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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감옥에 가서도 '그 놈'은 멈추지 않았다… 스토킹 피해자 된 여기자 이야기 [Story]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1
2026-06-01 05:17:4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일면식 없는 남성에 스토킹… 소송만 7차례<br>'옥중 편지' 시달려도 검경 피해자 안전 뒷전<br>재판 지연·낮은 형에 "죽어야 관심 갖나" 절망<br>여기자라 표적 돼… "결국 언론 소명 되새겨"</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3VvxIt71n9"> <blockquote class="pretip_frm" contents-hash="a36a0503f22412f75b2872efebcb1c684c6dbecdcf286f9266e59c173e52290e" dmcf-pid="0fTMCFztLK" dmcf-ptype="pre"> 편집자주 <br>한국일보 'Story'는 곱씹을 만한 이야기를 내러티브 방식으로 풀어나가면서 삶에 대해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blockquote>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2c94fd6e24b13974fd8b534fbd7b0e577dacea9808764e0c49910e6637cdeca2" dmcf-pid="p4yRh3qFMb"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일면식 없는 남성의 스토킹이 시작된 2019년부터 일곱 차례 고소와 재판 등 현재까지 이어진 사건 경과를 담은 사건 일지. 일러스트=신동준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6/01/hankooki/20260601043118335cqxq.jpg" data-org-width="1440" dmcf-mid="XWoCqegRL6"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1/hankooki/20260601043118335cqxq.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일면식 없는 남성의 스토킹이 시작된 2019년부터 일곱 차례 고소와 재판 등 현재까지 이어진 사건 경과를 담은 사건 일지. 일러스트=신동준 기자 </figcaption> </figure> <blockquote class="quote_frm" contents-hash="1fc66009438ac8deed2df37f89a63e1a0fbd8f4fcb4866bcd428903ea217e0cb" dmcf-pid="u6YdSpb0Lq" dmcf-ptype="blockquote1"> "가해자 변호사가 탄원서를 봤다면서 '역시 기자라 글을 참 잘 썼다'고 감탄하더라고요." </blockquote> <p contents-hash="eff7f19560e81f39fb1bf0ffc9da6e60dd9f37e772ba081bd0ff548cab4a13e5" dmcf-pid="7PGJvUKpez" dmcf-ptype="general">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스토킹을 당했다. 2022년 11월 18일, 가해자를 고소한 지 1년이 흘렀다. 2심 재판 때문에 분주했고, 그날도 변호사와 통화했다. 여러 말이 오가던 그때 알게 됐다. 무심코 던졌을 변호사의 그 말에 심장이 서늘해졌다.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를,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가해자 엄벌을 절박한 심정으로 써 내려갔던 탄원서를, 피해자 동의도 없이 어떻게 가해자 쪽에서 읽었다는 것인지 믿을 수 없었다. </p> <p contents-hash="90d7910e39ff97d232201119e3b917979601212aaaa94f1e76eb45aa20647d8e" dmcf-pid="zQHiTu9Ud7" dmcf-ptype="general">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곽아람(47)씨를 만났다. 곽씨는 2022년의 그날을 얘기하며 살 떨렸던 두려움을 전했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가해자는 변호사의 탄원서 언급이 있고 얼마 안 지나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탄원서 내용이 적혀 있었고, 곽씨를 원망하는 말들이 담겨 있었다.</p> <p contents-hash="8389ecef28f87ce29ac451720fb4ae2f7b948ecec095c690658826cb9b68123a" dmcf-pid="qxXny72uiu" dmcf-ptype="general">곽씨가 기댈 곳은 재판부였다. 탄원서가 가해자 손에 들어간 경위를 알 길은 없었지만, 중요한 건 그다음이었다. '탄원서를 피고인에게 공유하지 말아달라'는 진정서를 여러 차례 재판부에 보냈다. 하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재판 기록은 기본적으로 피고인이 열람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변호사 설명을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p> <p contents-hash="f023b742ac37e9064c336700fc1145b79a58877b7f564b83c94c39275c9e5c7a" dmcf-pid="BZapisvmnU" dmcf-ptype="general">"내가 가진 유일한 무기가 펜인데 그걸로 내 목숨을 갉아먹고 있는 건 아닐까 회의감이 들었어요."