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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사이언스카페] 고양이 고향은 중동 아닌 아프리카…2000년 전부터 유럽에 이주

온카뱅크관리자

2025-11-28 06:07:3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유럽 전역 유적지의 고양이 유골 유전자 분석 북아프리카 야생고양이가 이주, 집고양이 나타나 1만년 전 중동 농경사회서 길들였다는 주장과 달라 야생고양이와 유전자 차이 적어 분석 한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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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2020년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 고양이 부문 수상작, Malgorzata (Gosia) Russell, "엄마, 왜 거꾸로 있어요?"/Comedy Pet Photography Awards'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8/chosunbiz/20251128060547173yfgb.jpg" data-org-width="1280" dmcf-mid="5oxi2N9UcT"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8/chosunbiz/20251128060547173yfgb.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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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웃긴 반려동물 사진전 고양이 부문 수상작, Malgorzata (Gosia) Russell, "엄마, 왜 거꾸로 있어요?"/Comedy Pet Photography Aw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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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문호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1867~1916)는 1905년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그 말처럼 고양이가 어디에서 왔으며 언제부터 인간과 같이 살게 됐는지 아직 불분명하다.
 고양이가 인간이 주는 밥을 먹으면서도 여전히 곁을 주지 않고 자기만의 삶을 고수하는 것은 어쩌면 고양이가 길들여진 시기가 생각보다 짧아 아직 데면데면해서 그럴지 모른다. 지금까지는 1만년 전 중동에서 농경 문화가 발달하면서 쥐를 잡으려고 고양이를 길들였다고 알려졌지만, 이번에 그보다 훨씬 뒤에 집고양이(학명 Felis catus)가 등장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토르 베르가타 로마대의 고유전학자인 클라우디오 오토니(Claudio Ottoni) 교수 연구진은 “고대와 현대 고양이의 유전자를 해독한 결과 집고양이가 유럽에 도착한 시기는 기존 생각보다 훨씬 최근인 약 2000년 전이며,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중동 농경 문화의 확장 때문이 아님을 알아냈다”고 28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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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이탈리아 토르 베르가타 로마대 연구진이 DNA를 분석한 고대 고양이의 두개골을 들고 있다./ERC-Felix project"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8/chosunbiz/20251128060548441wzsa.jpg" data-org-width="2048" dmcf-mid="1bb40M3Ga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8/chosunbiz/20251128060548441wzsa.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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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토르 베르가타 로마대 연구진이 DNA를 분석한 고대 고양이의 두개골을 들고 있다./ERC-Felix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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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전에야 집고양이 출현
 이번 연구는 유럽연구위원회(ERC) 후원으로 고양이의 기원을 밝히는 국제 공동 프로젝트인 펠릭스(Felix)의 성과이다. 연구진은 기원전 9000년부터 19세기에 걸쳐 고대 유적지에서 찾은 고양이 유전체 70건과 유럽·북아프리카·아나톨리아(튀르키예)의 박물관에 있는 현생 야생고양이 표본에서 유전체 17건을 채취해 DNA를 해독하고 비교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오늘날 집고양이는 북아프리카의 야생고양이(Felis Iybica Iybica)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시기도 신석기 시대 농경 문화가 탄생한 지 한참 지난 2000년 전의 일이었다. 그 전 고대 유적에서 나온 고양이는 유럽 야생고양이(Felis silvestris)로 밝혀졌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2008년 15개국에서 키우는 고양이 1100마리의 DNA를 분석해 집고양이가 1만년 전 중동에서 길들여지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제안한 출현 경로는 이렇다. 1만년 전 중동에서 농경이 시작되자 곡식을 노리고 쥐가 들끓었다. 아프리카 야생고양이는 쥐를 찾아 인간 사회에 왔다. 하지만 개처럼 사람에게 먹이를 받아먹지 않고 스스로 쥐를 사냥해 먹이를 해결했다. 그래서 그런지 고양이는 인간에 대한 의존성이 개보다 덜했다.
