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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김종석의 그라운드] "노년 카드 게임만은 아니에요"…젊은 세대를 테이블로 부르는 브리지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2
2026-06-27 10:49:00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인도 아시안컵서 드러난 화두, 젊은 층 유입과 저변 확대<br>- 한국도 국제 경쟁력을 위해 초중고·대학 선수층 확대 필요<br>- 10월 중국 FISU 세계대학 마인드스포츠대회 출전 목표<br>- 1인 가구 시대 고립감 덜어주는 '테이블 위 소통' 가능성</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27/0000013594_001_20260627104910794.png" alt="" /><em class="img_desc">인도 고아에서 열리는 제5회 아시안컵 브리지 챔피언십의 경기 장면을 AI로 생성한 이미지. </em></span></div><br><br>브리지는 흔히 '노년층이 즐기는 카드 게임'으로 여겨집니다. 조용한 클럽, 긴 시간 이어지는 테이블 위 승부, 중장년층 중심의 동호인 문화. 이런 이미지가 브리지의 전부처럼 따라붙었습니다.<br><br>  하지만 세계 브리지 계가 지금 마주한 고민은 정반대 방향에 있습니다.<br><br>  젊은 세대를 어떻게 브리지 테이블로 부를 것인가.<br><br>  이번주 인도 고아에서 열리는 제5회 아시아컵 브리지 챔피언십은 이 문제를 선명하게 보여준 무대였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지역 16개국·지역에서 46개 팀, 약 300명이 참가했습니다. 인도에서 열린 국제 마인드스포츠 대회 가운데 손꼽히는 규모였습니다.<br><br>  인도 브리지 연맹(FBI)은 이 대회를 계기로 브리지의 세대교체 문제를 공개적으로 꺼냈습니다. 인도 현지 매체는 브리지가 전통적으로 노년층에게 인기가 높았지만 젊은 참가자 유입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인도 브리지 연맹이 학교와 대학,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브리지의 이미지를 바꾸려 한다고 전했습니다.<br><br>  인도는 원래 브리지 기반이 약한 나라가 아닙니다. 영국식 클럽 문화와 영어권 교육, 도시 사교 문화 속에서 브리지는 비교적 오래전부터 인도 사회에 자리 잡았습니다. 콜카타와 뭄바이, 벵갈루루, 델리 같은 대도시에는 브리지 클럽과 전국 대회 문화가 이어져 왔고, 인도는 아시안게임에서도 브리지 메달을 따낸 경험이 있습니다. 브리지 등록 선수만도 약 4000명 규모로 소개됩니다.<br><br>  그래서 인도의 고민은 더 의미심장합니다. 전통이 있고, 국제대회 성과도 있고, 일정한 선수층도 있는 나라가 왜 다시 학교와 대학을 말할까요. 답은 분명합니다. 기존 동호인과 베테랑만으로는 미래를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브리지를 다음 세대의 언어로 바꾸지 못하면, 아무리 오래된 클럽 문화도 서서히 늙어갈 수밖에 없습니다.<br><br>  인도는 단순히 대회만 연 것이 아닙니다. 아시아컵 개막일에 JKC Sports와 인도 브리지 연맹이 업무협약을 맺고 브리지의 저변 확대와 프로화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학교와 대학, 신흥 도시로 브리지를 넓히고, 유망 인재를 조기에 발굴해 선수 성장 경로를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브리지를 취미가 아니라 교육 콘텐츠이자 마인드스포츠 산업으로 보겠다는 뜻입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27/0000013594_002_20260627104910876.png" alt="" /><em class="img_desc">제4회 아시아컵 브리지 챔피언십이 인도 고아에서 열리고 있다. </em></span></div><br><br>한국 처지에서는 이번 인도 아시아컵 성적도 곱씹을 대목입니다. 한국은 애초 예상했던 남자부 4강 진출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4강에는 중국 홍콩 인도 방글라데시가 올랐습니다. 한 대회 결과만으로 한국 브리지의 수준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버티려면 몇몇 베테랑과 동호인 중심의 선수층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더 많은 청소년과 대학생이 브리지 테이블에 앉아야 하고, 그중에서 다음 세대 대표 선수가 나와야 합니다. 내년에는 최대 규모의 세계 선수권도 열릴 예정이라 재정비가 시급해 보입니다. <br><br>  한국도 같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한국은 김혜영 한국브리지협회 회장 주도로 초·중·고교 브리지 보급에 공을 들여온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서울 주요 대학에서 브리지 클래스를 열며 대학생 저변 확대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단순한 체험 행사를 넘어 세계 대학생 마인드스포츠 대회에 나설 대표 선발까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br><br>  오는 10월 11일부터 16일까지 중국 랴오청에서는 2026 FISU 세계대학 마인드스포츠 챔피언십이 열립니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주관하는 세계 대학생 무대이며, 종목은 브리지와 체스입니다. 한국 대학생들이 이 대회에 출전하려면 대학가 저변 확대와 대표 선발 과정이 함께 가야 합니다.