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비대위원장 개인 페이스북 통해 탈당한 윤석열 "사실상 출당" 주장
6·3 대선 사흘 앞에야 尹 거리두기 연출…尹은 전광훈 측에 金 지지 호소문
'단절' 말없는 金…全주도 대국본 집회선 계엄옹호, 부정선거 음모론 계속
5월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대국본'(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집회 주최측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헌으로 파면된 사유인 12·3 비상계엄 선포를 "합법"이라고 옹호하고 있다(위). 대국본을 사실상 주도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뒤이어 참석해 연단에서 발언하고 있다(아래).<유튜브 채널 '전광훈TV Pastor Jun TV' 영상 갈무리>
지난 5월30일 김문수 국민의힘 제21대 대선후보가 경기 가평군청평시계탑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김용태(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국민의힘 친윤(親윤석열) 지도부에서 출당·제명 요구를 꺼렸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뒤늦게 "탈당했지만 사실상 출당"이라며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시라"는 입장을 냈다. 윤 전 대통령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주도의 광화문 집회에 보낸 호소문으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를 재차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직후 대응이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오후 5시32분쯤 개인 페이스북에 "오늘 국민의힘은 당헌을 개정해 대통령의 당무개입 금지를 명문화했다. 정확히 말하면 '윤석열 방지' 당헌 개정이다. 윤 전 대통령이 탈당했지만 사실상 출당"이라며 "당초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당헌을 개정해 윤 전 대통령을 자동 출당시키는 조항을 신설하려고 했다"고 썼다.
이어 "계엄의 최대 수혜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다. 계엄이 아니었으면 이재명 후보는 대선 출마는커녕 지금쯤 정치권에서 퇴출됐을 것"이라고 12·3 비상계엄 사태 귀책을 짚으면서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같은 날 오후 4시30분쯤엔 MBC에서 윤 전 대통령의 호소문을 보도했다.
MBC 보도 등 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가 '국민혁명의장'을 자임하며 주도해온 대국본(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이날 집회에서 이동호 전 여의도연구원 상근부원장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나라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6월3일 투표장에 가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달라"는 내용의 윤 전 대통령의 전날(30일)자 호소문을 대독했다.
이 호소문에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겨울 자유와 주권 수호와 탄핵 반대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혼신을 다해주신 국민과 청년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지금 이 나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한마음 한뜻으로 용기를 내고 힘을 합치면 자유와 주권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불복 심리와 민주당 집권 반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전 대통령이 30일 문자메시지로 전 목사 측에 호소문을 보내왔단 게 이동호 전 부원장의 전언이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지 13일 만인 지난 17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 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는 공개 입장을 낸 바 있다. 이번 호소문은 SNS에 공개 게재되진 않았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에는 '6·3 대선에서 투·개표 조작 부정선거가 확실히 일어날 것'이란 음모론 기반의 다큐멘터리 영화 시사회에 공개 참석한 바 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영화 제작자인 이영돈 PD와 출연진인 전한길씨, 지지자들 등과 함께했다. 투개표 조작 부정선거 주장에 앞장서온 황교안 무소속 대선후보와도 이때 만났다.
전 목사도 이날 집회를 '국민저항권 광화문 국민대회'로 명명한 가운데 "사전선거는 부실과 조작 의혹으로 신뢰를 잃었고, 진짜 결판은 본투표에서 나야 한다"면서 "투표율이 90%에 가까워야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사전투표 부정선거론과 궤를 같이했다. 주최측에선 "계엄은 합법", "윤석열 정신으로 빨갱이 척결"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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