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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귀여움이 최선인 ‘코스믹 호러’의 세계에 빠지다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9
2026-11-08 13:27:2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서윤빈의 과학 읽다]‘극장판 치이카와’, 폭력과 복수의 연쇄를 회피하는 취향적 서사</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UUhKH3KpnW">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aa25df6759f5ebd84e908565cd32da270a9e605b6bc3026178ffc758f22aa669" dmcf-pid="uul9X09UMy"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의 한 장면. CJ ENM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1/08/hani21/20261108132515712yiws.jpg" data-org-width="970" dmcf-mid="3t9ExnEod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1/08/hani21/20261108132515712yiws.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의 한 장면. CJ ENM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6a3a9ebbf0ed575eb90686f187e17c570f6332f277f52b4d7b8ce37bba2aa521" dmcf-pid="77S2Zp2ueT" dmcf-ptype="general"><strong>※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strong></p> <p contents-hash="9c25c6d6ffb9c0223a2d292ad5d89256d84732e419b27188678525d1c32e8a55" dmcf-pid="zzvV5UV7Rv" dmcf-ptype="general">‘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먼작귀)의 줄임말이자 주인공 이름인 ‘치이카와’가 요즘 극장가에서는 ‘먼가 크고 이상한 녀석’이 됐다. 2026년 9월30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은 한 달 만에 200만 관객을 넘겼다. 일본에서는 1천만 명 넘게 관람해 2026년 최고 흥행작이 된 이 영화는 중국과 대만에서도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에 연재하던 단편만화에서 출발한, 그림체마저 소박한 이 작품은 어떻게 뭇 동아시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p> <p contents-hash="377e984742b41e1bd543fa104e72af2051c8294c6f9e70cf8a0b9f2b8bfbb0de" dmcf-pid="qqTf1ufzJS" dmcf-ptype="general">우선 영화 줄거리를 간단히 알아보자. 영화는 소박한 전단 한 장으로 시작된다. ‘토벌로 보수 100배’ ‘단것 무한 제공’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치이카와, 하치와레, 우사기 등은 낯선 섬으로 향한다. 그들은 실제로 극진한 환대를 받으나, 그 뒤에 숨은 의뢰 내용은 섬 주민들을 납치해 잡아먹는 거대한 세이렌을 토벌하는 일이었다.</p> <h3 contents-hash="ef44e429a2d323242c735b1dd55c11b7406526a2e00e5dd427bab09c5af4c8fa" dmcf-pid="BBy4t74qJl" dmcf-ptype="h3">‘고독을 거부한 영생’이 초래한 사태</h3> <p contents-hash="bebcbb02d12bda15a011cfe9a3368fc579434ad97a9700e60fd71a9f437995d4" dmcf-pid="bx0nK6nQnh" dmcf-ptype="general">영화 속 다른 인물들은 모르고 관객만 알게 되는 진상은 다음과 같다. 세이렌과 인어가 바다에서 놀다 섬 주민 한잎과 두잎이 탄 배와 부딪쳤고, 두잎이 죽음 직전에 이르렀다. 한잎은 인어 고기를 먹으면 영원히 산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고 인어를 꾀어내 죽인 뒤 그 고기를 두잎에게 먹였다. 되살아난 두잎은 혼자 영원히 사는 것이 두려워 한잎에게도 고기를 먹였다. 그렇게 영원한 생명을 얻은 둘의 몸에는 건전지를 끼우는 칸이 생겼다. 세이렌이 찾던 범인이 사실은 치이카와 일행을 물심양면으로 돕던 그 둘이었다. 마지막 싸움 도중 그 건전지 칸을 본 세이렌은 한잎과 두잎이 범인임을 알아낸다. 치이카와는 한잎과 두잎이 범인이라는 걸 어렴풋이 눈치채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섬을 떠나 일상으로 돌아온다. 한잎과 두잎은 ‘알았어!’라는 세이렌의 말이 ‘더는 섬 주민을 납치해 잡아먹지 않겠다’가 아니라 ‘범인이 누구인지 알았다’는 의미임을 인지하고 다른 섬으로 도망친다. 