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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유리천장 깬'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의 고백"제 인생의 가이드는 김미정입니다"[장애인의 날X진심인터뷰]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84
2025-04-21 08:03:00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4/21/2025042201001499700201166_20250421080620822.jpg" alt="" /><em class="img_desc">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김미정 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기획부 주임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1998년 나가노패럴림픽 사진을 보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송파=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15/</em></span><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4/21/2025042201001499700201162_20250421080620830.jpg" alt="" /><em class="img_desc">김미정 장애인체육회 주임과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파=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15/</em></span><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4/21/2025042201001499700201164_20250421080620839.jpg" alt="" /><em class="img_desc">사진제공=김미정 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기획부 주임.</em></span>[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스키는 제가 가이드 러너였지만, 제 인생의 가이드 러너는 김미정입니다."<br><br>4월의 봄볕이 쏟아지는 대한체육회 집무실,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의 고백이 찡했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취임 후 눈코뜰새없이 바쁜 김 총장에게 '동행 인터뷰'를 신청했다. '김미정'이라는 한마디에 "너무 좋죠" 했다. '시각장애 스키어' 김미정과 '가이드 러너' 김나미는 한국 패럴림픽, 여성 스포츠의 역사다. 1998년 나가노패럴림픽에 한국 동계스포츠 사상 최초로 도전했고, 4위로 메달을 놓쳤지만 눈부신 질주로 'MVP'에 필적하는 사상 첫 '황연대성취상(당시는 황연대극복상)'을 수상했다. 봄날, '스키 듀오'는 27년 전 사진을 보며 울다 웃다 했다. 김나미가 27세, 김미정이 21세, 그녀들도 봄날이었다. 황연대성취상 사진에 눈에 바짝 갖다댄 김미정이 "처음 언니가 화장을 해준 날"이라고 했다. "이 고글 생각 나?" "○○오빠 기억 나?" 서로의 연애사까지 꿰뚫고 있었다. 인터뷰인지 드라마인지 모를 두 여성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4/21/20250422010014997002011611_20250421080620848.jpg" alt="" /><em class="img_desc">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김미정 장애인체육회 주임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파=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15/</em></span><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4/21/2025042201001499700201161_20250421080620859.jpg" alt="" /><em class="img_desc">'한국 최초의 여성 장애인 의사' 황연대 박사(전 장애인복지진흥회 부회장)가 김미정에게 '패럴림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전을 한 남녀선수'에게 수여하는 황연대성취상을 건네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김미정 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기획부 주임</em></span><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4/21/2025042201001499700201163_20250421080620866.jpg" alt="" /><em class="img_desc">황연대 박사와 21세의 알파인스키 선수 김미정, 27세의 가이드러너 김나미. 사진제공=김미정 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기획부 주임</em></span>▶나가노패럴림픽, 용감무쌍 그녀들의 파란만장 동행기<br><br>1986~1993년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88관왕 기록을 보유한 '스키여왕' 김나미가 은퇴 후 가이드 러너의 길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뜻밖의 개인사를 털어놨다. 김 총장은 "사촌언니가 후천성 시각장애인이었어요. 엄청 총명했거든요. 시각장애에 대한 온 집안의 관심이 각별했죠. 미국 버클리대 유학 후, 서울맹학교 교사로 일하던 중에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세상을 떠났어요. 세 자매가 함께…. 한날한시에 세 딸을 잃은 이모부(고 정광진 변호사)는 삼윤장학재단을 만들어 서울맹학교를 후원했어요." 선수 시절 9번의 대수술도 장애에 대한 편견을 바꿔놨다. "운이 좋았을 뿐, 누구나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은퇴 직후 아침방송에서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한 후 장애인스키 쪽에서 연락이 왔다. 김 총장은 "당시 장애인체육 현장은 정말 열악했어요.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했고, 장비도, 지원도 말도 안되게 부족했죠"라고 돌아봤다. 그러나 자신처럼 '겁 없는 후배' 김미정과의 만남은 축복이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완벽했다. "비장애인도 잘 못 내려오는 용평 블랙다이아몬드 슬로프를 둘이서 미친 듯이 내달렸어요. 가이드러너의 역할은 게이트에서 라인을 잡아주는 건데 선수와 호흡이 최고 중요해요. 미정이는 정말 잘 탔죠. 기문에 바짝 붙어타는 센스가 뛰어났어요. 미정이가 날 채근할 때도 있었어요. '언니! 빨리! 쏴! 쏴!' 했죠"라며 웃었다. "친자매 소리를 들을 만큼 서로 닮아갔어요. 비장애인도 내 폼을 따라하기 쉽지 않은데, 미정이는 내 폼을 따라오더라고요. 