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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해안에서, 크레인들이 메트로놈처럼 흔들리며 전 세계 무역의 리듬에 맞춰 움직인다. 컨테이너들은 기계적인 박자로 오간다. 선박들은 시계태엽처럼 항구에 들렀다 나간다. 그러나 이 매끄러운 군무 뒤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이 있다. 단지 시장 점유율이나 산업 우위를 두고 다투는 수준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은 지금, 세계를 잇는 전략적 통로와 보이지 않는 거점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통로들은 국경과 바다를 가로지르며 분쟁 지역의 광산에서 비밀스러운 정제소, 잊혀진 철도까지를 잇는 물류 생명선이다.

일부는 지도에 표시돼 있지만, 다른 일부는 코드와 부품 속에 숨겨져 있다. 지리적이든 체계적이든, 이것들은 세계 경제의 저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 제재’ 명목으로 부과한 50% 구리 관세는 일종의 신호탄이다. 미국은 차세대 에너지로 가는 경로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고, 중국은 그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코발트와 구리’를 거의 봉쇄 직전까지 장악했다.

배터리와 전선

코발트는 금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원유처럼 요동치지도 않지만 훨씬 더 중요하다. 전기차, 스마트폰, 위성 등 디지털 경제의 핵심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안정화시킨다. 드론과 이동식 지휘체계 등 전장에서도 필수적이다.

구리는 전기 시대의 보편적 전도체다. 모든 전력망, 모터, 회로, 전함에 얽혀 있으며 반도체, 미사일 시스템, 데이터 센터, 에너지 전환을 이끄는 충전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들어간다. 이 두 가지가 없다면 진보의 불빛도, 권력의 불빛도 꺼진다.세계 코발트의 70% 이상은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채굴되며, 그 중 75% 이상은 중국에서 정제된다. 중국은 채굴 자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구리는 조금 더 분산돼 있어 칠레, 페루, 중국이 주요 생산국이다.

하지만 정제 구리의 75%를 중국이 처리하며, 2019년 이후 전 세계 신규 구리 채굴 투자 중 절반 가까이가 중국 자본에 의해 이뤄졌고, 대부분이 아프리카와 중남미에 집중됐다.

뿌리 내린 영향력

콩고민주공화국 카탕가 지역에서는 코발트와 구리가 같은 광맥에서 채굴되며, 같은 병목지점에서 처리되고, 같은 기업들에 의해 통제된다.

여기서 코발트는 거의 항상 구리 채굴의 부산물로 나온다. 경제적, 물류적으로 두 광물은 서로 얽혀 있으며, 구리 생산이 확대되면 코발트도 상승한다.

이 지역에서 중국 국영 기업인 CMOC그룹은 세계 최대 광산 중 하나인 텐케 푼구루메(Tenke Fungurume)를 지배하고 있다. 관목으로 덮인 언덕 사이에 자리한 이 노천광산은 연간 최대 2만톤의 코발트와 상당량의 구리를 생산한다.

2016년 CMOC가 미국의 프리포트 맥모란(Freeport-McMoRan)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면서, 자원 흐름은 미묘하지만 역사적인 전환을 맞았다. 한때 서쪽으로 흘렀던 광물은 이제 중국의 당-국가 체제 속으로, 영구적 고착을 노리는 손에 들어가고 있다.

자원 안보로 가는 장정

중국의 희토류 및 전략 금속 지배는 수십 년 전부터 시작됐다. 1960년대 연구소, 1980년대 국영 프로그램을 거쳐, 2000년대에 들어서는 자원 안보가 국가적 우선순위로 격상됐다. 당시 중국은 핵심 광물에 대한 자원이 부족했지만, 자본과 정책, 인내는 있었다.

서구 기업들이 빠른 수익을 좇아 ‘위험한’ 지역에서 떠날 때, 중국은 국영 기업을 파견했다. ‘해외 진출 전략(Go Out Strategy)’과 이후의 ‘중국제조 2025’를 등에 업고, 중국은 인도네시아에선 니켈,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에선 리튬, 아프리카 전역에선 코발트·구리·희토류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단순히 광산만 인수한 게 아니다. 도로, 철도, 항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제소까지 건설했다. 그 결과, 중국은 코발트와 구리 공급망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게 됐고, 대체 가능한 경로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있어도 중국의 규모나 정밀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광산에서 제국으로

카탕가에서는 땅속에서 캐내기도 전에 광물이 이미 ‘확보’돼 있다. CMOC와 시노하이드로(Sinohydro) 등 중국 국영 기업이 다수 지분과 장기 공급 계약을 선점해, 돌 하나 파내기도 전에 물량을 ‘락인(lock-in)’한다.

