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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소원 기계’는 왜 무서울 수밖에 없나… 신경과학으로 본 영화 ‘옵세션’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2
2026-09-28 11:37:2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서윤빈의 과학 읽다]영화로 본 신경과학의 낯선 세계… 좋아함과 어긋난 욕망의 공포스러운 폭주</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7nnyXeGhnx">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6b66c94a1806219b6d27973465d67470b21e313fcd5568d14eb114794f7d9216" dmcf-pid="zLLWZdHlMQ"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옵세션’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9/28/hani21/20260928112959985nasr.jpg" data-org-width="867" dmcf-mid="USLWZdHlM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8/hani21/20260928112959985nasr.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옵세션’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f9b61ff77d5d000ffaf25db1ae276089aa302a72f63958db712ada645241d333" dmcf-pid="qooY5JXSeP" dmcf-ptype="general">공포영화의 제철인 여름의 끝자락, 귀신과 좀비 하나 없이 무시무시한 영화 한 편이 개봉했다. 바로 커리 바커 감독의 ‘옵세션’이다.</p> <p contents-hash="f5835c4d008832705de63db4a59c23414c8253ffe53dfc6b11cb6a1e365e0e4a" dmcf-pid="BggG1iZvi6" dmcf-ptype="general">영화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악기 매장 직원 베어는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니키와의 관계가 마음처럼 풀리지 않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단 한 가지 소원만을 들어준다는 장난감, ‘원 위시 윌로’를 사용한다. 그런데 장난감인 줄로만 알았던 ‘원 위시 윌로’는 정말로 소원을 이뤄주는 마법 도구였다. 베어의 소원은 정확히 이뤄진다. 니키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베어를 사랑하게” 된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니키는 더 이상 니키가 아닌 베어를 사랑하는 일밖에 모르는 광인으로 뒤바뀌었고,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베어는 니키와의 파멸적 관계 속에서 함께 붕괴해간다.</p> <h3 contents-hash="29be20ebea5269106b0bb041286f3052608145b9a7c84c1f395431fe9ef01e9b" dmcf-pid="bzzgcpjJn8" dmcf-ptype="h3">주술로 사랑 이루고 지옥에 빠지는 경로</h3> <p contents-hash="e4159bd03f9ae1f96805b629fe004af65b3afedde85b53921bf7d6a088729d57" dmcf-pid="KqqakUAii4" dmcf-ptype="general">이 영화에서 생각해볼 만한 점은 공포의 근원에 있다. 베어가 처한 무시무시한 상황은 원하는 것이 문자 그대로 정확히 이뤄졌기 때문에 벌어졌다. ‘원 위시 윌로’의 마법은 마치 욕심에 따른 응당한 대가를 추수하듯이 베어에게 불행을 선사한다. 싸구려 장난감에 정말로 마법적인 힘이 있었더라는 비(B)급 정서를 걷어내고 보면 사실 이런 모티프는 낯설지 않다. 소원을 들어주기는 하지만 가장 악의적인 방식으로 들어줘 결국 사용자를 불행에 빠뜨리는 ‘원숭이 손’이라는 단편소설부터, 사랑하는 연인을 영원히 살게 해달라고 빌었으나 영원한 젊음을 함께 빌지는 않아 죽지도 못하고 끝없이 늙어가기만 하는 처지가 된 연인과 결국 멀어지고 마는 그리스 신화 속 여신 에오스까지. 인류는 오래전부터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들어주는 존재’를 상상해왔다. 그리고 그 존재와의 이야기는 결코 아름다운 결말로 끝나는 법이 없었다.