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인사이드 - 김미경 은평구청장
10년간 1만3400그루 심어
캠핑장·테마공원 등도 함께
구민들의 몸·정신 건강 치유
2026년 무장애 숲길 마무리
서오릉 공원 앵봉산과 연결
김미경(오른쪽) 서울 은평구청장이 관내 봉산 편백숲에서 구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은평구청 제공
“매일 편백숲길을 찾아와 맨발 걷기를 하다 보니 당뇨·콜레스테롤 등 각종 건강 지표가 정상으로 돌아와 너무 좋다. 집 주변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항암치료를 위해 아침저녁으로 2시간씩 편백숲에 오르는데, 편백숲 걷기로 암 덩어리 크기도 많이 줄고, 몸과 마음이 많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늘 밑에 앉아서 바람을 맞으면 더위를 식힐 수 있다. 몸이 편찮아 휠체어를 타는 가족이 있는데 보행길이 잘 조성돼 있어 휠체어를 타고 함께 편백숲에 올 수 있다는 것도 좋다.”
한여름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 듯하던 지난달 29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편백숲에서 만난 은평구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편백숲에 대한 장점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편백숲을 함께 찾은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은평구에는 서울 유일의 힐링 공간인 편백숲이 있다. 편백나무는 탄소 흡수력이 뛰어나고 피톤치드를 많이 발산해 미세먼지·황사 저감뿐만 아니라 살균·진정 등 아토피 예방에도 좋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김 구청장은 구청장 취임 전인 서울시의회 의원 시절부터 편백숲 조성에 공을 들여왔다. 은평구는 2014년부터 서울시 최초로 ‘은평 편백나무 힐링숲’ 조성 사업을 시작했는데,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데는 당시 서울시의원이자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 구청장의 지지가 컸다.
은평구에 따르면 편백숲과 보행로를 비롯해 가족캠핑장·테마공원 등을 조성하는 데 총 265억 원이 투입됐다. 이 중 국비가 90억 원, 시비 133억 원, 구비 42억 원이다. 은평구 관계자는 “서울시가 예산을 투입해 은평구에 편백나무 숲을 조성할 수 있도록 당시 시의원이던 김 구청장이 힘을 실어줬다”며 “현재 1만3400그루의 편백나무가 편백숲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편백숲에 있는 곤충호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시설은 병·산불·노화 등으로 말라 죽은 나무를 활용해 만든 것이다. 은평구청 제공
김 구청장은 편백숲을 오르며 구민들을 마주칠 때마다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편백숲을 찾아와 치유나 재활 활동을 하는 구민 분들이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면 구청장으로서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며 “가족 단위 또는 연인, 친구와 함께 편백숲을 찾아와 복잡한 도시에서 여유로움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몸과 정신이 건강해지는 것을 체감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은평구는 보행 약자도 편백숲을 누릴 수 있도록 무장애 숲길을 조성하고 있다. 총 9.8㎞ 길이의 무장애 숲길은 6단계로 나뉘어 조성되며, 현재 4단계 5.2㎞ 구간까지 완료됐다. 숲길 중간중간에는 쉼터나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마련돼 숲길을 걷다 용변이 급하거나 도저히 걷기 힘들 정도로 지쳤을 때도 곧장 하산하지 않고 편의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은평구는 오는 2026년까지 무장애 숲길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봉산 인근 서오릉 공원에 조성된 앵봉산 무장애 숲길(1.1㎞)과 연결해 약 11㎞ 길이의 숲길을 조성하는 한편, 앵봉산 가족캠핑장 등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편백숲은 김 구청장의 자랑거리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일부 환경단체와 언론 등이 편백숲에 대해 인공 급수가 없으면 자생할 수 없고, 봉산 편백숲이 대벌레와 러브버그의 발생 원인이라는 식의 비판의 목소리를 키워 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허위 사실이라며 하나하나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편백숲은 10년 전부터 성공적으로 식재해 잘 자라고 있고, 별도의 급수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 2023년에 심은 묘목의 경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급수를 하고 있는데, 이는 편백나무뿐만 아니라 다른 묘목에도 시행하는 일반적인 작업”이라며 “편백나무는 중부 지역에서 성장해 기후 환경에 순화된 수목이며, 현재 활착 상태도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또 편백숲이 대벌레와 러브버그 발생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은 결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은평구가 정종국 강원대 산림곤충학과 교수의 자문을 구한 결과 편백숲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생명과학부에서 석박사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웹툰작가 김도윤 씨는 유튜브에서 러브버그 발생 원인으로 초기 외래종의 경우 천적·경쟁자가 없어 초기 번식이 유리해진 점과 기후변화 등을 꼽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숲길을 좋아하는 분들이 참 많은데도 불구하고 비논리적인 허위 사실이 인터넷상으로 퍼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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