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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월드컵 참사 이후 거대한 풍파가 몰려온다 [경기장의 안과 밖]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3
2026-07-14 06:45:00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북중미 월드컵에서 남아공에 무릎을 꿇은 한국 축구가 소용돌이에 빠졌다. 정부가 축구 행정 전반에 대한 쇄신을 예고했다. 하지만 축구협회장 선거 규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strong>망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에도 ‘드라마틱’하게 실패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얻은 뼈아픈 교훈은 무용지물이 됐다. 인천국제공항 귀국길은 욕설과 분노로 가득 찼다. 자, 깊은 심호흡으로 화를 가라앉히자.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바라봐야 하는데, 좀 이상하다. 대한축구협회를 뜯어고치자니 축구계 상위법과 충돌한다. 유능한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하자니 체육계 상위법이 발목을 잡는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08/2026/07/14/0000038506_001_20260714064616115.jpg" alt="" /><em class="img_desc">6월30일 홍명보 전 감독(가운데)과 축구대표팀 관계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김흥구</em></span></div><h3><span style="color:#16a085;"><strong>■ 두 배로 참혹했던 두 번째 도전 </strong></span></h3><br><br>홍명보호 2기는 야심차게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사전 베이스캠프를 차려 멕시코 고지대 적응에 돌입했다. 대회 첫 경기로부터 무려 25일 전이었다. A조 1, 2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해발 1670m 환경에 적응하려면 최소한 2주일이 걸린다고 판단했다. 몬테레이에서 남아공을 상대하는 3차전의 고도는 537m에 불과하므로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br><br>고지대 적응의 효과는 긍정적이었다. 첫 경기에서 한국은 체코를 2-1로 꺾었다.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로도 탄탄한 경기력을 유지했다. 골키퍼 김승규의 실수가 승점을 헌납했지만, 한국은 대부분 공격 지표에서 앞섰다. 그리고 문제의 남아공전이 열렸다. 경기 장소인 몬테레이의 기후는 이전 두 경기가 열린 과달라하라와 딴판이었다. 숨만 쉬어도 기분이 나빠지는 고온다습의 전형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한국 선수들의 몸은 무거워 보였다. 체코전과 멕시코전에서는 없던 패스 미스가 속출했다. 공간 쇄도 움직임도 드물었다. 한국은 A조 최약체 남아공을 상대로 거짓말처럼 0-1로 무릎을 꿇었다. 고지대만 신경 쓴 한국이 정작 몬테레이의 고온다습 기후 속에서 속절없이 녹아내린 현장이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08/2026/07/14/0000038506_002_20260714064616302.jpg" alt="" /><em class="img_desc">6월25일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실점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em></span></div><br><br>전술 대응이 가장 큰 비판 대상이었다. K리그 시절부터 홍명보 감독은 ‘플랜 A’를 고집하는 성향을 보였다. 울산 현대를 이끈 2023시즌이 상징적이었다. 당시 팀은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를 중심으로 21라운드까지 17승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시즌 도중 박용우가 중동으로 이적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박용우 없이 치른 나머지 17경기에서 울산은 6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선수 한 명 빠졌을 뿐인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남아공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선발 카드가 부진해지자 하프타임에 홍명보 감독은 부랴부랴 손흥민을 포함해 3명을 한꺼번에 교체 투입했다. 경기력은 개선되지 않았고, 선제 실점까지 허용하며 상황이 나빠졌다. 후반전 중반 이후 홍명보 감독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벤치에서 경기를 관망할 뿐이었다. 경기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축구 종목에서 즉각적 대응은 감독이 갖춰야 할 자질 중 하나다. 홍명보 감독에겐 그게 현저히 떨어졌고, 결국 월드컵 역사상 최악의 졸전으로 이어지고 말았다.<br><br>사실 선수단 내부도 평온하지 않았다. 