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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영화 '호프' 속 외계어처럼 세상에 없던 언어…인공어의 세계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4
2026-11-07 08:07:2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1M6UPAIkd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c03ad68823e8a72b0f47164aa6464b3b88ce70d985dd184f1f2c013e819ae6c3" dmcf-pid="tRPuQcCERE"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인공어는 쉽게 말해 ‘자연어’가 아닌 언어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인위적으로 만든 언어가 바로 인공어이며, 대표적인 사례가 '에스페란토'다. 과학동아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1/07/dongascience/20261107080126106rtfx.png" data-org-width="680" dmcf-mid="ZWhyuxgRn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1/07/dongascience/20261107080126106rtfx.pn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인공어는 쉽게 말해 ‘자연어’가 아닌 언어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인위적으로 만든 언어가 바로 인공어이며, 대표적인 사례가 '에스페란토'다. 과학동아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7072c40ea20dd7b53fe55ca2618a0a5ec90ffc8b360dca9fe5004b7df480d92a" dmcf-pid="FeQ7xkhDLk" dmcf-ptype="general">지난 7월, 예상을 뒤엎은 전개로 극장가를 흔든 영화 ‘호프’가 개봉됐다. 영화를 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한국어가 나오다가 어느 순간 외계인의 입에서 처음 듣는 낯선 말이 흘러나온다. 그런데 이 말은 그저 괴상한 울음소리가 아니다. 세상에 없던, 영화를 위해 언어학자들이 새롭게 창조한 인공어다.</p> <p contents-hash="3994e34bc58d37d929cfa7d7acbdd9d4034740b14ca35b419854162ac2ad27cc" dmcf-pid="3dxzMElwMc" dmcf-ptype="general"><strong>● 세상에 없던 언어, 영화관에서 울리다</strong></p> <p contents-hash="b1a732ff00cccda848e0d60ed5b2a5fae5eb2dd8d028eaa2bb9c53dc7e46c6cc" dmcf-pid="0JMqRDSrdA" dmcf-ptype="general"> “하스 너초스타사 세샬 에히레림 게르투야 리나미.”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에 나오는 외계어다. 영화 내내 한국어가 나오다가 외계어가 나오는 대목에서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낯선 분위기를 느낀다. 그들이 쓰는 말은 세상에 없던 언어, 인공어다.</p> <p contents-hash="2b7cc059cd4c6bd3cca17651762bb53278598bcaac82d78582f8cb8ee3aacf6f" dmcf-pid="piRBewvmej" dmcf-ptype="general"> 인공어는 쉽게 말해 ‘자연어’가 아닌 언어다. 각 나라 사람들이 쓰는 자연어는 오랜 기간에 걸쳐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형성됐다. 반면 인공어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인위적으로 만든 언어다. 대표적인 사례가 ‘에스페란토’다. 폴란드 안과 의사 루도비코 자멘호프는 특정 강대국의 언어가 아닌, 차별 없이 모두가 쉽게 배울 수 있는 ‘평등한’ 국제 공용어로서 1887년 에스페란토를 창안했다. 에스페란토는 문법에 예외를 두지 않고, 기본 단어 앞뒤로 접두사나 접미사를 붙여 단어를 파생시키므로 자연어에 비해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p> <p contents-hash="baa46168d9a4058eb7c1cc53546415937a0309eb26947653a7319ca6c7e20362" dmcf-pid="UnebdrTsnN" dmcf-ptype="general"> 예술 창작의 의도로 만들어진 인공어도 있다. 