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 보고서 “지금이 AI 인재 확보 골든타임”
한국도 전략 리셋 기회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글로벌 AI 패권의 향방이 ‘누가 더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Where Will Tomorrow’s AI Geniuses Go?·내일의 AI 천재들은 어디로 갈까?」(2025년 7월)에 따르면, 미국 중심의 글로벌 AI 혁신 생태계가 균열을 보이며 유럽, 일본, 호주, UAE 등 중견국들이 AI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정착지 전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美 AI 인재 유입 둔화… 연구개발 예산 삭감 ‘직격탄’
BCG 보고서는 지난 3년간 3만 2000명이 넘는 해외 AI 인재가 미국으로 유입돼 전체 미국 AI 인력의 약 7%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AI 직무에서 외국인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등 미국이 해외 고급 인재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임을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이민 규제 강화(H-1B, F-1·J-1 비자 축소)와 연구개발(R&D) 공공 예산 삭감(트럼프 행정부의 2026년 예산안, 국립과학재단 56%, 국립보건원 40% 삭감 예고) 등이 맞물리며 AI 인재 유입 둔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미국 대학 기반의 기초 AI 연구 생태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유럽·일본·UAE 등 중견국 ‘정착지 재설계’ 전략으로 승부수
이러한 미국의 구조적 취약성은 중견국들에게 전략적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BCG는 EU,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UAE 등이 ‘AI 연구자의 정착지’를 새롭게 설계하기 위한 적극적인 유치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단순 채용을 넘어 장기 슈퍼그랜트(EU, 약 5억 8500만 달러(8013억원)배정), 연구자 유치 프로그램(프랑스 1억 달러(1381억원)이상 투자, 영국 약 7000만 달러(967억원)규모), 이주 지원 패키지(호주), 장학금 및 연구비 확대(일본 오사카대) 등 ‘정착지의 품질’을 높이는 전략을 통해 미국 중심의 인재 흐름을 바꾸려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BCG는 “AI 인재는 국가와 기업의 혁신 역량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며, 지금이야말로 이들의 정착지를 재설계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를 주도한 장진석 BCG 코리아 AI & 디지털 부문 MD 파트너는 “지금은 한국이 글로벌 인재 흐름의 변화를 활용해 AI 인재 전략을 리셋할 수 있는 절호의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슈퍼스타 인재에만 의존하기보다는 A급 팀 전체를 성장시킬 수 있는 구조화된 전략과 실전형·융합형 인재 육성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 파트너는 “정부는 인재 유출을 막고 해외 인재를 유입할 수 있는 제도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기업은 실전 인재를 기를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육성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AI 경쟁은 결국, 내일의 천재들이 어디에 뿌리내리느냐에 달려 있다”며, 기술이 아닌 ‘사람’이 AI 경쟁의 진정한 승패를 가를 것임을 시사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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