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지도 어뷰징 방지 노력/그래픽=이지혜
네이버(NAVER)가 네이버지도 앱(애플리케이션)에 '발견' 탭을 신규 도입하고 리뷰에 '클립' 콘텐츠를 추가하는 등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자 네이버지도를 이용한 마케팅 시도 역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가 최근 AI(인공지능) 검색에 UGC(사용자제작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과거 블로그에서 성행했던 어뷰징이 지도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상에는 네이버지도 노출을 늘려주겠다는 마케팅이 성행중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네이버 검색창보다 네이버지도를 먼저 열어 길찾기부터 전화, 리뷰 확인, 예약까지 한 번에 해결한다면서 네이버지도를 새로운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소개한다.
마케팅 업체들은 네이버지도에 노출되는 콘텐츠를 대신 제작해주고 점주가 직접 해야하는 고객 리뷰 관리까지 대신해 주겠다고 광고한다. 또 고객 후기를 유도해 리뷰 개수를 확실하게 늘려주겠다고 강조한다. 입소문을 대신 내주겠다는 이른바 바이럴 마케팅이다. 이는 현재 블로그에서 활발히 이뤄지는 체험단과 인플루언서를 동원하는 마케팅과 동일한 형태다. 마케팅 업체 이용 후기에는 '광고처럼 안 보이고 실제 고객이 남긴 것 같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처럼 네이버지도에 마케팅 업체들이 몰리는 이유는 네이버가 지난해부터 네이버지도 기능을 대폭 확대하고 있어서다. '발견' 탭에서 다수 사용자의 주목을 받는 장소를 추천해주고 사용자 맞춤형 장소 정보를 노출한다. 또 '클립' 등 리뷰 기능을 강화해 사용자들이 앱 내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노력으로 모바일인덱스 기준 지난해 하반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도·네비게이션 앱으로 꼽혔다.
다만 네이버 생태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지나친 마케팅이다. 마케팅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어뷰징에 가까운 바이럴 마케팅 콘텐츠는 정보 품질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2011년 파워블로그 뒷돈 논란 및 2021년 '오늘일기 챌린지'를 어뷰징으로 조기 종료했던 블로그는 현재 네이버 공식 블로그 게시물 댓글에도 광고성 블로그 홍보 글로 가득할 만큼 마케팅이 격화됐다. 이런 마케팅은 네이버가 강화하는 서비스마다 옮겨 다녀 올해 초에는 클립에서 활발히 이뤄지기도 했다.
이런 과도한 마케팅을 방지하는 것이 네이버에 중요한 과제다. 네이버가 자사 인터넷 생태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검색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저품질 콘텐츠는 네이버 AI 검색 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네이버는 최근 진행한 AI 검색 관련 미디어 간담회에서 블로그나 카페, 지식 iN 등에 올라온 UGC까지 AI 검색에 활용한다고 밝힌 만큼 콘텐츠 품질 고도화가 중요한 시점이다.
네이버는 네이버지도 어뷰징을 막기 위해 기본적인 원칙을 수립하고 있다. 먼저 불법·허위·청소년 유해, 어뷰징 홍보 업체 등에 대한 신고 접수를 받고 리뷰 클렌징 시스템도 운영한다. 이 시스템은 비정상적인 행위로 작성된 리뷰를 미노출 처리할 수 있으며 비정상적인 행위가 확인된 업체에 대해서는 등록된 모든 리뷰가 미노출되는 불이익을 줄 수 있다. 네이버는 어뷰징 행위를 수작업으로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리뷰를 부정 작성하는 경우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고 제재 강도를 지속해서 높이고 있다"며 "네이버 플레이스의 경우 리뷰의 진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영수증 리뷰라는 제도도 운용하고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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