</p> <p contents-hash="1640fef4d86d7fa23c19e1a5895c2d0e4d6d0fc6cb718b75ca31cbb57b208000" dmcf-pid="9BBNEucnRf" dmcf-ptype="general">영국의 인류학자 제임스 프레이저는 책 ‘황금가지’에서 주술과 종교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종교는 인격을 가진 신에게 간청하는 행위다. 신은 인간의 소원을 들어줄 수도, 거절할 수도, 자비를 베풀 수도 있다. 반면 주술은 ‘유사한 것은 유사한 것을 낳는다’(동종 주술), ‘한 번 접촉한 것은 떨어져도 서로 영향을 미친다’(감연 주술)는 식의 법칙이 그대로 실행되는 것이다. 프레이저는 미신적이라 여겨지는 주술이 (그 오류성으로 인해) 종교를 낳았으나, (그 기계적 작동 방식으로 인해) 훗날에는 과학으로 나아가는 사고 체계의 기원이 됐다고 본다. 주술은 원시적 과학이었다. 자연법칙처럼 예외 없이, 협상 없이, 그냥 작동하는 것.</p> <p contents-hash="7a6d358dd2c6d4697b56e05c7c39e8c11403d4a399c8d7e6c5e9af3706f5ca1d" dmcf-pid="2bbjD7kLnV" dmcf-ptype="general">‘원 위시 윌로’는 이러한 주술의 계보 위에 있다. 그것이 무서운 이유는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그것은 판단하지 않는다. 베어가 “니키가 나를 사랑하게 해줘”라고 소원을 빌었을 때, ‘원 위시 윌로’는 그 말 뒤에 숨은 맥락과 진짜 바람(상호적인 애정, 존중, 자유의지로 선택된 관계 등)을 이해하지 않고 문장 그대로만을 처리했다. 소원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는 존재가 무서운 건 악신이어서가 아니라 신조차 아니기 때문이다.(반대로 앞서 언급된 것을 포함해 그리스 신화나 그리스 희비극이 공포스럽지 않은 이유는 신들이 좀 치졸하고 사이코패스처럼 굴지언정 그들과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인한다.)</p> <h3 contents-hash="a95a4d65112a6afbbfb62da2b4aa03a26c29ae08e70364279ae6f0603d811735" dmcf-pid="VKKAwzEoJ2" dmcf-ptype="h3">원하는 회로와 좋아하는 회로는 딴 시스템</h3>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f063920f57c6bef3f9848a1d0709e1925301900ad60df924a68ea0a782802039" dmcf-pid="f99crqDgn9"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옵세션’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9/28/hani21/20260928113001266eojx.jpg" data-org-width="970" dmcf-mid="uwhBVs9Un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8/hani21/20260928113001266eojx.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옵세션’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f1e0ef0f1d6b1f4f1afd3a4c9f2cbce624b05e586611b96eee4915e19e85454c" dmcf-pid="422kmBwaiK" dmcf-ptype="general">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소원을 기계적으로 들어주는 존재라면 수학 공식을 기술하거나 코딩을 할 때처럼 소원을 엄밀하게 빌면 되는 게 아닐까? 우리는 왜 그런 이야기를 (몇몇 짧은 농담을 제외하면) 거의 들어본 적이 없을까? 이에 대해 서사학적으로 욕망과 윤리에 기반한 설명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 글에서는 과학적인 이유를 따져보도록 하자.</p> <p contents-hash="87c84b19cd9b8fdb5977fa9be36ba1a65ca9c464c18245410c87ab44d2d5be88" dmcf-pid="8ffDOKmjMb" dmcf-ptype="general">신경과학자 켄트 베리지의 중독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뇌에서 무언가를 원하는 회로와 그것을 실제로 좋아하는 회로는 서로 다른 시스템이다. 뇌의 쾌락 물질로 잘 알려진 도파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쾌락 그 자체가 아니라, 무언가를 추구하도록 하는 원함(wanting)의 신호에 가깝다. 반면 그 무언가를 얻었을 때 느끼는 실제 만족, 즉 좋아함(liking)은 뇌의 훨씬 작고 제한된 영역이 담당한다.