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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ESG NOW] "기업의 장기 가치, 건강한 자연자본 위에 세워진다"

온카뱅크관리자

2025-10-20 09:07:3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자연자본, 기업 공급망 관점에서 구체적 리스크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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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자본은 기업이 상당부분 무상으로 쓰고 있는 자연의 자산과 생태계서비스를 뜻한다. 지금 이 자본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과학정책플랫폼(IPBES)은 최대 100만 종이 수십 년 안에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기후변화가 생태계 전반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정리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44조 달러) 가량이 생태계 서비스에 중간 이상 의존한다고 진단했다. 숫자는 다소 거칠지만, 메시지는 분명하다. 자연자본의 훼손은 먼 미래의 윤리 문제가 아니라 오늘의 손익계산서상의 문제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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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태 법무법인 화우 ESG센터 전문위원. [사진=법무법인 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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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누가 훼손된 자연을 복원할 것인가’라는 책임소재의 불명확성에 있다.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속도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의 공급망 관점에서는 구체적 리스크 중 하나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꿀벌과 같은 수분 매개자의 감소만으로도 주요 작물 생산성과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 국제기구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은 기업 입장에서 원재료 조달 안정성, 매출 변동성 관리와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다.
 규제의 물결도 길목에 들어서고 있다. 유럽연합(EU) 산림벌채 규제(EUDR)는 대기업·중견기업에 2024년 12월, 중소기업에 2025년 6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최근 일부 회원국에서 규제 연기 요구가 제기되는 등 논란이 있었지만, 예정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의 즉각적인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로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은 위탁농장과 원료까지 위성과 지리정보로 추적하며 ‘디포레스테이션(산림파괴) 프리’를 성과 지표로 관리하고 있다.
 세계적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는 2024년 팜오일 등 핵심원자재의 97%를 산림 파괴 없는 공급망에서 조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제 기준도 정비가 한창이다. 자연관련재무공시협의체(TNFD)는 공시 권고안을 확정하고 현장 적용을 위한 LEAP 접근법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사업장의 자연 의존도와 영향을 ‘탐색-진단-평가-대응’하는 단계적 분석방법으로 리스크를 정량화하고 대응계획을 세울 수 있다. SBTi는 산림·토지·농업(FLAG)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기준을 마련해 토지 전환과 흡수원을 함께 다루고 있으며, 2025년에 현재 기준 개정이 논의 중이다.
 자연 분야 과학기반목표(SBTN)는 담수와 토지부터 단계적 목표 설정 방법을 내놓아 기업이 ‘감축–보호–복원’ 과제를 정합적으로 설계하도록 돕고 있다. 글로벌 기후평가 플랫폼인 CDP는 2024년부터 기후·산림·물을 하나의 통합 설문으로 묶어 자연 관련 공시를 본격화했다.
 더 크게 보면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에서는 타깃 15를 통해 대기업·금융기관에 자연 의존·영향의 정기적 평가와 공시를 요구하고 있다.
 재무 영향을 측정하는 도구도 있다. 글로벌 럭셔리 그룹인 케어링(Kering)은 ‘환경 손익계정(EP&amp;L)’이라는 자연자본 회계 방식으로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조달, 가공까지 자연자본 영향을 비용으로 환산해 사업 및 브랜드별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비슷한 시도로 스포츠 브랜드 푸마(PUMA)의 환경 손익계정에서는 총 환경비용 1억4500만 유로 중 95%가 공급망에서 발생함을 확인했고 이후 조달 전략 변화의 주요 의사결정 포인트로 활용했다.
 실행 사례는 식품·소비재에서 선도적 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네슬레는 토양·물·생물다양성을 중심으로 재생농업을 확대하며 농가 전환 비용을 분담하는 모델을 구축했고, 다국적 식품과 식음료 회사인 제너럴밀스·펩시코는 수백만 에이커 규모의 재생농업 목표를 설정해 공급망 회복력과 원가 안정성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이런 접근은 탄소만이 아니라 수질, 생물다양성, 토지전환 리스크를 묶어서 줄이는 이른바 ‘멀티 베네핏’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
 국내 규제 환경도 빠르게 정비되고 있다. 국제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 기준(ISSB) 기반 공시(KSSB)를 2026년 이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며, 초기에는 기후부터 공시가 의무화되나 이후 자연 관련 정보로의 범위 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해외 고객 과 투자자가 TNFD·CDP를 통해 자연 데이터를 요구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법이 나오면 대응’하는 현재의 속도로는 현실적인 대응이 쉽지 않다.
 기업의 의사결정 기구 차원에서 우선 고려할 사항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첫째, 전사 차원이 어렵다면 투자 · 조달 프로젝트 단위로 시작하되 IFC 성과기준(PS6) 등을 참조해 생물다양성· 생태계서비스의 ‘회피, 저감, 복원 및 상쇄’ 순서를 지키는 절차를 내재화 한다.
 둘째, TNFD의 LEAP 절차를 기반으로 자연 의존·영향이 큰 사업지와 원재료를 특정하고, SBTi FLAG와 SBTN을 활용해 감축과 보호 목표를 수치화하여 제시한다.
 셋째, 자연자본 회계로 리스크를 비용과 이익 관점에서 동일 언어로 보고하고, CDP 통합 설문으로 공시 체계를 연동한다. 자연자본 관리는 ‘선언’이 아니라 효율과 리스크를 동시에 개선하는 새로운 경영 아젠다로 인식해야 한다.
 패스트 팔로워가 아니라 퍼스트 무버가 유리하다. 공급망 가격 변동을 줄이고, 조달 중단 리스크를 낮추며, 자본시장과 규제의 신뢰를 확보하는 주요한 루트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장기 가치는 결국 건강한 자연자본의 위에 세워진다는 단순한 사실을, 이제 숫자와 시스템으로 증명해야 할 시기이다.
 정승태 전문위원(법무법인 화우 ESG센터) stcheong@yoon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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