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의로 느린 진행" 주장…돌파 시도하며 경찰과 충돌
경찰 "신고된 구역으로 행진해야"…주최 측 "정상 집회 방해"

광복절인 15일 오후 9시 45분쯤 서울 중구 을지로1가 사거리 근처에서 행진 중인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2025.8.15/뉴스1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광복절 당일 한반도 평화 협정 체결·한미 연합 훈련 반대 등 구호를 외친 시민들이 서울 시내를 행진했다. 한때 집회를 관리하는 경찰과 마찰을 빚어 충돌하고 대치하기도 했다.

8·15민족자주대회추진위원회(8·15추진위)는 15일 오후 7시쯤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광복 80년 평화·주권·역사주권 정의 실현 8·15범시민대회'를 열고 이후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행진하며 "한반도 평화 협정 체결하라", "사대 정치는 이제 청산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국군과 미군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미 연합 훈련을 그만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8·15추진위 집회 참가 인원은 경찰 비공식 추산 5000명이다.

앞서 8·15추진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숭례문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안국역을 거쳐 일본대사관이 있는 율곡로 방향으로 행진하겠다며 경찰에 집회 신고서를 냈다.

하지만 경찰은 대사관 100m 이내 집회·시위가 불가하다는 이유로 집회 계획에 일부 제한 통고를 했고, 이에 8·15추진위는 세종로터리까지만 행진할 계획이었다.

이날 오후 9시쯤 숭례문 앞에서 집회를 마친 8·15추진위는 세종로터리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으나 행진을 유도하는 경찰의 스타렉스 차량이 서행하자 '고의로 행진을 느리게 진행시키고 있다'는 항의가 나왔다.

이에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 통제를 벗어나 행진 속도를 높이자, 경찰이 이를 막아서면서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이 한국은행 사거리 일대에서 한 차례 행진을 저지하자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을 우회해 다시 행진을 시작했다. 을지로1가 사거리에서 경찰이 2차 방어선을 치며 행진이 다시 중단됐지만 시위대가 스크럼을 짜 경찰 방어선을 돌파하려 하면서 재차 혼선이 빚어졌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9시 58분쯤 서울 중구 광교사거리 인근에서 경찰이 차벽과 기동대를 배치해 시위대를 가로막고 있다. 2025.8.15/뉴스1 김종훈 기자

경찰은 신고된 "제한 통고 내용을 위반해 신고된 장소가 아닌 반대 차선까지 점거해 집시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불법행위를 채증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찰 방어선을 뚫으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충돌이 계속됐다.

2차 방어선도 풀리면서 오후 10시 현재 경찰은 광교사거리에 기동대와 차벽을 동원해 3차 저선을 만들었다.

이후 경찰은 다시 행진을 유도했고, 오후 10시 30분쯤 시위대는 집회 마무리 장소인 종로구 열린송현공원 앞에 도착했다.

이 자리에서 주최 측은 경찰이 합법적인 집회를 방해했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빛의 광장 시민을 폭력으로 방해한 서울경찰청장, 남대문경찰서장,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은 사죄하라"고 항의했다.

이들은 오후 10시 45분쯤 집회를 마무리하고 해산하며 추가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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