<br><br>  젊은 층 유입은 한국과 인도만의 고민도 아닙니다. 유럽과 미국의 전통 브리지 클럽도 회원 고령화와 신규 회원 감소를 고민하고 있고, 각국 협회는 학교 브리지, 대학 브리지, 온라인 브리지, 청소년 캠프를 통해 세대교체의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세계 브리지 연맹이 교사 교육 프로그램과 청소년 이벤트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브리지의 미래는 기존 클럽 회원만으로는 유지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27/0000013594_003_20260627104911017.png" alt="" /><em class="img_desc">한국브리지협회는 초중고 학생 대상의 브리지 보급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em></span></div><br><br>여기서 중요한 것은 브리지를 '카드놀이'로만 볼 것인지, 아니면 '교육 도구'로 볼 것인지입니다.<br><br>  브리지는 성장기 청소년에게 여러 교육적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먼저 수리력입니다. 카드의 분포와 확률을 계산하고, 상대의 패를 추론하며, 제한된 정보 속에서 제일 나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다음은 논리력과 기억력입니다. 한 번 지나간 카드, 상대의 입찰, 파트너의 신호를 기억하지 못하면 좋은 선택을 하기 어렵습니다.<br><br>  협업 능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브리지는 혼자 잘한다고 이기는 종목이 아닙니다. 파트너와 약속을 정하고, 말보다 규칙과 신호로 의사를 주고받으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움직여야 합니다. 성장기 학생에게는 타인의 생각을 읽고, 자신의 판단을 절제하며, 실패를 받아들이는 훈련이 됩니다. 승패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감정 조절과 회복 탄력성도 배울 수 있습니다.<br><br>  AI 시대 교육이 단순 암기보다 사고력, 협업, 문제 해결 능력을 강조한다면 브리지는 그 방향과 잘 맞는 종목입니다. 정답을 외우는 게임이 아니라,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br><br>  문제는 제도적 기반입니다. 한국에서 브리지가 청소년 교육 콘텐츠로 자리 잡으려면 협회와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브리지를 창의 융합 교육, 방과 후 활동, 동아리 프로그램, 마인드스포츠 수업으로 활용하려면 교육청과 학교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합니다. "카드 게임 아니냐"는 선입견을 넘어 "사고력과 협업을 키우는 교육 스포츠"라는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합니다. 김혜영 회장이 교육청과 연계를 통해 브리지 보급에 주력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br><br>  브리지의 가능성은 청소년 교육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1인 가구가 늘고, 젊은 세대의 고독감과 관계 단절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시대에 브리지는 새로운 연결의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브리지는 네 사람이 마주 앉아야 완성되는 게임입니다. 처음 만난 사람과도 파트너가 되고, 상대가 되고, 한 판이 끝나면 다시 대화를 나눕니다.<br><br>  직장인에게도 의미가 있습니다. 직장 생활은 늘 선택의 연속입니다. 제한된 정보, 애매한 신호, 파트너와의 호흡, 실수 후 복기. 브리지 테이블에서 벌어지는 일은 회의실과 조직 생활에서도 자주 벌어지는 일입니다. 브리지는 승부를 통해 판단력을 훈련하면서도, 일상의 고민과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게 하는 지적 사교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27/0000013594_004_20260627104911127.png" alt="" /><em class="img_desc">고독감에 빠지기 쉬운 2030 세대의 브리지 유입도 과제로 꼽힌다. </em></span></div><br><br>오는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는 서울 국제 브리지 토너먼트가 열립니다. 이 대회가 단순한 국제 친선전이나 엘리트 선수들의 무대에 그치지 않으려면, 메시지는 분명해야 합니다. 브리지를 노년 여가에서 청소년 교육으로, 대학생 마인드스포츠로, 젊은 직장인의 지적 사교 문화로 넓히는 것입니다.<br><br>  인도는 아시아컵을 계기로 젊은 층 유입과 프로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한국은 김혜영 회장을 중심으로 초중고와 대학 보급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계 브리지 계가 마주한 숙제도 같습니다.<br><br>  브리지의 다음 승부처는 메달만이 아닙니다. 더 많은 젊은 세대가 테이블에 앉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 테이블 위에서 계산력, 협업, 소통, 관계 회복의 경험을 얻게 하는 것. 그것이 한국 브리지의 새로운 도전입니다.<br><br>  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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