</p> <p contents-hash="55addcdd6dfb99f1ef58d8649bed2f3270ca8797587c16e08a89752e7761f2fd" dmcf-pid="644wI9sAeB" dmcf-ptype="general">문제는 원함과 좋아함이 자주 어긋난다는 사실이다. 약물이나 게임에 중독된 사람은 그것을 강렬하게 원하면서도 더는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베리지가 제안한 ‘유인-민감화 이론’은 중독이 진행될수록 이 간극이 오히려 더 벌어진다고 설명한다. 뇌의 원함 회로는 반복될수록 점점 더 민감해져서 같은 대상을 더욱 갈망하게 하지만, 좋아함의 회로는 거기에 발맞춰 커지지 않는다. 결국 중독된 사람은 더 이상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점점 더 필사적으로 원하는 뒤틀린 상태에 도달한다. 바꿔 말하자면 우리는 우리가 좋아할 것을 정확히 원할 능력이 없다. 소원을 기계적으로 이뤄주는 주술적 존재가 공포스러운 이유는 거기서 기인한다.</p> <p contents-hash="f21579df64fea8e04a64a947a4e76768b7a6c1a14cccd6337dd35eadbf3428ab" dmcf-pid="P88rC2OcJq" dmcf-ptype="general">영화로 돌아가보자. 베어는 니키를 원했다. 그의 소원은 정확히 이뤄졌다. 그러나 그것은 원함의 회로가 충족된 것일 뿐이지 좋아함, 즉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뇌 안 어디에도 없었다. 흥미롭게도 이는 베어에게 중독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는 니키에게도 똑같이 해당하는 이야기다.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수록 니키의 감정은 만족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오직 베어를 소유하려는 갈망만 남는다. 좋아함 없이 원함만 폭주하는 상태인 셈이다. 소원 기계와의 이야기가 늘 공포와 불행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이런 감정적 추락을 우리 모두 알게 모르게 겪어봤기 때문이리라.</p> <h3 contents-hash="5ba25f9de4b236bd3d6b160f7450ba7eb6522ea6b387ac16087ad4637411d1a2" dmcf-pid="Q66mhVIkez" dmcf-ptype="h3">좋아할 것을 정확히 원할 능력이 없으니</h3> <p contents-hash="cce6a93b66153a8dff71929b246aa5a0388e2c0c5b07488be0ba49bc0ad2bff0" dmcf-pid="xPPslfCEL7" dmcf-ptype="general">프레이저가 주술을 판단 없이 작동하는 기계적 법칙이라 불렀을 때, 그는 인간 바깥의 어떤 힘을 상상하고 있었다. 해가 뜨고 지거나 비가 내리는 것 같은 자연법칙. 그리고 그 법칙에 속절없이 휘둘려야만 하는 인간 존재. 그러나 ‘옵세션’이 보여주는 공포의 주술은 사실 그런 것이 아니다. 공포는 원함과 좋아함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 신경계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베어를 벌하는 것은 초자연적 힘이 아니라 판단하지 않고 그저 실행될 뿐인 그 자신의 욕망이다. 이 영화에 어떤 경고나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소원을 조심스럽게 빌어라”가 아니다. 오히려 “당신은 애초에 무엇을 원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어떤 유령이나 괴물보다도 오싹한 진실인지 모른다.</p> <p contents-hash="d6c11da065f7fcb3426c651a76359557c1415b2c40c9c7cb36f02c689890a765" dmcf-pid="yvv98CfzMu" dmcf-ptype="general"><strong>서윤빈 소설가</strong></p> <p contents-hash="429801a0d807522e8d569ec0dadec9c47472f5fd0b7470db09ebad022fd2b0f9" dmcf-pid="WTT26h4qJU" dmcf-ptype="general"><strong>*세상 모든 콘텐츠에서 과학을 추출해보는 시간. 공대 출신 SF 소설가가 건네는 짧고 굵은 과학잡학. 3주마다 연재.</strong></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겨레2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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