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민주노동당 권영국·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2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23일 열린 2차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에너지 대책으로 원전을 강조한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재생에너지를 강조해 뚜렷한 시각차를 나타냈다.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원전을 통해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기를 확보하면 국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간다고 주장한 반면, 이재명 후보와 권 후보는 Re100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든 에너지가 시대의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4명의 후보자는 기후 위기 대응 방안에 대해 공약을 발표하고 주도권 토론을 이어갔다.
이준석 후보는 "대통령 고집으로 종이 빨대를 강제했더니 플라스틱 빨대 생산 기업은 피해를 입었고, 정권이 바뀌니 정책이 바뀌어서 이번엔 종이 빨대 생산 업체가 파산위기에 몰렸다"면서 "환경과 기후 대응은 매우 중요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환경 PC 주의는 국가 정책을 왜곡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제안하는 영화 한 편 보고 감동에서 시작한 탈원전 정책은 전국의 농지와 임야를 태양광 패널로 바꿔 놓고 운동권 마피아들이 태양광 보조금 받아 흥청망청하다가 결국 사법 처리를 받기도 했다"면서 "이준석 정부는 비과학적 환경주의가 아니라 과학과 상식, 그리고 국제적 기준에 입각한 합리적 기후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전 세계의 전체적인 에너지의 흐름은 이제 화석 연료에서 재생 에너지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재생 에너지 산업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직전 정부가 이 재생에너지 산업을 탄압하는 바람에 사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산업은 매우 위축됐다"면서 "전 세계가 대체적으로 30%에서 60~70%씩 재생에너지 비율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9%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Re100, 그러니까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제품만 산다가 국제 표준이 되고 있는데 어쩌자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면서 "
탄소 국경세처럼 화석연료로 생산한 제품에는 부과금을 부여하는데, 앞으로 수출을 어떻게 하겠느냐. 그래서 대한민국의 산업 정책도 재생에너지 산업으로 대대적으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서남 해안을 중심으로 또는 소멸의 위기를 겪는 농어촌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즉 태양광, 풍력 발전 등을 대대적으로 해야 한다"면서 "전남 일대에는 지금 재생에너지 송전망이 부족해서 추가 발전 허가가 나지 않는데, 신속하게 송전망을 건설하고 해당 지역에 데이터센터 같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들을 유치하고 재생 에너지 중심의 산단 즉 RE100 산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재생에너지 확대만 주장하지 원전에 대해서는 더욱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안 하고 있다"면서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에너지가 바로 원자력 발전"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원자력 발전 단가는 50원이나 60원 사이이지만,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는 300원에 이른다"면서 "이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고 AI 사용으로 전기가 많이 필요한 이럴 때에 값싸고 안정적이고 깨끗한 원자력 발전이 많이 준비하는 것이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글로벌 기후 총회에서도 2050년 탄소 중립을 위해서 원전을 3배로 늘리자며 30개국 이상이 동참했다"면서 "기후위기 대응에서 원전을 외면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이재명 후보는 원전이 위험하다면서 적절하게 섞자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기후위기가 대기업과 부유층 때문에 일어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권 후보는 "기후 위기는 온실가스의 43%를 배출하는 10대 대기업과 부유층으로부터 발생하지만, 피해는 가난한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된다"면서 "지난 3월에 산불로 31명이 희생되고 서울 면적의 1.7배가 불타 없어졌다. 폭우와 홍수로 반지하 방에 살던 가족이 죽고, 여름 폭염으로 노동자, 농민, 어르신들이 쓰러졌고, 겨울 혹한에 비닐하우스에서 지내던 이주 노동자들이 얼어 죽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영국은 기후 불평등을 바꾸겠다"면서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기업과 부유층에게 기후정의세 도입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취약계층 지원 △석탄·화석 연료 시대를 끝내고 공공이 주도하는 재생에너지 시대 △정의로운 전환법 도입으로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지역 주민의 삶을 유지 △부총리급 기후 에너지부 신설 △핵 발전소 없는 대한민국 △국가가 에너지 전환 주도를 공약했다.
권 후보는 "한국산업은행이 녹색 투자은행의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면서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매우 절박하다"고 했다.
