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취소 등 내란 재판 통해 혹독히 경험…권력 기관 견제 충실해야"
"3대 특검에 최대한 협조…독립 수사기관 위상 지키겠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은 17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공수처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2025.6.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과천=뉴스1) 정재민 김기성 기자 =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정부 기조와는 일치하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수사기관 종사자의 모든 재직 중 범죄에 대해 수사·기속권을 가져서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1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든 권력은 집중되면 부작용이 있어 견제 장치가 있어야 하겠지만 공수처라는 독립기관 위상이 정립되기 위해 수사·기소 일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오 처장은 지난 4월 한 언론 기고문을 통해 공수처의 수사·기소권 불일치 문제와 인력난 문제 해소를 위해 공수처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내란 재판을 통해 혹독하게 경험하지 않았나"라며 "(법원의) 구속취소와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라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 벌어져 그런 확신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체포한 뒤 검찰에 기소 요구했고 검찰은 같은 달 26일 윤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다. 이후 법원은 3월 7일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했고 검찰은 이튿날 즉시항고 하지 않기로 해 윤 전 대통령이 체포 52일 만에 석방됐다.
오 처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서는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보면 불법 비상계엄 사건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가능한 모든 인력을 투입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공수처에 보여주신 기대에 비춰 볼 때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국무총리실 산하 국가수사위원회(국수위) 설치를 통해 공수처 등 수사기관을 감사·수사 심의하는 방안에 대해선 "공수처는 대통령의 지시로부터 독립돼 있는데 국수위 안은 일견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다만 "여러 형태의 수사기관이 생기면서 수사권 조정 문제는 국가적 과제로 남아 있어 독립 수사 기관의 위상을 해치지 않는 내에서 수사권 조정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한 합리적인 안이 도출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 처장은 이른바 '3대 특검'(김건희·내란·순직해병 특검)에 대한 인력 파견 등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조은석 내란 특검이 방문해서 협조 요청을 해 최대한 특검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인력 및 기타 협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채 해병 사건은 공수처가 주도적으로 수사해 온 부분으로, 이명현 채 해병 특검이 요청하면 최대한 협조해 국민이 굉장히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성과가 이어지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공수처가 진행 중인 국군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문건 작성 의혹에 대해선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방첩사 사건은 내란 특검 수사 대상으로, 기록 이첩 대상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를 향한 정치적 균형 비판에 대해선 "저는 2대 공수처장으로 전 정부와 새 정부에서 근무하게 됐다. 어찌 보면 정치적 중립성 측면에서 시험을 받을 시기"라며 "그런 염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수사 성과도 중요하지만 독립 수사 기관 위상을 정립하는 게 중요하고 위상을 지키는 신념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은 17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공수처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5.6.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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