세이렌이 그들을 쫓아 섬으로 향하는 장면을 비추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p> <p contents-hash="39c1e0b10986e71420f0c900cf470b90c1bbac53a7bac6122e38f94744faae21" dmcf-pid="KMpL9PLxnC" dmcf-ptype="general">어린이 영화라기에는 무시무시한 이 이야기의 모티프는 ‘인어를 먹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는 야오비쿠니 설화다. 한 남자가 화려한 연회에 참석했다가 부엌에서 일꾼들이 인어를 요리하는 걸 본다. 요리는 먹음직스러워 보였으나 남자는 이상한 예감에 요리를 먹지 않고, 선물로 조금만 받아온다. 그러나 남자의 딸이 남자가 숨겨둔 인어 고기를 먹어버린다. 그 결과 딸은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떠나보낸 채 800년을 홀로 살다가 숨을 거둔다. 영화가 설화를 변형한 지점은 명확하다. 자기가 인어 고기를 먹고 되살아났다는 걸 알게 된 두잎은 한잎에게도 인어 고기를 먹였다. 그들은 영원의 대가인 고독을 치르기를 거부한 셈이다. 섬의 불행은 그렇게 초래됐다… 라고 말하는 것이 합당할까?</p> <h3 contents-hash="b71b1b3cd0af44161363f84b0f23d2f949ecb53bbca54901e573b7f1f9e61d90" dmcf-pid="9RUo2QoMeI" dmcf-ptype="h3">현대인이 느끼는 근본적 불안감 대변</h3>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32852e8b31f1a4f6e6558cfd9fb796f36e0065e7bdab445a82b3ccdde9d93590" dmcf-pid="2eugVxgReO"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의 한 장면. CJ ENM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1/08/hani21/20261108132516950mike.jpg" data-org-width="970" dmcf-mid="00CbGFb0R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1/08/hani21/20261108132516950mike.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의 한 장면. CJ ENM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cdde60a1979a606b1730f57e89c18c7e8e5c2ed77609b517f7cbcd1f84fc1add" dmcf-pid="Vd7afMaeLs" dmcf-ptype="general">야오비쿠니 설화의 주인공인 딸은 죽는 날까지 전국을 떠돌았으나 죽은 뒤에는 양지바른 곳에 묻힌다. 사람들은 그를 기리는 작은 사찰도 세워주었다. 반면 한잎과 두잎은 세이렌의 복수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이렌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깊고 어두운 바다 밑바닥에서 영원한 감옥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세이렌이 한잎과 두잎에게 기어이 치르게 하려는 대가가 고독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거기에는 부자유와 두려움이 포함됐고, 의도는 아니었겠으나 죄책감도 있다. 이는 살인죄에 대한 일반적 처벌(그러니까 징역)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세이렌의 복수는 법에 따른 것이 아니라 비대칭적인 힘의 위계를 통해 행사하는 사적 제재이므로 징역과는 명백히 다르다. 한잎과 두잎이 세이렌에게 진실을 밝히고 사죄한다 해도 감형은 없을 것이다. 영화를 본 뒤 관객이 느끼는 불쾌감은 여기서 발생한다. 세이렌이 섬에서 가장 강한 존재인 한 영화 속 죄의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데, 이는 비극처럼 감정의 정화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불합리하다는 느낌을 일으킨다. 한잎과 두잎은 대가를 바가지로 치른다.</p> <p contents-hash="eec4036a77c423707298499d381db1fc812cc2ce1aa82464e5e1c11a314b0c11" dmcf-pid="fJzN4RNdim" dmcf-ptype="general">여기까지의 독해에 따르면 세이렌을 코스믹 호러(우주적 공포)적 존재 내지는 자연으로 치환하고, 영화의 매력 요소 역시 거기서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코스믹 호러는 현대인이 느끼는 근본적 불안감(그러니까 자신은 이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이며 세상은 나빠져만 간다는 느낌)을 잘 대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런 독해를 지지하지 않는다. 