주도권 토론에서는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먼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질문했다. 한국의 원전이 위험하다며 불신을 갖는 것 같은데, 한국의 서해안 근처에 중국이 원전을 대규모로 늘리는 것에 대한 입장은 다르냐는 취지의 질문이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저는 대한민국 원전을 불신한다고 한 바가 없다. 안전성의 우려가 있다, 그 안전 관리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면서 "사고는 잘 안 나겠지만, 사고가 날 경우에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그게 50년에 한 번이든 100년에 한 번이든 그 점을 고려해야 하고, 중국 동해안에 원전들이 많이 있는 건 저도 아는데 거기에 원전 많으니까 우리나라의 원전 많아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발언대로라면은 대한민국 원전이 뭐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안전하지 않다는 취지로 들릴 수 있다"면서 "지금 결국에는 뭐 중국에 대해서는 별말 안 하실 것 같은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느냐"고 파고들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역시 제 말을 좀 왜곡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말을 먼저 드린다"면서 "대한민국 원전이 위험하다 더 불안하다 라고 말한 바가 없다. 원전의 일반적인 위험성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원전이란 지금 당장은 싼 게 맞지만 폐기물 처리 비용이나 또 위험을 비용으로 환산했을 때 그걸 계산하면 엄청나게 비싼 에너지일 수도 있다"면서 "또 한 가지는 지금 이미 유럽에서는 원전 생산 원가보다 풍력 발전 원가가 더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그것을 다 감안해 가지고 원전이 더 싸다고 제가 그때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나아가 "탈 석탄 감원전이란 이야기를 했다면 보통 기저전력을 무엇으로 해결하느냐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 에너지 수요는 갈수록 AI와 로봇의 발달로 늘어날 텐데 탈석탄·감원전을 한다면 늘어나는 기저 전력 수요는 무엇으로 대응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지금 현재 상태도 원전의 비중이 32% 정도고 현재 상태로는 새로 짓는 것도 있기 때문에 지금 있는 것만 해도 2060년까지는 쓸 수 있는 상태"라면서 "풍력이든 태양광이든 이 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늘리고 그 사이에 지금 막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 이걸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예를 들면 양수발전소라든지 이런 기존의 시스템을 활용할 여지가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후보는 "양수발전소 같은 경우엔 또 다른 환경 파괴를 낳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결국에는 산을 깎아가지고 결국 많은 댐을 만들겠다라는 것"이라고 하자, 이재명 후보는 "그렇지 않다"고 맞받았다.
이준석 후보는 "양수발전소의 기존 용량을 그러면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말씀이신데 부족한 용량 아닌가, 안 짓고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하자 이재명 후보는 "그렇게 단정하지 말라니까요. 제가 언제 양수발전소 용량을 늘린다고 했느냐"라면서 "그것도 하나의 예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을 수 있다"면서 "전국의 모든 전력망이 지능형으로 다 연결이 되고 밤에 예를 들면 자동차 배터리 (충전기를) 꽂아놨다가 안 쓸 때는 배터리에 전기를 빼서 다른 데 공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후보는 "결국 v2g 같은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면서도 "그게 현실화하려면 우리나라에 현재 보급된 충전기 구조 같은 것도 다 바꿔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가볍게 말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후보는 권영국 후보에게는 "ESS가 기피시설이 되면 이재명 후보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느냐"라고 물었고, 권영국 후보는 "ESS 시설은 기술 발전으로 많이 발전하고 있지 않느냐"라면서 "제가 전기차를 타고 있는데 기존에 화재가 많이 났고 저장량도 매우 적었지만 지금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게 "원전 비중을 60%로 하겠다고 한 것 같은데, 원전 하나 짓는데 보통 10년에서 15년 정도 걸린다"면서 "앞으로 10년~15년 후에 원전 비중을 올리겠다는 말 같고, Re100의 에너지원 중에 원전은 포함이 되지 않는데,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제품만 사겠다는 글로벌 기업의 수요에 맞춰 기업들이 생산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감당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김 후보는 "원전의 비율은 지금도 원전 중에 쓸 수 있는 건데 수리해놓고 제대로 못 쓰고 있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점검해서 빨리 가동을 시키면 된다"면서 "재생에너지 부분 RE100은 사실 불가능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에게 "풍력발전이 중국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제가 알아보니 운영 중인 풍력발전 업체가 5곳인데, 지난 3년간 정부 입찰에서 선정한 시설 중에 중국산 터빈이 2곳이고 나머지는 모두 국산과 유럽산"이라고 공격했다.
이준석 후보는 "풍력발전과 태양광의 대부분 장비라는 것이 택갈이를 한다고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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