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시도에 속옷 차림 저항' 특검 설명 반박
"尹 잠시 수의 벗은 상태서 특검 찾아와
모포로 가리고 변호인 협의 요청한 것"
"특검, 변호인 만남 피하며 '직권남용 체포'"

7월 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 시도에 저항해 옷을 벗었다고 주장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및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이 '너무 더워 잠시 수의를 벗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하며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4일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전직 대통령의 구체적인 속옷 차림까지 언급한 특검과,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이를 국회에서 거듭 주장한 법무부 장관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재발 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특검팀은 1일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인 윤 전 대통령을 찾아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불발됐다. 이후 오정희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체포 대상자가 전 대통령인 점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체포영장 집행에 따를 것을 권했으나, 피의자는 수의도 입지 않고 바닥에 누워 체포를 완강히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반소매 상·하의를 입고 있다가 특검팀이 영장 집행을 시도하자 수의를 벗었고 특검팀이 나가자 바로 입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1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에 실패한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탄 차량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정다빈 기자

이에 대해 대리인단은 "윤 전 대통령은 1일 오전 9시쯤 변호인 접견을 위해 수의로 갈아입고 대기 중이었는데, 특검 측이 찾아와 조사를 위한 체포에 응할 것을 요청했다"며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대기 중인 변호인과 상의하면 그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특검은 변호인이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변호인과 협의를 거부했고, 자체 논의를 하겠다며 수용 거실에서 물러났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윤 전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저항했다'는 특검팀 설명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대리인단은 "윤 전 대통령은 당일 오전엔 변호인 접견도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고 너무 더워 잠시 수의를 벗은 것"이라고 밝힌 뒤, "그런데 한참 뒤 특검 측이 다시 찾아와 체포에 응할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속옷 차림에 당황한 윤 전 대통령은 모포로 신체를 가리며 접견실에 대기 중인 변호인과 협의할 것을 요청했지만, 특검은 요청을 무시하고 상황을 임의로 촬영했다"고 부연했다.

대리인단은 특검팀의 이같은 행위는 체포 집행을 이유로 변호인 접견권을 침해한 '직권남용 체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법무부 장관 역시 사실관계 확인 없이 특검의 발표를 그대로 인용해 전직 대통령 망신 주기에 동참했다"고 덧붙였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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