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 복잡한 데이터·통계
시청자가 질문하면 실시간 답변
오는 30일 개막하는 메이저 테니스 대회 윔블던은 처음으로 ‘쌍방향’ 중계를 시도한다. 팬들이 궁금한 점을 중계 플랫폼에 직접 물을 수 있다. 윔블던을 주최하는 올잉글랜드클럽이 미국 IBM과 손잡고 이번 대회부터 도입한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매치챗(Match Chat)’ 덕분이다. 현장이나 TV로 경기를 보는 관중이 윔블던 공식 앱에서 ‘지금 경기 첫 서브 성공률이 몇 %인가?’ ‘A 선수의 브레이크 포인트는 몇 개인가?’ 등을 물으면, AI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알려준다. 해설자가 전달하는 통계와 분석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던 시청자가 스스로 궁금증을 해소하며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전통을 수호하던 윔블던이 기술 실험의 전초기지가 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아직은 영어로만 소통할 수 있다.
AI의 발전은 스포츠 중계에서도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중계 카메라 조종, 영상 편집 등에도 AI가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AI가 중계 인력이나 방송 장비를 대체하면서 비용을 낮추는 장점 덕분에 비인기 종목도 팬들에게 훨씬 고품질의 중계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작년 9월 서울에서 열린 ’2024 홈리스 월드컵’은 흔한 중계차, 카메라 감독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고화질로 생중계됐다. 여러 AI 카메라가 공의 움직임을 자동 추적해 촬영했다. 장면 전환과 줌 인·아웃, 주요 장면 편집까지 모두 알고리즘을 토대로 AI가 수행했다.
넓은 장소에서 진행돼 경기 현황을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운 종목을 중계할 때도 AI가 활용된다. 국제사이클연맹(UCI) 산악자전거(MTB) 월드시리즈의 해설자는 중계 중 AI에 ‘지금 27번 선수가 어느 구간에 있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센서와 GPS 정보를 연계한 AI가 해설자에게 정보를 요약해주고, 이는 곧바로 팬들에게 더 풍성한 해설로 돌아간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도 지난 4월부터 온라인 플랫폼 ‘투어캐스트’를 통한 AI 기반 샷 해설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선수들의 샷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다양한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여주고, 원하면 음성으로도 설명해준다. 골프처럼 경기 진행이 느리고 반복적인 종목에서 시청자 몰입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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