 과정과, 고유함이 사라진 개인들이 모인 사회가 얼마나 공허해질 수 있는지를 이미 알고 있었다.</p> <p contents-hash="bddb78d49951d00f88dd8ab18a55225b3e44ab3c6bad41d69d08f309876e4da9" dmcf-pid="39BiJSEoOL" dmcf-ptype="general"><strong>예(禮)는 규율이 아니라 관계의 언어다</strong></p> <p contents-hash="5c879c1ac6c18ced2dedd195c2bbe940cefed464ee8badd22a2e9a98006d6b8e" dmcf-pid="0exDEtvmmn" dmcf-ptype="general">공자는 혼란의 시대를 살았다. 춘추전국의 붕괴된 질서 속에서 그는 인간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을 다시 묻고자 했다. 그가 붙든 핵심은 예(禮)와 인(仁)이었다. 공자의 사상을 이해하려면 먼저 예(禮)라는 개념을 오해에서 건져내야 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예를 딱딱한 격식이나 고루한 의례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공자에게 예는 살아 있는 관계의 문법이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서로를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각자의 존엄을 보전하는 방식이었다.</p> <p contents-hash="546d891b5693103078825239b89f3d314243687b5030cea53d13034aa6bce4cb" dmcf-pid="pdMwDFTsri" dmcf-ptype="general">“공손하되 예가 없으면 피곤해지고, 신중하되 예가 없으면 위축되며, 용감하되 예가 없으면 난폭해지고, 솔직하되 예가 없으면 남을 해친다.” — ‘논어’ <태백(泰伯)></p> <p contents-hash="e59f5974b86c928b7334c7e045c29f87c6d7223ea0517580d523ea421451ff27" dmcf-pid="UJRrw3yOEJ" dmcf-ptype="general">이 구절을 처음 읽었을 때 깊은 인상을 받았다. 공손함, 신중함, 용기, 정직. 누가 봐도 바람직한 덕목들이다. 그런데 공자는 이것들조차 예라는 틀을 잃으면 오히려 공동체를 해친다고 경고한다. 용기도 절제가 없으면 폭력이 되고, 솔직함도 배려가 없으면 폭언이 된다는 것이다.</p> <p contents-hash="209b03662791b6bd91b4f1d2c3e4f35635cd61d88e36e1b2f081d7b29cfd7b25" dmcf-pid="uiemr0WIrd" dmcf-ptype="general">이를 오늘의 디지털 환경에 대입해 보면 정확한 진단이 된다. 온라인 공간의 ‘무필터 챌린지’는 솔직함을 표방하지만, 종종 타인을 해치는 언어들을 정당화하는 포장지가 된다. 바이럴 마케팅은 용감한 목소리처럼 보이지만 집단 광기를 증폭시키는 연료가 되기도 한다. 미덕이 ‘예’ 없이 증폭될 때, 그것은 선이 아니라 소음이 된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a1a09b89351aac223cf53a40fd2e3e64546b348cb9879adfbb6e081b6ba17914" dmcf-pid="7ndsmpYCse"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공자 사상의 핵심은 예(禮)와 인(仁)이다. 제자들에게 설법을 하는 공자. 송나라 시대의 작가 미상 그림. 위키미디어 코먼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5/22/hani/20260522093656952wueh.jpg" data-org-width="800" dmcf-mid="YzPhCzZvm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2/hani/20260522093656952wueh.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공자 사상의 핵심은 예(禮)와 인(仁)이다. 제자들에게 설법을 하는 공자. 송나라 시대의 작가 미상 그림. 위키미디어 코먼스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046bc915cb5d048dee209d15bd4b283a4afc3abfbe071cfb0aa5a9a5cddfd28d" dmcf-pid="zLJOsUGhER" dmcf-ptype="general"><strong>알고리즘은 인(仁)을 모른다</strong></p> <p contents-hash="1ded8cf0a67a86446e15069a0315018ecd16b78fd74c057fe2deedb0ec7e36a6" dmcf-pid="qoiIOuHlEM" dmcf-ptype="general">여기서 더 근본적인 질문이 등장한다. AI는 과연 인(仁)을 계산할 수 있는가? 공자 사상의 최고 가치인 ‘인’은 흔히 인간다움 혹은 사랑으로 번역되지만, 그 핵심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것처럼 느끼는 공감 능력이다. 공자는 말한다. “사람이 인(仁)을 잃고서야 어찌 예를 행할 수 있겠는가(人而無仁,如禮何)?”</p> <p contents-hash="d0fa2047191ff14ffe7ed634c7beeba07e851e5553cf037f9e9a44088d90751f" dmcf-pid="BgnCI7XSIx" dmcf-ptype="general">형식은 있지만 마음이 없는 행위는 공자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고개를 숙이지만, 경의가 없는 인사. 선물을 건네지만, 사랑이 없는 관계. 이것들은 예의 껍데기일 뿐, 그 안은 텅 비어 있다. 