치이카와 일행과 섬 주민들에게 세이렌을 토벌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매운맛 카레를 먹고 전투 불능 상태가 된 세이렌에게서 더는 섬 주민들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물론 속내는 범인을 알아냈기에 더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지만)을 받아낸 그들은 세이렌이 바다로 도망치는 것을 막지 않는다. 토벌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세이렌을 자연이나 코스믹 호러적 존재로 읽기에는 무리가 생긴다. 물론 세이렌을 죽였다면 그것은 반대로 세이렌에 대한 부당한 처분이 됐을 것이다. 영화 말미에 치이카와가 한잎과 두잎이 범인이라는 걸 눈치챘음에도 침묵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들을 세이렌에게 내주는 것도, 세이렌을 죽이는 것도 옳지 않으니까.</p> <h3 contents-hash="b5fe6e3707092eb98eb561084db28c2a5f412093e81d6b174199a7baeb9d9fbd" dmcf-pid="4iqj8ejJer" dmcf-ptype="h3">무해한 존재이고 싶은 관객의 욕망을 핥다</h3>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b08fd0ddaefc339064e508e1ebe137009ccab9f418c9be6cc4e13a065f71a1e8" dmcf-pid="8nBA6dAiMw"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의 한 장면. CJ ENM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1/08/hani21/20261108132518177jfws.jpg" data-org-width="970" dmcf-mid="pQnYkOYCM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1/08/hani21/20261108132518177jfws.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의 한 장면. CJ ENM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57b78908a40b356209ba694abf7d7fd0f2467d21f735d1529645478a24ed2d4e" dmcf-pid="6LbcPJcniD" dmcf-ptype="general">문제는 치이카와의 이 판단 중지 역시 옳지 않다는 데 있다. 세이렌의 약속을 믿을 수 있는지도 문제지만(섬 주민들은 세이렌에게 대항할 힘을 갖추게 된 것이 아니라 우연히 한 번 세이렌을 제압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세이렌이 말을 번복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 그보다도 영화가 마지막 장면에서 세이렌의 복수가 결국 이뤄질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치이카와의 판단 중지는 도덕적 공백의 자리가 아니라 자신을 섬의 폭력과 복수의 연쇄에 개입시키지 않는 자리다. 덕분에 온전한 진실도 후일담도 모른 채 섬을 떠난 치이카와는 끝내 작고 귀여운 존재로 남을 수 있다.</p> <p contents-hash="f823eaade7458af9ded181584acc4e9700bb968465eee5b308de6418072bbbcc" dmcf-pid="PoKkQikLiE" dmcf-ptype="general">이 단순한 영화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치이카와의 자리는 관객의 욕망을 정확히 관통한다. 그곳이야말로 코스믹 호러나 다름없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자신을 위치시키고 싶은 자리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악과 불행을 막을 힘은 없지만 거기에 가담하고 싶지도 않다. 즉 적어도 무해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우리에게 있다. 이는 귀여운 존재이고자 하는 욕망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는 그 욕망을 치이카와에게 투사하고, 치이카와를 좋아하는 일, 그러니까 취향을 통해 욕망의 언저리를 핥는다. 도덕 좋다. 착한 것도 좋다. 하지만 옳은 판단, 옳은 행동이 불가능한 세계에서 최선은 귀여움이다.</p> <p contents-hash="d6c11da065f7fcb3426c651a76359557c1415b2c40c9c7cb36f02c689890a765" dmcf-pid="Qg9ExnEonk" dmcf-ptype="general"><strong>서윤빈 소설가</strong></p> <p contents-hash="2b5a14731b40550ca7af86c8271041ce5a6b83934c4a6da422f47afc416a59ff" dmcf-pid="xa2DMLDgJc" dmcf-ptype="general"><strong>*서윤빈의 과학 읽다: 세상 모든 콘텐츠에서 과학을 추출해보는 시간. 공대 출신 SF 소설가가 건네는 짧고 굵은 과학잡학. 3주마다 연재.</strong></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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