영문학자였던 J. R. R. 톨킨은 소설 ‘반지의 제왕’ 속 요정들이 쓰는 언어를 창조해 인공어 창작 분야를 활성화시켰다. 1954년 반지의 제왕 첫 권 발표 전 인공어는 소통이 목적이었다면, 이후로는 반지의 제왕 팬들이 세계관의 미학, 문화적 깊이를 위해 쓰며 ‘예술어’로서 크게 대중화됐다.</p> <p contents-hash="6789a468af59325a9b585019f42480cf44e3058c144ef6e494851a6ad3cd56ad" dmcf-pid="uLdKJmyOia" dmcf-ptype="general"> 영화 ‘호프’에도 언어학자들이 창조한 인공어가 나왔다. “관객들이 들었을 때 느끼는 감정에 집중해 만든 인공어예요.” 9월 1일 만난 제임스 황, 정선우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가 영화 ‘호프’에 나오는 외계인들의 인공어에 관해 설명했다. 황 교수와 정 교수는 함께 ‘호프’의 외계어를 설계했다. 외계어의 이름은 ‘네히네치’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2bddc874d7151c7f0860dac4a4803704e2c9f94e415d1dc77d479338fb98c069" dmcf-pid="7oJ9isWILg"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지난 7월, 예상을 뒤엎은 전개로 극장가를 흔든 영화 ‘호프’가 개봉됐다. 영화를 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한국어가 나오다가 어느 순간 외계인의 입에서 처음 듣는 낯선 말이 흘러나온다. 그런데 이 말은 그저 괴상한 울음소리가 아니다. 세상에 없던, 영화를 위해 언어학자들이 새롭게 창조한 인공어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1/07/dongascience/20261107080127402yczd.jpg" data-org-width="680" dmcf-mid="53Rns5ztM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1/07/dongascience/20261107080127402yczd.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지난 7월, 예상을 뒤엎은 전개로 극장가를 흔든 영화 ‘호프’가 개봉됐다. 영화를 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한국어가 나오다가 어느 순간 외계인의 입에서 처음 듣는 낯선 말이 흘러나온다. 그런데 이 말은 그저 괴상한 울음소리가 아니다. 세상에 없던, 영화를 위해 언어학자들이 새롭게 창조한 인공어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1accb4aa39594199826d1fef9eedc18b6d3850eabf23fa8b238c2aa903d5bdaa" dmcf-pid="zeQ7xkhDJo" dmcf-ptype="general"> 두 교수는 네히네치로 ‘춥고 강한 분위기’와 ‘낯선 느낌’을 내는 데 집중했다. 황 교수는 “추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몽골어나 에스키모어, 핀란드어 등 북쪽 지방 언어를 참고했다”고 밝혔고, 정 교수는 “어느 나라 사람이 들어도 낯선 느낌을 내기 위해 실제 자연어 체계에서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을 인공어에 반영했다”고 말했다.</p> <p contents-hash="e74770521301fc0d609c25ceb93e24be99e5b86bfc731315b1ca5ec83d4f16dc" dmcf-pid="qdxzMElwiL" dmcf-ptype="general"> “보통 언어에서 ‘스’ ‘흐’ 소리가 나는 마찰음이 있으면, ‘프’ ‘브’ 소리가 나는 파열음과 ‘므’ ‘느’ 소리가 나는 비음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마찰음은 있는데 정작 파열음과 비음이 거의 없는 언어 체계를 만든다면, 관객들이 낯설다고 느낄 수 있죠.” 한국어에는 ‘사과’와 같은 마찰음은 물론 ‘바다’ 같은 파열음, ‘나무’ 같은 비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네히네치는 마찰음 사용이 두드러지되, 파열음 사용은 최대한 줄이도록 설계했다.</p> <p contents-hash="af7ea3307824436a37a6de548fbda89983711c9931fc6d1f1cc813822f49fc13" dmcf-pid="BJMqRDSrMn" dmcf-ptype="general"> 자연어의 어순을 살짝 비틀기도 했다. 한국어는 주어+목적어+서술어(나는+영화를+봤다) 어순으로 문장이 구성된다. 그리고 명사를 꾸며주는 말은 명사 앞에 붙인다(나는+(내가 좋아하는)+영화를+봤다). 반면 영어는 주어+서술어+목적어(I+watched+a movie) 어순이고, 명사를 꾸미는 말은 명사 뒤에 붙인다(I+watched+a movie+(that I like)). 