</p> <hr class="line_divider" contents-hash="a7eb43f27a415d39d21f44536a72f6e400b772c9eae5a333275dbf75f0f4f6c4" dmcf-pid="K1juLIyOL0" dmcf-ptype="line"> <h3 contents-hash="49b8613b1e8484eca1f5e92e4b32191e10525f8c1f0029eb577560281df6fb69" dmcf-pid="9tA7oCWIi3" dmcf-ptype="h3">낯선 집착, 악몽의 시작 </h3>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895e406fe09394c16c1403a5bac49bf46ff384e86523f9e43a964441f96a26bb" dmcf-pid="2FczghYCeF"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곽아람씨가 2017년 11월 튀르키예 출신 소설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자택에서 파묵과 인터뷰하고 있다. 작가 한정선씨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6/01/hankooki/20260601043119621wxvz.jpg" data-org-width="1440" dmcf-mid="ZSpsuxnQe8"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1/hankooki/20260601043119621wxvz.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곽아람씨가 2017년 11월 튀르키예 출신 소설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자택에서 파묵과 인터뷰하고 있다. 작가 한정선씨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17945110f480716207e776b7c9f5e5fd8f7d755a7d958ef35b6b16934cec5b5e" dmcf-pid="V3kqalGhdt" dmcf-ptype="general">곽씨는 2003년 조선일보에 입사했다. 이후 기사와 회사 업무로 진행한 팟캐스트를 통해 얼굴과 이름이 알려졌고, 그 때문에 표적이 됐다. 기자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2019년 스토킹이 시작됐고, 그마저도 2년이 흘러 전언으로 알게 됐다. "어떤 유튜버가 여기자들에게 정자를 기증하겠다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더라."</p> <p contents-hash="37f49a8eec58db6882438d6e4359df1067451c832ee7941f5d505c55f27e4f76" dmcf-pid="f0EBNSHln1" dmcf-ptype="general">영상을 찾아봤다. 낯선 남성이 세차하는 영상을 올리며 '곽아람 기자 구석구석 씻기기'라는 문구를 제목으로 달았다. 머리 속이 하애졌다. 유튜브에 신고했고 채널은 삭제됐다. </p> <p contents-hash="b0ddfee0da7eb6021be230741febc2653a75cd3bc82ce792ad820e3b08f788ea" dmcf-pid="4pDbjvXSM5" dmcf-ptype="general">얼마 지나지 않아 이메일이 왔다. "정자를 주겠다는 게 왜 성희롱이냐"며 화를 내고 있었다. 1,000만 원 배상을 요구했다. 황당함에 메일을 차단했지만 새로운 유튜브 채널로 곧 영상이 올라왔다. "너는 나한테 관심이 있고, 내가 네 목줄을 잡고 있어." 머리 뒤편에 커다란 도끼를 둔 그는 보란 듯 말했다.</p> <p contents-hash="c99a39e2be8d4a0edbec76e23774a938b25e36826aa0a69977cd7f5c52105cd7" dmcf-pid="8UwKATZvLZ" dmcf-ptype="general">무서웠다. 그는 직업을 알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매일 출근하는 회사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회사 앞에 나타날 수도 있어.' 출퇴근길에 뒤를 돌아보는 게 일상이 됐다. 연락과 협박은 끝이 없었다. 가만히 앉아 당할 수만은 없었다. 통신매체이용음란·모욕·공갈·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고소장을 냈다. 2021년 11월이었다. </p> <p contents-hash="bed1a39e76b0893f3944202c3e014afe453614926ef6458178841413ac64951b" dmcf-pid="6ur9cy5TLX" dmcf-ptype="general">2022년 5월 가해자가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의 집착은 날로 심해졌다.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복수하겠다고 협박하는 댓글을 동료들 기사에까지 무차별로 달았다. 유튜브로는 협박 영상을 올렸다. 1심 재판부가 징역 1년을 선고한 뒤 법정 구속했던 9월까지, 고통은 멈추지 않았다. 같은 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명예훼손·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으로 그를 추가 고소했다.