오늘날 AI가 사용자에게 맞춤형 스타일을 추천하고, 감성적인 광고 문구를 생성하며, 개인화된 소비 경험을 설계할 때, 그것은 예의 형식을 완벽하게 모방한다. 그러나 그 안에 인이 있는가?</p> <p contents-hash="b76cf56d6415cbcf10ecce9820799356ef60170aeb7317755a56030466346b47" dmcf-pid="baLhCzZvEQ" dmcf-ptype="general">AI는 수십억 건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당신이 무엇을 원할지 예측한다. 하지만 AI는 당신이 왜 그것을 원하는지, 그 욕망의 뒤에 어떤 상처나 결핍이나 기쁨이 자리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AI는 ‘당신이 이 청바지를 좋아한다’라는 사실을 알지만, 당신이 그 청바지를 입었을 때 자신을 처음으로 아름답다고 느꼈던 그 오후를 알지 못한다. 그 차이가 바로 ‘인’과 알고리즘 사이의 거리다.</p> <p contents-hash="b638f9c697cc1e0d376dacd440c79d2ca2de7a1689e1e55915041fe081f6b5bb" dmcf-pid="KNolhq5TDP" dmcf-ptype="general">더 심각한 문제는 알고리즘이 인간의 욕망을 단순히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증폭하고 재형성한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의 내부 연구는 플랫폼이 분노와 혐오의 감정을 더 넓게 퍼뜨린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이를 방치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알고리즘은 공동체의 조화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것은 체류 시간과 클릭을 목표로 한다. ‘인’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설계된 셈이다.</p> <p contents-hash="f67c773fe81d2c90360192fc2341f7e1e07a7a0a8c97f313eea9f2f1ded22ede" dmcf-pid="9jgSlB1yw6" dmcf-ptype="general"><strong>중용(中庸)이라는 저항의 기술</strong></p> <p contents-hash="a9c69c8a282b55902fab7327e8bc046ef03ed189754b3466f8bd2b29c848e2a8" dmcf-pid="2AavSbtWr8" dmcf-ptype="general">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스마트폰을 강에 던져버리고 디지털 문명을 거부해야 하는가. 공자라면 아마도 그런 극단을 경계했을 것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중용(中庸)’의 시선이다. 중용은 대충 중간을 택하는 타협이 아니라, 지나침도 부족함도 아닌 적절함을 찾는 능력이다. 공자는 중용의 덕이 지극하지만, 사람들이 그것을 오래 실천하지 못한다고 탄식했다. 오늘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모든 유행을 경멸하며 자기 순수성을 과시하고, 또 누군가는 모든 유행에 자신을 맡기며 판단의 수고를 포기한다. 그러나 인간다운 태도는 그 둘의 어디쯤이 아니라, 그 둘을 넘어서는 데 있다. 유행을 읽되 복종하지 않고, 기술을 활용하되 숭배하지 않으며, 자기표현을 하되 공동체의 감각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중용의 현대적 번역일 것이다. </p> <p contents-hash="2c8f35a52f46875965dfd7922680c3f3460109ac5e0cae33e3bbe66ee445d992" dmcf-pid="VcNTvKFYs4" dmcf-ptype="general">공자가 탄식한 것처럼 이 경지는 쉽게 도달하기 어렵다. 인간은 극단을 좋아하고, 알고리즘은 그 본능을 노린다. 격렬한 분노, 열광적인 찬양, 맹목적인 유행. 이런 것들이 클릭을 만들고 참여를 끌어낸다.</p> <p contents-hash="96dcef90840a5427ba8532a9acbc799316b7b9b76df3507e766f80da22cbc6db" dmcf-pid="fkjyT93Gsf" dmcf-ptype="general">그러나 중용을 실천하는 소비자는 다르게 행동한다. 그는 유행하는 제품을 보며 묻는다. “이것이 나에게 정말 필요한가?” “이 소비가 나와 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최근 일부 기업들이 내세우는 ESG 경영이나 K-뷰티 산업의 친환경·무동물실험 기준은, 이러한 중용적 소비 윤리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한 징후다. 소비가 단순히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 표현이 될 때, 트렌드는 비로소 ‘예'의 언어로 말하기 시작한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764b6c2caa93dbd166f85aaa8413d47daa9f643edeaaef2cbaeb454a770db4ec" dmcf-pid="42bnivDgOV"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공자가 오늘의 서울에 떨어진다면 그는 사람들의 눈이 서로가 아닌 화면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을 것이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5/22/hani/20260522093658284tljj.jpg" data-org-width="800" dmcf-mid="Glm15QB3O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2/hani/20260522093658284tljj.