대표팀 운영에서 협회는 통제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2019년 아시안컵부터 모든 메이저 대회 현장에서 잡음이 발생했다. 협회 행정력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이 쌓여갔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들은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다양한 조건을 요구했다. 예산이 빠듯한 협회로서는 버거운 내용들이었지만, 선수들은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현장 취재단의 사담 유출 사고가 촉발한 선수들의 인터뷰 보이콧도 비슷한 맥락이다. 표면적 전선은 선수단과 언론 사이에서 형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선수들의 협회 불신도 격한 반응을 만든 원인 중 하나였다. 협회가 중재하려 하자 선수들은 “왜 협회는 우리보다 언론 편을 드는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협회와 대표팀은 현재 갑을 관계로 바뀐 상태다. 파워 게임에서 스타들이 ‘절대 갑’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협회-코칭스태프-선수단의 삼위일체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br><br><h3><span style="color:#16a085;"><strong>■ 정부의 대응과 FIFA 리스크 </strong></span></h3><br><br>축구 팬들의 격노는 결국 쇄신 열망에서 비롯한다. 이재명 정부는 민심을 잘 활용한다. 국가 정상화 프로젝트에 이례적으로 축구계 쇄신이 포함되었다. 이런 기조는 북중미 월드컵 참사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나서서 ‘무능한 인사’를 축구계 문제로 콕 짚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구 행정 전반에 대한 쇄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라며 특별감사를 예고했다. 정부가 협회 운영을 직접 수술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셈이다.<br><br>현재 초점은 차기 협회장 선거에 맞춰진다. 정몽규 회장은 월드컵 종료 즉시 사임을 선언한 상태다. 협회 정관상, 회장 보궐선거는 궐위 발생 60일 이내에 완료돼야 한다. 정부는 선거인단을 현재 300명(간선제)에서 10만명 이상으로 크게 확대하는 직선제를 요구한다. 협회도 직선제를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시간이 문제다. 두 달 안에 협회가 회장 선출 방식 변경부터 실제 선거 진행까지 처리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다. 그걸 뜯어고치느라 회장 선출이 60일을 넘기면 정관을 위반하는 꼴이 된다. 협회를 쇄신하느라 규정 위반을 강요하는 건 또 다른 논란을 부를 수 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08/2026/07/14/0000038506_003_20260714064616583.jpg" alt="" /><em class="img_desc">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체코와의 경기에서 오현규 선수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em></span></div><br><br>최휘영 장관은 “방법은 찾으면 된다”라며 압박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런 강경 노선은 FIFA(국제축구연맹)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FIFA는 각국 축구협회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협회 운영과 회장 선출에서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FIFA 회원국의 첫 번째 의무 조항이다. 쉽게 말해 협회장은 협회가 독립적이고 민주적으로 선출해야 한다. 최휘영 장관의 엄포는 해당 정관의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정부가 협회 운영에 손을 댔다가 FIFA로부터 철퇴를 맞은 해외 사례도 적지 않다.<br><br>2022년 인도 축구협회 프라풀 파텔 회장은 정부에 의해 강제 축출됐다. 회장 임기가 만료된 뒤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차기 회장 선거를 차일피일 미뤘기 때문이다. 인도 대법원 명령에 따라 협회 내에 설치된 최고관리위원회가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주권국가의 사법권 행사였지만, FIFA는 이를 ‘제3자 부당 개입’으로 판단했다. 인도 축구협회의 FIFA 회원국 자격이 정지되고, FIFA U-17 여자월드컵 개최권 박탈이 뒤따랐다. FIFA의 중징계가 확정된 지 일주일 만에 인도 정부는 협회 최고관리위원회를 해산했다. 행정권을 되찾은 협회는 보궐선거를 통해 칼리안 차우베이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협회가 복권되면서 FIFA는 인도에 내린 각종 징계를 철회했다.