</p> <hr class="line_divider" contents-hash="e6baacf8e3c662d2baad39a1c6b0c20254a2da1049815af1d93d26fd056137dd" dmcf-pid="P7m2kW1ydH" dmcf-ptype="line"> <h3 contents-hash="14ebf5aecb6bb51178415e36930bb36bd7193ca9ea15db9c635a35c462ca6a94" dmcf-pid="QzsVEYtWnG" dmcf-ptype="h3">감옥에서도 멈추지 않은 스토킹</h3>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cf5688f61da30483ed621b3978aebc6795e39cbb7b5a5c36c5db2e160db99b51" dmcf-pid="xIPyVokLJY"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스토킹 피해자 곽아람씨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6/01/hankooki/20260601043120892znnw.jpg" data-org-width="1440" dmcf-mid="5g3rpPJ6e4"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1/hankooki/20260601043120892znnw.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스토킹 피해자 곽아람씨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bd22ce47973b6b321d310eeacc1a05bce01370a5899ec96b1d82b295cce9b1d1" dmcf-pid="yVvxIt71LW" dmcf-ptype="general">'감옥에 갇혔으니, 이제 안전하겠지.'</p> <p contents-hash="02d726d4397fb67259b602c03d5ea5f8148094b220953ce39836f622897529f6" dmcf-pid="WfTMCFztdy" dmcf-ptype="general">안도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 달 뒤부터 옥중 편지가 날아들었다. 편지에는 동료 수감자의 성적 행위를 묘사한 글과 음란한 그림이 담겼다. 고소를 취하하면 다른 여성을 스토킹하겠다는 제안도 써 보냈다. 동료들에게는 고소를 취하하고 영치금을 보내도록 설득해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p> <p contents-hash="28c71f1b4457372a76a0190ac411b61eb173746fbdd1689582b7274f5e9e13d6" dmcf-pid="Y4yRh3qFdT" dmcf-ptype="general">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차 사건의 검찰 수사가 늦어졌다. 그사이 가해자 출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검사실에 전화를 걸어 그 전에 구속해야 한다고 읍소했다. 가해자가 수감 중에도 협박을 이어간다고 호소하는 진정서도 꾸준히 제출했다. </p> <p contents-hash="c6a80b70a75eeb5910bd2f381cae690c7d8c6bd52104c07bf7421f29378ee9f4" dmcf-pid="G8Wel0B3Rv" dmcf-ptype="general">"그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면 제 안전은 누가 책임지나요? 그때 깨달았어요. 내가 살아 있는 한, 아무도 나를 들여다보지 않는구나. 죽어야만 관심을 갖겠구나."</p> <p contents-hash="cc14c7d53721a855f8eb30a43af6e0ed00d0ae75a807f8c9dba732c59913311d" dmcf-pid="H6YdSpb0eS" dmcf-ptype="general">다행히 그는 풀려나기 직전에 재구속됐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몇 달간 생명의 위협에 시달린 몸과 마음은 피폐해졌다. 가해자는 2차 사건으로 2024년 4월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같은 해 12월 형이 확정됐다. 그사이 세 번째 고소를 진행했다. "2022년 7월, 그때 가해자가 고소에 앙심을 품고 저를 주인공으로 한 음란 소설을 작성해 블로그에 올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어요."</p> <p contents-hash="9c35adf6fc5a7daf37d75ce185fad0feefd4fa44b571cf0fad6e180f68de9439" dmcf-pid="XPGJvUKpRl" dmcf-ptype="general">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첫 고소 이전인 2020년에도 음란 소설을 게시했다. 2024년 8월 네 번째, 지난해 1월 다섯 번째 고소를 마쳤다. 가해자는 반성할 생각이 없었다. 도리어 지난해 2월 스토킹, 공무원자격사칭 등 혐의로 맞고소에 나섰다. 질 수 없었다. 무고 등 혐의로 같은 해 10월 여섯 번째 고소에 나섰다. 5,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전액을 인용해 승소 판결했다.</p> <hr class="line_divider" contents-hash="48c3d94126cdf91f46505bf78d86a5e54b1eee5bd59aef552b3a55d01cbb06a3" dmcf-pid="ZQHiTu9Udh" dmcf-ptype="line"> <h3 contents-hash="ae67b3258dbffcbff5944fd75a5158379ea60e9314e1514d4b0192bc655f4d6b" dmcf-pid="5xXny72unC" dmcf-ptype="h3">기자이자 피해자, 기록을 시작하다</h3>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7f05e597a70a412cc0d6ef6eb6b9a0f38ccb8394606dcdd60f9ee366521db886" dmcf-pid="1MZLWzV7eI"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곽아람씨가 지난달 8일 출간한 도서 '탁월한 피해자' 표지. 