 이번 연구가 밝힌 시나리오는 그와 달랐다. 집고양이는 신석기 농경 문화가 등장하고 수천 년이 지난 2000년 전부터 북아프리카에서 야생고양이가 유럽과 중동으로 이주하면서 등장했다. 집고양이가 출현하기 직전 이탈리아 서쪽 사르데냐 섬에서 나온 야생고양이 유골은 집고양이보다 북아프리카 야생고양이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양이가 없던 사르데냐 섬에 인간이 아프리카 야생고양이를 데려왔다는 의미다.
 DNA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북아프리카 야생고양이가 사람을 따라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이주해 집고양이가 됐고, 이어 로마 군대의 이동 경로를 따라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서기 1세기에는 영국까지 집고양이가 도달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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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그래픽=손민균"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8/chosunbiz/20251128060549724rxll.jpg" data-org-width="640" dmcf-mid="tA1UybTsc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8/chosunbiz/20251128060549724rxll.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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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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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학 유적과 유골 사이 빈틈도
 고양이는 개와 함께 인간과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이지만, 출발점부터 완전히 달랐다. 개는 약 4만년 전부터 사냥꾼을 따라다니며 음식을 얻어먹던 늑대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과 같이 산 시간이 길었던 만큼 DNA를 분석할 유골도 많고 늑대와 개의 유전적 차이도 커 구별하기 쉽다. 예를 들어 개는 기억 관련 유전자들이 발전했다. 사람 말을 알아듣는 데 기억력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반면 고양이는 인간과 같이 산 시간이 개보다 짧은 만큼 고대 유골이 많지 않다. 가장 오래된 고양이 유적은 2004년 튀르키예 남쪽 섬나라인 키프로스에서 나왔다. 9500년 된 무덤에서 사람과 고양이 유골이 같이 발견됐다. 키프로스 유골은 1만년 전부터 고양이를 길들였다는 증거로 생각했지만, 이번 연구진은 키프로스 고양이가 최초의 집고양이가 아니라 유럽 야생고양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조너선 로소스(Jonathan Losos) 미국 워싱턴대 생물학과 교수는 이날 사이언스에 같이 실린 논평 논문에서 “이번에 고대 고양이의 DNA를 광범위하게 해독해 집고양이의 기원이 북아프리카이고, 그곳 야생고양이가 지난 수천 년 동안 유럽과 서아시아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면서도 “고대 유적은 그와 달리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리스와 이탈리아에서는 3700년 전부터 고양이를 묘사한 유적이 나왔다. 3500년 전 이집트 벽화를 보면 당시 집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웠음을 알 수 있다. 고양이가 죽으면 미라로 만들고 고양이 머리를 한 여신 바스테트(Bastet)도 숭배했다. 당시 고양이는 인간과 같이 배를 타고 여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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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고대 이집트 무덤의 벽화에 반려동물로 묘사된 고양이./Science"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28/chosunbiz/20251128060551074qrcf.jpg" data-org-width="2167" dmcf-mid="FDoEeORfg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28/chosunbiz/20251128060551074qrcf.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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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이집트 무덤의 벽화에 반려동물로 묘사된 고양이./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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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소스 교수는 “고대 유적과 유전자 분석의 불일치는 2000~4000년 전 고대 고양이의 유전체 데이터가 부족한 탓일 수 있다”고 말했다. DNA를 해독할 유골이 적기도 하지만 고양이가 인간과 같이 살면서 변한 유전자도 개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야생고양이와 집고양이를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이다.
 사자(고양이) 몸에 사람 머리를 가진 스핑크스는 수수께끼를 내고 인간을 시험했다. 로소스 교수는 논평 논문에서 “스핑크스처럼 고양이들은 자신의 비밀을 마지못해 드러낸다”며 “오래전 수수께끼를 풀려면 더 많은 고대 DNA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고대 고양이 유골이 더 발견되고, 길들여지면서 생긴 유전자 변이를 새로 찾으면 집고양이의 출현 시기와 경로가 다시 바뀔 수 있다. 역시 고양이는 미스터리한 존재이다.
 참고 자료
 Science(2025),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t2642
 PNAS(2014), DOI: https://doi.org/10.1073/pnas.1410083111
 Genomics(2008), DOI: https://doi.org/10.1016/j.ygeno.2007.10.009
 Science(2004), DOI: https://doi.org/10.1126/science.1139518
 Science(2004), DOI: https://doi.org/10.1126/science.109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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