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KF 레이저 유도 식각 기술로 가공한 유리(사진=LPKF)
독일 LPKF가 반도체 유리기판 기술에 대한 특허권 행사를 시작했다. 유리기판 시장이 성장 가능성을 엿보이면서 진출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 LPKF가 특허권을 앞세워 진입장벽을 높일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PKF는 국내 레이저 가공 장비 업체 A사에 특허 및 상표 침해에 대한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는 LPKF가 특허로 확보한 레이저 유도 식각 기술 'LIDE(Laser Induced Deep Etching)' 명칭을 그대로 쓰면서 대학 및 연구기관에 장비 2대를 납품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IDE 기술 권리를 침해한 장비의 매출에 대해 손해 배상 청구 가능성을 명시했다”며 “LPKF가 국내 장비사에 경고장을 송부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LPKF는 레이저와 식각을 토대로 반도체 유리기판에 구멍을 뚫거나(TGV) 절단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현재 다수의 유리기판 제조사가 LPKF 장비를 활용할 정도로 반도체 유리기판 가공 분야에서 대세로 떠올랐다.
실제로 LPKF가 국내외 반도체 유리기판 제조사에 공급한 장비는 30대가 넘는다. 국내 다른 장비사들이 개별로 1~2대 공급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상당하다. 업계에서는 LPKF가 반도체 유리기판 관련 특허를 300여개 보유할 정도로 기술경쟁력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LPKF의 특허(LIDE)는 권리가 무효라는 이의신청이 유럽에서 있었지만, 유럽 특허청이 유효성을 인정해 법적 권리를 확보하기도 했다.
LPKF는 특허침해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PKF코리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중국과 한국 기업에서 LPKF 기술을 모방해 시장 매출이 급격히 떨어진 적이 있다”며 “그 때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LPKF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경쟁 기술의 자사 특허 침해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PKF의 특허권 행사가 본격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반도체 유리기판 가공, 특히 레이저 장비 업계가 LPKF와 분쟁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LPKF가 레이저에 특화된 기업이기 때문이다.
국내 관련 장비 업계는 LPKF 특허 분석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LPKF 특허를 면밀히 살펴, 분쟁 가능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다만 일부 업체들은 인력과 특허 전문성 부족으로 대응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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