신기했죠." <br><br>나가노패럴림픽 4위는 그래서 더 아쉽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깝죠. 동메달과 정말 근소했어요. 우리의 첫 실전이었거든요. 국제대회에 한번만 나가봤어도 메달을 땄을 거예요. 돈이 없어 훈련도 충분히 못했죠. 용평스키장에서 '이렇게 훌륭한 선수가 있다'며 게이트를 얻어타기도 했어요"라고 돌아봤다. 옛 추억을 떠올리다말고 김 총장이 왈칵 눈물을 쏟았다. "미정이가 워낙 잘 타니까, 어린애들이 '진짜 시각장애인 맞냐'며 장갑을 꽂은 폴대를 눈앞에다 흔들어댔어요. 욕하면서 소리 지르다 속상해서 펑펑 울었죠. 미정이가 '언니 참아, 저런 사람 많아. 난 괜찮아' 오히려 날 달랬어요. 미정이가 그런 대접을 받는 현실이 너무 속상했어요." <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4/21/2025042201001499700201165_20250421080620873.jpg" alt="" /><em class="img_desc">사진제공=김미정 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기획부 주임.</em></span>그녀들은 스키장 밖에서도 동행했다. 1990년대 김 총장 식구의 집이자 레스토랑, 신촌 '내사랑 알프스'는 스키어의 성지였다. 김 총장의 부친, 고 김성균 전 알프스스키장 대표도 미정이를 딸처럼 아꼈다. 함께 잠을 청하던 어느 밤, 미정이가 물었다. "언니, 눈빛이란 게 뭐야?" 선천적 시각장애인인 미정이에게 '눈빛으로 말한다'는 건 평생의 궁금증이었다. 김 총장은 마음이 아파 밤잠을 설쳤다. 가족과 생계를 위해 안마시술소에 다녀야 했던 미정이를 '안 가면 안 되냐' 붙잡은 날도 많았다. "먹고 살아야 하고, 거기 말곤 취업이 안된대요. 내 동생 미정이처럼 훌륭한 선수가 운동도 못 하고, 생계를 위해 그 고된 일을 해야만 한다는 게 너무 속상했어요." 결혼, 출산 후에도 동행은 계속됐다. 두 아들의 엄마가 된 김 총장과, 딸과 아들을 둔 김미정. 둘째 출산 직후, "둘째가 나와 같은 장애가 있는 것 같다"는 미정이의 전화, 둘은 수화기를 붙들고 통곡했다. "한번도 미정이를 시각장애 선수라 생각한 적 없어요. 내 동생이죠. 처음엔 재능기부하면 모양새가 좋겠단 생각도 했는데, 미정이와 훈련하면서 그런 생각을 잠깐이라도 한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온실 속 금수저로 88관왕 하고 콧대가 하늘을 찔렀던 내가, 미정이를 만나 달라졌어요. 미정이를 통해 인생이 바뀌었고, 배려와 감사를 배웠죠. 미정이가 나를 좋은 길로 인도해줬어요." 김 총장은 단언했다. "나는 미정이의 스키 가이드러너였지만, 내 인생의 가이드는 김미정입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4/21/2025042201001499700201167_20250421080621210.jpg" alt="" /><em class="img_desc">김미정 장애인체육회 주임과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파=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15/</em></span><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4/21/2025042201001499700201168_20250421080621223.jpg" alt="" /><em class="img_desc">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김미정 장애인체육회 주임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파=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15/</em></span><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4/21/20250422010014997002011610_20250421080621233.jpg" alt="" /><em class="img_desc">김미정 장애인체육회 주임과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파=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15/</em></span><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4/21/2025042201001499700201169_20250421080621246.jpg" alt="" /><em class="img_desc">김미정 장애인체육회 주임과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파=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15/</em></span>▶장애-비장애 스포츠 행정가로 재회한 그녀들 "모두의 스포츠 위해!" <br><br>30대, 40대, 엄마, 여성, 체육인의 삶을 버텨내며 유리천장에 도전하는 동안도 줄곧 함께였다. 김 총장은 대한장애인체육회 부회장, 평창2018 유치위원,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 국제바이애슬론연맹 아시아 여성 최초 3연임 부회장을 거쳐 대한체육회 105년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에 올랐다. 김미정은 여성 최초의 골볼협회 국장으로 일하다 2018년 평창패럴림픽 직후엔 홀로 두 아이를 데리고 캐나다 퀘벡으로 영어연수를 위해 떠나기도 했다. "폭설에 발이 푹푹 빠지는 캐나다에서 운전도 못하는 시각장애인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처음으로 안 되는 일도 있단 걸 깨달았던 때"라며 웃었다. 김 총장은 체육인재육성재단 해체의 아픔을 겪은 후 2018년 평창올림픽 직후 독일로 떠났다.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스포츠의 운명이 다시 그녀들을 같은 곳으로 이끌었다. 김미정은 귀국 후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 훈련기획부 주임으로 후배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다. 김 총장은 체육계 유리천장을 깨고 금의환향했다. 다시 함께 달릴 미래를 꿈꾼다. <br><br>김 주임이 "언니와 함께 한국선수 최초로 받은 '황연대성취상'을,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게 좋은 곳에 기증하고 싶다"고 하자 김 총장이 "좋은 생각!"이라고 맞장구쳤다. '기증식 때 27년 만에 가이드러너와 선수로 스키 시연도 해보면 재밌겠다'는 말에 선후배의 눈빛이 반짝였다. 김 주임이 말했다. "최근에 일하면서 의기소침할 때가 많았는데 오늘 언니를 만나 다시 용기를 얻었어요. 다시 힘을 내야겠어요. 언니와 같이, 여성 체육인, 행정가로서 장애-비장애인이 어울리는 스포츠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오늘이 우리의 마지막 인터뷰가 아니라 시작점이라고 써주세요." 김 총장이 화답했다. "'우리의 스펙트럼은 넓고 우리의 그릇은 무궁무진하다.' 여성을 넘어 남녀, 장애-비장애, 청소년, 노인까지, 모두를 아우를 우리들의 스포츠를 기대해주세요!" 그녀들의 봄날은 다시 시작이다. <br> 올림픽회관=전영지 기자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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