생각의 힘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6/01/hankooki/20260601043122173klbn.jpg" data-org-width="1440" dmcf-mid="16D8rX0HR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1/hankooki/20260601043122173klbn.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곽아람씨가 지난달 8일 출간한 도서 '탁월한 피해자' 표지. 생각의 힘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a2f2d4bcfd19729bec18ddd02bdbbc45d67c0840edb57fd242afbcdb972766f1" dmcf-pid="tR5oYqfzMO" dmcf-ptype="general">그렇게 6년간 제기한 소송만 일곱이었다. 지난하고 고통스러웠던 그 시간을 기록한 책도 최근 출간했다.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연로한 부모님이 알까 봐 칼럼 한 편 쓰고 싶은 마음을 번번이 삼킨 터였다. </p> <p contents-hash="a6f5fb6a0bddf2e5c8a6a0d9f6aa65b49b758cf8937fc5d235ab6f54961bd411" dmcf-pid="Fe1gGB4qLs" dmcf-ptype="general">"법 체계 안에서 피해자는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에요. 그 이유로 정당한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당사자성'을 되찾고 싶었어요. 이건 내가 겪은 사건이고, 나의 서사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죠."</p> <p contents-hash="6ec20fd175db4945c3961ca6db15ccab1c6c6a05ec5a7e6af8b7a5740ae62b06" dmcf-pid="3dtaHb8Bem" dmcf-ptype="general">돌이켜보면 참 순진했다. 피해가 명백했던 만큼 법도 자연스레 피해자 편일 거라 믿었다. 하지만 실제 형사 재판에서 피해자는 철저히 배제됐다. 담당 판사, 검찰 구형량은 묻기 전에 알려주는 법이 없었다. 피해자의 안전과 알 권리는 늘 뒷전으로 밀려났다. 피해자가 싸워야 할 대상은 가해자가 아닌 국가였다.</p> <p contents-hash="bb38c424db657fc00c4c43e3b9c47f8aa13f72b22d266894b67c15a01181311e" dmcf-pid="0PGJvUKpir" dmcf-ptype="general"> "기자인 나조차 이렇게 힘든데, 다른 피해자들은 대체 어떻게 버티는 걸까."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스스로를 힘있고, 지식이 있고, 인맥도 있는 상위 1%의 '탁월한 피해자'라고 소개하기로 했다. </p> <p contents-hash="1a58961931d1f63f3dd407a3bac320325228f401452ccb1127eca013f51b9e6b" dmcf-pid="pQHiTu9Uiw" dmcf-ptype="general">"어느 순간 이건 개인의 고통이 아니라 취재해야 할 사회적 문제라고 느꼈어요. 내 사건을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게 됐고, 이 시스템의 빈 구멍이 어디에, 얼마나 많은지 직접 취재해 공론화하겠다고 마음먹게 됐죠."</p> <hr class="line_divider" contents-hash="e17204f1e570a862fb34ae2631be66e002286dbe0f571475fe75bfb326391450" dmcf-pid="UxXny72udD" dmcf-ptype="line"> <h3 contents-hash="85731c28cf4a1a8e184a9a27a0d342be967cf538542d7c00021b29cc8db76628" dmcf-pid="uMZLWzV7RE" dmcf-ptype="h3">취재가 시작되자, 비로소 움직였다</h3>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f69d04cf27d022667d5cb654db4c3947d8353eb93b2298a19fc3b7bc26b89adb" dmcf-pid="7R5oYqfzRk"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곽아람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 일부. 가해자의 출소 가능성과 반복되는 스토킹 속에서 느낀 공포, 사법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절박한 심경이 담겨 있다. 곽씨는 이 기록들이 훗날 출간한 책 '탁월한 피해자'의 초벌 원고가 됐다고 설명한다. 곽아람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6/01/hankooki/20260601043123450iwhh.jpg" data-org-width="1440" dmcf-mid="tWqrpPJ6R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1/hankooki/20260601043123450iwhh.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곽아람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 일부. 가해자의 출소 가능성과 반복되는 스토킹 속에서 느낀 공포, 사법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절박한 심경이 담겨 있다. 곽씨는 이 기록들이 훗날 출간한 책 '탁월한 피해자'의 초벌 원고가 됐다고 설명한다. 