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공자가 오늘의 서울에 떨어진다면 그는 사람들의 눈이 서로가 아닌 화면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을 것이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87a3cd395c66177b86bbac775eba4b07109d4388693b5195c7abdd2d8f53a81b" dmcf-pid="8VKLnTwam2" dmcf-ptype="general"><strong>삼인행(三人行)의 지혜: 겸손한 알고리즘 독해법</strong></p> <p contents-hash="d9f7839666e082e256ab364992b602efe0668e2ed4b9aa33f9714fa0b2ebd65b" dmcf-pid="6f9oLyrND9" dmcf-ptype="general">공자는 ‘논어’ 자로편에서 말한다. “셋이 함께 길을 가면, 그 가운데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三人行,必有我師焉).” 이 말은 타인 앞에서 겸손해지는 인간의 근본적 태도를 가리킨다. </p> <p contents-hash="ab04bca694522cf8d1493f82bd5fa24f4e10d1bed29e618fb0c5af62cc315e00" dmcf-pid="P42goWmjIK" dmcf-ptype="general">AI는 겸손할 수 없다. AI는 모른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구절은 다른 독법도 가능하다.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시대일수록 우리는 타인을 무비판적으로 따라가기보다, 각자의 삶 속에서 배울 점과 경계할 점을 함께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군중 속에 있으면서도 스스로 사유하는 힘, 바로 그것이 공자가 말한 배움의 태도에 가깝다.</p> <p contents-hash="82931b109e319c6dcee5be96f87bcaeace749f8bbcccc50ad76b6076fc130cf5" dmcf-pid="Q8VagYsADb" dmcf-ptype="general">이는 알고리즘 시대에 특히 절실한 능력이다. 우리는 피드를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 그러나 피드를 보면서도 그것이 제공하는 정보가 어떻게 편집되고 왜 나에게 도달했는지 물을 수 있다.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제품 뒤에 어떤 광고 계약이 있는지, 바이럴 영상이 확산하는 배경에 어떤 알고리즘의 선택이 있었는지를 의식하는 것. 이것이 디지털 시대의 삼인행 정신이다.</p> <p contents-hash="379944c5336b38956604f7ada1e58cb16b649a55a8ac8e105871c3d7ccf9c0fd" dmcf-pid="x6fNaGOcsB" dmcf-ptype="general">흥미롭게도 최근 일부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소비 인증 대신 삶의 단순한 순간들을 공유하거나, 필터 사용을 자제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는 운동이 번지고 있다.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약한 신호(weak signals)가 맨 먼저 나타나는 장소가 바로 이런 소규모 커뮤니티다. 이들의 움직임은 알고리즘의 주류 흐름에 정면으로 저항하는, 예와 인을 회복하려는 조용한 몸짓이다.</p> <p contents-hash="b5fb6e19fd01b0ae3f3af1c2e594ebc0c5ee2ffd3a184cc4c92e550e21036e8d" dmcf-pid="ySC03e2uwq" dmcf-ptype="general"><strong>공자가 살아 있다면 무엇을 보았을까</strong></p> <p contents-hash="04b00ff737d494c3939a1681649aa4bdae62d28182bc55fc51cee7dbf3d91499" dmcf-pid="Wvhp0dV7rz" dmcf-ptype="general">때때로 상상해 본다. 공자가 오늘의 서울에 떨어진다면 무엇을 보았을까. 아마 그는 먼저 사람들의 눈이 서로가 아닌 화면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화면이 단순한 거울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을 재배열하고 증폭시키는 능동적 장치라는 점을 날카롭게 포착했을 것이다.</p> <p contents-hash="6bc803ba1198952ac017b785a52a29f8da1538b7c98c397f5cc6267e2f0ee314" dmcf-pid="YTlUpJfzw7" dmcf-ptype="general">그는 아마도 이렇게 물었을 것이다. “‘좋아요’ 수가 1000개인 사람과 10개인 사람 가운데, 누가 더 인(仁)에 가까운가?” 이 물음은 어리석어 보이지만 실은 핵심을 찌른다. 우리는 어느새 디지털 숫자를 사회적 가치의 척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팔로워 수는 신뢰도가 되고, 별점은 인격이 되며, 바이럴 횟수는 영향력의 증거가 된다. 그러나 이 모든 숫자 뒤에 ‘인’이 있는가?