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 논란은 ing” 늦어도 너무 늦은 대응… 한국어는 여전히 미지원
혐한 의혹까지 제기되며 한국 게이머들의 분노를 증폭시킨 베데스다 스튜디오가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의 한국 판매를 허용했다. 오블리비언 출시 35일 만이다.
베데스다는 28일 엘더스크롤4 리마스터 국내 스팀 페이지의 구매 버튼을 오픈했다. 스탠다드 에디션은 5만 5900원, 디럭스 에디션은 6만 9000원이다.
엘더스크롤4 리마스터는 베데스다 스튜디오의 2006년 개발작 엘더스크롤4를 재구성한 작품으로 2025년 4월 23일부터 글로벌 정식 출시됐다. 출시 직후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만 동시 접속자 수 21만 명을 돌파하는 등 높은 인기를 얻었다.
탄탄한 게임성으로 한국에서도 관심이 집중됐지만 공개 직후 예상 밖의 논란이 생겼다. 한국에서는 스팀을 비롯한 모든 플랫폼에 지역 락이 걸려 플레이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엘더스크롤4 리마스터의 지역 락 대상 국가는 한국과 러시아뿐이었다.
여기에 스타필드 등 베데스다 스튜디오가 출시작들의 한글화 공식 지원을 하지 않는 등의 과거 사례까지 재조명되면서 베데스다 스튜디오의 '혐한' 의혹이 제기됐다. 세계 4위 규모의 게임 시장인 한국이 출시 지역에서 배제되는 대응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베데스다 스튜디오의 논란은 한국 패싱, 한국어 미지원뿐만이 아니었다. 사건이 커지자 지난달 25일 엑스박스 코리아가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사과문을 베데스다 스튜디오 대신 게재했다. 해당 사과문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와 협력하고 있다'는 문장이 포함됐다.
엑스박스 코리아의 대응에 한국 게이머들은 조만간 엘더스크롤4 리마스터를 즐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게임위가 베데스다 스튜디오와 엘더스크롤4 리마스터 관련 협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논란의 불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사실 게임위와 협력한다는 엑스박스 코리아의 사과문 문구는 어불성설이었다. 엑스박스 코리아는 엘더스크롤4 리마스터의 자체 등급분류를 15세 이용가로 확정했다. 베데스다 스튜디오가 스스로 행한 스팀 지역 락은 게임위와 협의할 사안이 아니었다.
이에 4월 27일 엑스박스 코리아는 원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문구를 정정한다며 사과문 내용을 게임위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변경했다. 한국 게이머들은 "베데스다와 엑스박스 코리아의 한국 게이머 기만은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사건이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베데스다 스튜디오가 한국 게임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킨지 1개월 정도 경과된 5월 22일 게임위는 엘더스크롤4 리마스터를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분류했다. 붉은색 선혈 및 신체절단을 포함한 과도한 폭력 표현, NPC 암살 및 소매치기 등 직접적인 범죄 표현, 베팅과 배당을 내용으로 하는 투기장으로 직접적인 사행행위 묘사 등을 이유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1조 및 등급분류 규정 제7조 제4호에 따른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베데스다 스튜디오는 엘더스크롤4 리마스터의 한국 판매를 시작했다. 엘더스크롤4 리마스터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지 35일 만이다. 소식을 접한 게이머들은 "혐한 기업 제품은 사지 않는다고 배웠습니다", "너무 늦었다", 기분 나빠서 손절한다", "이 게임을 구매하면 어디 가서 한국인이라고 말하지 마라" 등 여전히 뜨거운 분노를 보이고 있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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