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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김종석의 그라운드] 초등학생도 휴대전화 없이 3시간 몰두…브리지 테이블에서 본 또 다른 참교육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3
2026-07-06 09:18:00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제2회 서울시협회장배 유소년 브리지 전국대회, 전국 초·중학생 126명 참가<br>- 서울 52명, 광주 20명, 세종·전북 각 18명 등 전국으로 확산<br>- 스마트폰 내려놓고 파트너와 상대를 보는 세 시간<br>- 해외도 주목한 마인드스포츠 교육, 브리지가 던지는 해법</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6/0000013673_001_20260706091816063.jpg" alt="" /><em class="img_desc">제2회 서울시브리지협회 회장배 유소년 대회에 참가한 전국의 초·중학생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한국브리지협회 제공</em></span></div><br><br>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극적인 장치와 과장은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지금 학교에 필요한 진짜 교육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깔려 있습니다.<br><br>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라면 '감독관'을 자처하겠습니다." 김혜영 한국브리지협회 회장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습니다. 5일 서울 강남구 한국브리지협회에서 열린 제2회 서울시브리지협회(회장 오혜민) 회장배 유소년 브리지 전국대회 현장에서였습니다.<br><br> 이날 대회는 단순한 카드 대회가 아니었습니다. 전국 초·중학생 126명이 참가했습니다. 오픈비딩부 42명, 미니브리지부 84명 등 2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유소년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선수는 참가할 수 없도록 해 막 브리지를 배우기 시작한 학생들에게 문을 넓혔습니다. 배운 지 3개월 된 학생도 첫 승부를 경험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6/0000013673_002_20260706091816122.png" alt="" /><em class="img_desc">제2회 서울시브리지협회장배 유소년대회 입상자</em></span></div><br><br>올해 참가자는 지난해보다 1.5배 늘었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2명으로 가장 많았고, 광주 20명, 세종과 전북 각 18명, 부산 12명, 원주 4명, 포천 2명이 참가했습니다. 서울 대회였지만 실제로는 전국 유소년 브리지의 현재를 보여준 자리였습니다. 한국브리지협회는 지방 학생들의 대회 참여 편의를 위해 차량도 제공했습니다. 어린 참가자들의 입맛을 고려해 불고기, 독일식 소시지 채소볶음, 과일꼬치, 쌈밥, 맥도날드 치즈버거, 송편 등 다양한 메뉴도 준비했습니다.<br><br> 이날 김혜영·오혜민 회장을 비롯한 한국브리지협회 임원진은 마치 감독관처럼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어린 학생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이 규칙을 지키고, 파트너를 배려하고, 패배를 받아들이며 다음 승부를 준비하도록 살폈습니다.<br><br> 가장 눈에 띈 장면은 아이들이 휴대전화 없이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는 점입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휴대전화를 보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브리지 테이블에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손에 든 카드를 기억해야 하고, 파트너의 비딩을 이해해야 하며, 상대의 선택을 끝까지 지켜봐야 했습니다. 한 보드가 끝날 때까지 흐름을 놓치면 안 됐습니다.<br><br> 브리지는 휴대전화 사용을 강제로 막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잠시 내려놓게 만드는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게임에 집중하고, 사람을 마주 보고, 생각을 이어가다 보면 화면을 보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 교육 현장의 고민이 된 시대에 브리지 테이블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집중을 회복하는 작은 훈련장이 됐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6/0000013673_003_20260706091816165.jpg" alt="" /><em class="img_desc">한국브리지협회 김혜영 회장이 손자뻘 참가자들과 브리지 게임을 하고 있다. 한국브리지협회 제공</em></span></div><br><br>드라마 '참교육'에서 보이듯 요즘 교실은 예전과 다릅니다. 학생의 자존감과 안전, 인권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교사가 쉽게 꾸짖기도 어렵고, 체육활동 하나를 해도 조심스러워졌습니다. 학교에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깊어졌습니다.<br><br> 하지만 이날 아이들은 브리지를 통해 비딩과 플레이만 배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는 법, 기다리는 법, 다시 시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브리지는 여러 보드를 플레이하며 이기고 지는 일을 반복합니다. 한 번 졌다고 끝이 아닙니다. 한 번 이겼다고 전부도 아닙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받아들이고, 다음 판단을 준비하는 게임입니다.<br><br> 브리지는 흔히 '카드 게임'으로 불립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앉아 있는 힘, 생각하는 힘, 기다리는 힘, 타인을 배려하는 힘을 함께 요구합니다. 