</p> <p contents-hash="47e4c1bbafdfc9c501f69ecf74a180f28b03c5f34d25206ffc562b5c22f3b080" dmcf-pid="GySuUi4qDu" dmcf-ptype="general">공자는 또한 ‘이인’ 편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道)를 지향하는 선비라면 누추한 옷과 거친 음식을 부끄러워하는 자는 함께 의논할 가치가 없다.” 이 말은 외형적 초라함에 대한 무관심을 권유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내면의 가치가 외형의 기준에 잠식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렬한 선언이다. 누추한 옷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도(道)보다 시선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오늘의 언어로 번역하면, 팔로워 수가 줄어들까 봐 자기 생각을 숨기는 사람이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b5dea6dc59d842551ab4259a16af5297db5d39fd417fd55a38c15a096bd0cc10" dmcf-pid="HWv7un8BDU"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공동체의 조화를 해치고 개인의 허영심을 자극하는 유행은 공자가 말하는 예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5/22/hani/20260522093659533daei.jpg" data-org-width="800" dmcf-mid="HLTz7L6bO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2/hani/20260522093659533daei.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공동체의 조화를 해치고 개인의 허영심을 자극하는 유행은 공자가 말하는 예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121a60d8acd7e60e1fb0285dc62baa89abe701efe25382b30fcf9d1f6a864ebf" dmcf-pid="XYTz7L6bsp" dmcf-ptype="general"><strong>트렌드는 도덕적일 수 있다, 조건이 있다면</strong></p> <p contents-hash="1926cc3a421a7b0b2bb192d7f34ce1216546b0a0c92bd065dd200098a44b5b98" dmcf-pid="ZGyqzoPKw0" dmcf-ptype="general">유행, 마이크로트렌드, 트렌드, 메가트렌드는 그 자체로 선도 악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떤 방향을 향해 흐르느냐이다. 유행이 공동체의 조화를 해치고 개인의 허영심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흐를 때, 그것은 공자적 의미에서 예를 잃은 것이다. 반대로 트렌드가 공동체의 책임 의식을 높이고 타인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흐를 때, 그것은 예와 인의 현대적 구현이 된다.</p> <p contents-hash="e657d419c9c66a33f1c1c09377c606fa67099291207d1ccffbaf2bc3c34903ef" dmcf-pid="5HWBqgQ9I3" dmcf-ptype="general">이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알고리즘의 몫일 수는 없다. 알고리즘은 효율을 최적화할 뿐, 의미를 판단하지 못한다. 인을 계산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다. 아니, 더 정확히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관계를 맺는 인간들의 집합적 실천의 몫이다.</p> <p contents-hash="2f5cdb4eb969e00218a62dca1300125390f738b8c5f361c74b18a375d5ac17e8" dmcf-pid="1ZGKbNMVwF" dmcf-ptype="general">공자는 말한다. “말은 충실하고 믿음 있게 하며, 행동은 독실하고 공경스럽게 하라. 그러면 비록 낯선 땅에서도 통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낯선 땅(오랑캐 땅)’은 어쩌면 인터넷 공간인지도 모른다. 익명성과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그곳에서도, 인간은 신뢰와 존중이라는 오래된 윤리를 버려서는 안 된다.</p> <p contents-hash="7e59a6eabbfbfd6248d153c262e333d2d30ec62a79306566320e97a41c83bef4" dmcf-pid="t5H9KjRfmt" dmcf-ptype="general">AI는 인(仁)을 계산할 수 없다. 그러나 AI 시대를 사는 우리는 인을 실천할 수 있다. 알고리즘이 욕망을 설계하는 이 시대에, 공자의 사유는 낡은 고전이 아니라 가장 현대적인 윤리적 처방전이다. 예는 과거의 경직된 규범이 아니라, 오늘의 흐름을 인간답게 비추는 살아 있는 거울이다. 그 거울 앞에 서는 일, 그것이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한 첫걸음이다.</p> <p contents-hash="00661adfc2a435e6a5c393aa705e2ddb2b15c7e91c9578934f45e7e31d8b2894" dmcf-pid="F1X29Ae4r1" dmcf-ptype="general">손현주/전주대 창업경영금융학과 교수(미래학)</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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