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입 ‘가오카오’ 시험 기간 동안
큐웬 등 AI 시험지 사진 인식 기능 제한
AI 기반 시험장 실시간 감시도 확대
챗GPT가 생성한 관련 이미지.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중국의 수능시험 ‘가오카오’ 기간 동안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사진 인식 등 일부 챗봇 기능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큐웬(Qwen)과 바이트댄스의 두바오(Doubao)를 포함한 중국 AI 챗봇들은 가오카오가 치뤄진 7일부터 10일까지 시험 관련 질문에 대한 사진 인식 응답을 중단했다.
이 기간 두바오 챗봇에 시험 문제를 올리자 챗봇은 “대학 입학 시험 기간 동안 관련 규정에 따라 문제 해결 서비스가 중단된다”라고 답했다. 사용자가 “이것은 대학 입학 시험이 아니다”라고 말했을 때도 같은 반응이 나왔다고 전해진다.
텐센트의 위안바오, 문샷의 키미 역시 시험 시간 동안 사진 인식 서비스를 중단했다. 위안바오와 키미 챗봇에도 중단 사유를 묻자 “대학 입학 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능을 비활성화했다”고 답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딥시크의 AI 도구 역시 시험의 공정성을 위해 특정 시간대에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다.
‘가오카오’는 중국에서 대학 입학을 위한 사실상 유일한 수단으로 매년 치열한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AI 기술 확산에 따라 학생들이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새로운 형태의 부정행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시험 시간 동안 학생들은 휴대폰이나 노트북과 같은 전자기기 사용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지만, AI 챗봇 비활성화 조치는 추가적인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오카오 시험장 일부 지역에는 AI 기반 실시간 감시 시스템도 도입됐다. 지난해 베이징시를 중심으로 시범 운영된 AI 감독 시스템은 올해 후베이성, 장시성, 광둥성 등의 지역으로 확대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시험장 내 카메라로 촬영된 실시간 영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험생들의 속삭임, 시선 교환, 신체 움직임 등 이상 행동을 탐지해 감독관에게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펜을 떨어뜨린 학생이 그것을 주워 드는 행위는 이상 징후로 간주되지 않지만, 해당 동작 중 좌우로 시선을 돌릴 경우 자동으로 경고가 전송된다. 부정행위 여부는 해당 알림을 받은 감독관의 판단에 따라 최종 결정된다.
이러한 AI 감독 시스템 도입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는 시험의 공정성을 높이는 조치라는 평가도 있는 반면, 카메라의 지속적인 추적이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우려와 오판 가능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가오카오에는 전국적으로 약 1335만 명의 수험생이 응시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