<br><br>쿠웨이트 건도 있다. 2015년 쿠웨이트 정부는 체육법을 개정해 각 종목 단체장과 운영에 직접 개입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FIFA는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까지 합세해 쿠웨이트를 모든 체육계에서 퇴출했다. FIFA의 징계는 무시무시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을 치르고 있던 쿠웨이트 대표팀은 즉각 모든 경기가 몰수패로 처리된 채 쫓겨났다. 쿠웨이트 정부는 축구협회 독립성 보장을 반영하는 내용으로 체육법을 뜯어고친 뒤에야 FIFA 징계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정부 개입으로 FIFA 철퇴를 맞은 징계 사례는 드물지 않다.<br><br>이재명 정부의 체육계 개혁안은 단체장 선출 방법을 전자투표로 명시했다.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이 방안을 칭찬했다. 그런데 FIFA는 각국 협회장 선거에서 전자투표를 금지한다. 비밀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든다. FIFA가 한국만 예외로 봐줄 리가 없다. 최휘영 장관이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했으나 쉽지 않아 보인다.<br><br><h3><span style="color:#16a085;"><strong>■ 아시안컵 6개월 전, 감독은 어떻게 뽑지?</strong></span></h3><br><br>국가대표팀으로 초점을 다시 돌려보자. 대한민국은 새 감독을 뽑아야 한다.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될 AFC 아시안컵을 생각하면, 작업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완수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축구협회의 현 집행부가 새 집행부가 들어서기 전에 국가대표팀 감독을 뽑을 순 없다. 현 정관상 보궐선거를 9월까지 완료하고, 새 집행부가 신임 감독 선임을 빛의 속도로 해치운다 해도 이 작업은 최소 1개월 이상(10월) 걸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11월이 돼서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새 감독을 맞이할 수 있다. 새 감독이 한 번도 훈련해본 적 없는 선수들과 함께 아시안컵에 출전할 수도 있다는 소리다.<br><br>국내파 홍명보 감독 카드가 완전히 무너졌으니 자연스레 차기 감독 후보군은 외국인으로 좁혀진다. 이 과정 또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대한체육회는 모든 산하 종목 단체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에 공개 채용 원칙을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종목별 특성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문체부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다. 축구협회도 예외가 아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08/2026/07/14/0000038506_004_20260714064616865.jpg" alt="" /><em class="img_desc">한국 축구 개혁의 앞날에 장벽이 많다. 사진은 충남 천안 대한축구협회 모습. ©연합뉴스</em></span></div><br><br>협회가 마음에 쏙 드는 외국인 지도자를 찾았다고 가정하자. 우선 협회는 그 후보와 각종 조건을 협상해서 뜻을 맞춰야 한다. 후보가 협회의 제안을 수락하면 그를 선임하기 위해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쳐야 한다. 즉, 감독 내정 상태에서 공개 채용 공고를 내는 꼴이다. ‘선공고 후접촉’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세계 축구 시장에서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직은 그다지 인기 있는 자리가 아니다. 유럽이나 남미 지도자는 아시아행을 경력 단절로 인식한다. 모셔가도 모자랄 판인 외국인 지도자에게 “지원하면 뽑아주겠다”라고 요구한다고? 누가 그런 조건을 수용하겠는가?<br><br>K리그 현역 감독을 채용하기는 더 어렵다. 현 소속 구단과 계약을 파기하는 데 따른 위약금이 발생한다. 공개 채용 방식에서는 협회가 이 부분을 해결해줄 방법이 없다. 대표팀 감독직 지원 자체가 신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국가대표팀의 새 감독 후보는 현재 무직이며 채용 여부가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도 지원할 의지가 있는 국내외 지도자에 한한다. 이런 제도 아래서 협회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br><br>대한민국 사회에서 정부의 공정 가치는 꼭 필요하다. 하지만 축구계 실정에서는 맞지 않는 구석이 많다. 정부가 FIFA 리스크를 우회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공개 채용 규정 안에서 최적의 감독을 선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다른 의미로 한국 축구의 다가올 미래가 흥미진진하다. 거대한 풍파가 몰려오는 느낌이다.<br><br><strong>홍재민 (축구 전문기자·레드재민tv 운영) editor@sisain.co.kr</strong><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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