한 장 한 장 카드를 보며 확률을 계산하고, 상대의 선택을 추론하고, 파트너의 신호를 기억해야 합니다. 2인 1조 경기인 만큼 혼자만 잘해서도 이길 수 없습니다. 파트너를 믿고, 상대를 존중하고, 실수 뒤에는 다시 다음 보드를 준비해야 합니다.<br><br> 한 어린 참가자는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이럴 때 '감독관'이 출동했습니다. 비록 한 라운드를 내줬지만, 다음 라운드가 기다리고 있으니, 마음을 다스리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따뜻한 위로가 이어졌습니다. 아이는 주스 한 잔을 마신 뒤 다시 테이블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브리지 테이블 위에서 이뤄진 또 다른 참교육의 장면이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6/0000013673_004_20260706091816208.jpg" alt="" /><em class="img_desc">한국브리지협회 김혜영 회장과 오혜민 서울시브리지협회 회장</em></span></div><br><br>한국브리지협회는 지난해부터 유소년 보급에 힘을 쏟아왔습니다. 학교 보급은 지난해 20곳에서 올해 50곳으로 늘었습니다. 서울 지역에서는 방과 후 교육 업체 제이티와 업무협약을 맺어 12개 초등학교에서 브리지 과목을 가르치게 됐습니다. 교육부 산하기관인 학교체육진흥회와도 학교 스포츠클럽 확산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전국 10곳 이상의 현직 교사들은 협회의 브리지 강사 양성 과정을 이수한 뒤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브리지 과목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br><br> 지역별 움직임도 구체적입니다. 세종시에서는 현직 심리상담 교사인 김경용 세종 브리지협회 회장이 ADHD 연구기관, 교사연구회 교사들과 함께 브리지가 학생들의 집중력과 사회성 개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북에서는 전성호 전북브리지협회 회장이 전북교육청과 협력해 전북을 한국 브리지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광주에서는 올해 초 이재원 회장 취임 뒤 광주·전남 브리지협회가 활동을 본격화했고, 포천에서는 지역 문화센터에서 부모와 함께 브리지를 배우던 초등학생 2명이 첫 대회에 나섰습니다.<br><br> 김혜영 회장은 이날 오픈비딩부 선수들에게 서울 브리지 로고가 들어간 야구모자를 선물했습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참가자 전원에게 판교점 어린이책미술관 입장권을 나눠줬습니다. 아이들에게 이날의 브리지가 단순한 승패가 아니라 좋은 기억으로 남도록 하려는 배려였습니다.<br><br> 김 회장은 하반기 유소년 브리지 사업 확대를 위해 시도 교육청과 교육감들을 찾아갈 계획입니다. 그는 브리지가 공교육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교육 도구라고 봅니다. 아이들이 조용히 앉아 생각하는 태도를 배우면 학습 태도가 좋아지고, 학습 태도가 좋아지면 학습 능력도 따라 좋아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br><br> 해외에서도 브리지는 단순한 카드놀이가 아니라 마인드스포츠이자 교육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브리지 연맹은 어린이용 입문 프로그램 '르 프티 브리지'를 개발해 학교 보급에 나섰고, 영국에서는 미니브리지와 방과 후 클럽을 통해 초등학생도 쉽게 브리지에 접근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ACBL 등을 중심으로 교사용 자료와 학교 수업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확률, 추론, 기억, 협업, 예절을 함께 요구하는 브리지가 교실 안 교육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해외에서도 넓어지고 있는 셈입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7/06/0000013673_005_20260706091816256.jpg" alt="" /><em class="img_desc">제2회 서울시브리지협회장배 유소년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진지하게 플레이에 몰두하고 있다. </em></span></div><br><br>핵가족과 1인 가구 시대에 줄어드는 대면 관계, 스마트폰 과다 사용, 사회성 부족 문제에도 브리지는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브리지는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늘 파트너가 있고, 매 라운드 새로운 상대가 있습니다. 김 회장은 "한 라운드 동안 여러 오포넌트 페어를 만나며 결국 타인을 이해하고 사람과 잘 지내는 능력을 익히게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br><br> 대회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찼습니다. 협회는 내년 유소년 대회부터 지역선발전을 치르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참가자가 많아져서 고민하는 일이라면, 그것은 반가운 고민입니다. 브리지가 더 이상 일부 동호인만의 종목이 아니라 학교와 지역, 가정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김 회장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가진 미래의 좋은 시민을 초등학교 3학년부터 만드는 것이 유소년 브리지 교육의 목표"라고 말했습니다.<br><br> 126명의 초·중학생이 테이블에 앉은 하루였습니다. 작아 보이는 숫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한국 브리지의 다음 세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스마트폰 화면 밖에서 다시 사람을 마주 보는 참다운 교육 현장이었습니다.<br><br>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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