곽아람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35b7e96d632b5829f84fbdc4a9e31f4a12694b3ff206407f5b129be17f0b4d80" dmcf-pid="ze1gGB4qic" dmcf-ptype="general">처음에는 가해자가 직장을 알고 있다는 공포에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지막 희망을 걸 곳은 언론밖에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옥중 스토킹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2024년 1월 신문(조선일보) 사회면에 사연이 실렸다. 꿈쩍 않던 검찰이 교도소에 서신 검열 조치를 요청하겠다고 먼저 연락을 해왔다. </p> <p contents-hash="d89414134b90b1f10878bb89ea142275336acbe2ab29e8a9d2dbe3a148ad0d8a" dmcf-pid="qdtaHb8BJA" dmcf-ptype="general">올해 병합 기소된 3차·4차 사건 재판 도중 또 한 번 황당한 일을 겪었다. 검찰이 가중처벌의 근거가 되는 누범 조항 일부를 공소장에 누락했다. 그들은 실수라고 했다. 진정서를 냈지만 역시 달라질 게 없어 방송사에 제보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검찰은 뒤늦게 공소장을 변경했다. </p> <p contents-hash="f5d8a66f63240ddb2844bf11f8f4f69ec2a50302c256a5f00053e7c91026fa0a" dmcf-pid="BJFNXK6bej" dmcf-ptype="general">"'취재가 시작되자'라는 마법의 단어를 이렇게 실감하게 될 줄은 몰랐죠." 24년 전, 처음 기자를 꿈꿨던 이유이자 직업적 소명을 되새겼다. 너무 오래 잊고 살았던 그것. '사회를 바꾸고, 약자를 돕고 싶다'는 꿈이었다. </p> <hr class="line_divider" contents-hash="393a9e2cfc775455217fe87fcae4cb9ad702bf3692e5333b1f3f82bec3edca78" dmcf-pid="bi3jZ9PKnN" dmcf-ptype="line"> <h3 contents-hash="25492d436cb21867e0572c1e77a43596296f1683d69e92e521393a961d966bbb" dmcf-pid="Kn0A52Q9La" dmcf-ptype="h3">피해자의 마지막 기댈 언덕</h3>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1531f35b9d7c613116051593e8f62e9fb3abbc1f0ddbf234a5356bad92a12d06" dmcf-pid="9Lpc1Vx2Lg"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스토킹 피해자 곽아람씨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6/01/hankooki/20260601043124726ecun.jpg" data-org-width="1440" dmcf-mid="FZntRDCEM2"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1/hankooki/20260601043124726ecun.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스토킹 피해자 곽아람씨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bd3119b2da057baa29d9554a86e1e5ff0ad3b9b7ce5e7b1f32578fdde018a871" dmcf-pid="2oUktfMVRo" dmcf-ptype="general">고초를 떠올리며 경찰에도 할 말이 생겼다. 가해자가 유튜브 영상에 올린 '섹시한 허벅지를 가진 곽아람 기자'라는 표현에 대해 "'섹시한'이란 성적 매력이 있다는 의미의 칭찬"이라며 모욕 혐의를 불송치했던 게 그들이었다. 다행히 검찰이 보완수사를 거쳐 해당 혐의를 기소했다. "기댈 언덕이 검찰이었어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권을 잃게 된 검찰을 보며, 지금도 여러 번 그때를 기억한다. "검찰이 사라진다면 변호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많은 피해자는 낙오되고 말 거예요."</p> <p contents-hash="acf6fda9f437cb3958dbe008b73d1b53e2cbde63acc1fc1be6fbe38f37581346" dmcf-pid="VguEF4RfnL" dmcf-ptype="general">그야말로 '지옥 문'이 열리기 전에 책을 서둘러 낸 이유, 책 맨 마지막 장에 첫 고소부터 여섯 번째 고소, 한 차례 민사소송까지 사건 진행 일지를 빼곡히 실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p> <p contents-hash="dd188ff832e819a4f332d08711902bac6460d759fb030851d0c06b2c19faeaae" dmcf-pid="fguEF4RfMn" dmcf-ptype="general">"사람들은 자기가 피해자가 될 리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수년간 싸우면서 그토록 외로웠던 이유죠. 이 일은 제 인생에 가장 큰 불행이 틀림없으나, 가장 큰 깨달음이기도 해요. 나의 고통이 사회에 쓰이길 바라요. 저는 피해자로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걸 최선을 다해 겪었어요. 결국 이 기사를 잘 쓰고 싶었거든요."</p> <p contents-hash="14fea2189189ef9dcb04ff4a2cef44139acd9ef3f86a8e779f12304c760952a0" dmcf-pid="4a7D38e4ii" dmcf-ptype="general">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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