가공된 코발트 수산화물이나 구리 정광은 DRC-잠비아 국경의 카숨발레사(Kasumbalesa)를 거쳐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트럭과 철도로 운송된다.

다르에스살람, 베이라, 로비토를 거치는 루트를 막론하고, 패턴은 반복된다: 중국 자금으로 건설된 인프라, 중국 이익에 맞춘 운영, 중국 공급망을 위해 설계된 규모.

항구 단말기에서는 (대개 중국 자금으로 확장된 곳이다) 화물이 중국 선사에 전세된 선박에 실려 말라카 해협 같은 핵심 해상로를 따라 운송된다. 도착지는 명확하다. 중국 연안의 정제소들이다.

중국 내에선 화유 코발트(Huayou Cobalt), GEM, CNGR, 진촨(Jinchuan) 등이 전 세계 코발트의 75% 이상, 구리도 상당량을 배터리 등급의 금속으로 정제한다. 이들은 스마트폰, 전기차, 드론, 극초음속 무기까지 모든 것을 작동시킨다.

중국은 이를 ‘공급망 회복탄력성’이라 부른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은 이것을 ‘광물 초크홀드(조이기)’-형태는 현대적이지만, 기능은 식민지적-이라고 본다.

베이징의 그립을 푸는 움직임

그러나 그 조이기가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수도 킨샤사에서는 중국과의 계약을 감사하고 있으며, 170억 달러 규모의 미지급 인프라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EU의 조용한 접촉 속에서, 콩고 국영광산기업 게카민(Gécamines)은 중국 측의 추가 장악을 견제하고 있다. 한동안 부재했던 서방은 이제 황급히 따라잡기 위해 움직인다.

미국이 주도하는 ‘로비토 회랑(Lobito Corridor)’은 대서양으로의 새로운 수출 경로를 제공하며, 중국이 통제하는 초크포인트를 우회한다. 유럽, 캐나다, 호주도 자체 정제소, 터미널, 철도망에 투자 중이다.

모두가 대안을 원한다. 왜냐하면 중국의 달러는 단지 자원만 사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언제 어디에 정박할 수 있는가’를 결정할 권한도 함께 사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렛대는 경제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지부티의 도랄레(Doraleh) 항은 처음엔 상업용이었다. 그러나 몇 달 후, 중국 최초의 해외 군사기지가 됐다.

‘아프리카 전략연구센터(Africa Center for Strategic Studies)’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최소 10개의 아프리카 항구에 중국 해군이 정박하거나 인력이 배치됐다. 특히 권위주의 정권 아래에서는, 무역과 군사력 과시의 경계가 언제나 희미하다.

한편, 중국은 콩고민주공화국 모델을 브라질 등 새로운 전선으로 수출 중이다. 바이인 논페러스(Baiyin Nonferrous)는 브라질의 세호치(Serrote) 구리 광산을 4억2000만달러에 인수하며 중남미 구리에 첫 발을 디뎠다. 이제 브라질산 구리의 3분의 1 이상이 중국으로 향하며, 그 비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한 무역전쟁과 충돌하고 있는 배경이다. 브라질리아에서 미국의 최신 구리 관세는 역풍을 맞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를 ‘간섭(tutelage)’이라 부르며 거부했다. 즉 미국이 브라질에 대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기소 문제로 보복할 수 있다는 인식 자체를 거절한 것이다. 그래서 라틴아메리카 최대 경제국은 당분간 중국에 더 깊이 기대게 될 것이다.

지난달, 트럼프 팀은 런던에서도 실패했다. 미국 국방 재고를 위한 희토류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중국은 사마륨(samarium) 등 주요 자석에 대한 수출 허가를 보류했고, 일부 허가는 민간용으로만 주어졌으며 6개월 뒤 만료된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어떤 거래도 없었다고 주장했고, AI(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수출 제한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투기 F-35용 자석과 구리 배선은 여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대체 공급원이 없다면, 국방부의 공급망은 멈춰 설 위험이 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단순한 코발트와 구리의 이야기를 넘어서게 된다.

결국, 이건 통제의 권역(sphere of control)에 관한 교훈이다-지리와 산업의 초크포인트에 새겨진, 그리고 그 포인트를 ‘정말 필요할 때’ 막아설 수 있는 이들에 의해 형성되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크레인의 윙윙거림과 무역의 탱고 뒤에는, 포위된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운송 경로가 압박 지점이 되고, 전략 광물이 실린 컨테이너 하나하나가 치명적 초크홀드의 마지막 조임이 될 수 있는 세상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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