두 교수는 두 언어의 어순을 섞었다. 전체적인 어순은 영어(주+술+목)를 따르되, 명사를 꾸미는 말은 명사 앞에 붙이도록 설계했다.</p> <p contents-hash="1c7e26670927c789acfcdccab9b08aca85607ef1e5d316709c63b98ae4bfab8f" dmcf-pid="biRBewvmLi" dmcf-ptype="general"> 이러한 설계가 반영된 언어를 영화에서 들어보면, 영어와 비슷한 느낌이 나면서도 중간중간 낯설기도 하다. 인공어로 의도한 영화의 분위기를 살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사례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94f6559b528f68b8ae5aedd922d47c850458b5afb65e620f4678f22acc6e2d07" dmcf-pid="KnebdrTseJ"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사라져가는 언어를 부활시키는 데도 인공어를 만드는 요소가 활용된다. 대표적인 예가 이스라엘 공용어로 부활한 ‘히브리어’다. Marekich, Knutux 위키미디어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1/07/dongascience/20261107080128678nrjz.png" data-org-width="680" dmcf-mid="1nNEWz8Be2"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1/07/dongascience/20261107080128678nrjz.pn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사라져가는 언어를 부활시키는 데도 인공어를 만드는 요소가 활용된다. 대표적인 예가 이스라엘 공용어로 부활한 ‘히브리어’다. Marekich, Knutux 위키미디어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48c9e29c3b4410ef27c22d9ac1cfd3711feddd13a5c0e191159ed9408738321b" dmcf-pid="9LdKJmyOnd" dmcf-ptype="general"><strong>● 인공어, 의사소통 언어가 될 수는 없을까</strong></p> <p contents-hash="e14f4a5923408b32b3a01a598ed01ee8f3b39d3459e6a8e637bb0ffe8f051ca6" dmcf-pid="2oJ9isWIMe" dmcf-ptype="general"> 최근 인공어는 의사소통보다는 예술 창작의 목적으로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황 교수는 인공어가 의사소통 도구로 널리 활용되지 못한 이유가 ‘동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아무리 배우기 쉬운 인공어라고 해도 이미 영어라는 강력한 공용어가 있는 상황에서 언어 사용자가 적은 언어 하나를 새로 배워야 할 동기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가장 대중화에 성공한 에스페란토어의 경우 전 세계 사용자가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 사용자 15억 3000만 명의 영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치다.</p> <p contents-hash="db5d20d67337edf592ec703e9339098159b8ed5312613e193493cb85cff36cea" dmcf-pid="Vgi2nOYCiR" dmcf-ptype="general"> 그렇다면 의사소통 도구로서 인공어는 아예 무용할까. 여전히 인공어는 ‘목적에 맞게 설계된 언어’라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크다. 황 교수는 “‘인공어적인’ 요소가 자연어의 전승을 돕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가 든 예시는 이스라엘 공용어인 ‘히브리어’다. 히브리어는 과거 유대인들이 사용하다가 2세기 초반 로마 제국이 유대인을 다른 나라로 추방하면서 1700년 넘게 일상 회화 언어로 쓰이지 않았다. 이후 언어학자들이 다시 문법을 정리해 새롭게 부활시켰다. 엄밀히 말해 인공어는 아니지만, 부활의 과정에서 인공어를 만드는 요소를 많이 공유했다. 체계화를 거친 현대 히브리어는 주어+서술어+목적어의 어순을 따르고 과거, 현재, 미래 시제를 따른다.</p> <p contents-hash="248c3173bc7ed66a6c1cd01393c99353b94d1e91e5d7f5bd8ce713eed0cdc604" dmcf-pid="fanVLIGhiM" dmcf-ptype="general"> “사라져가는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소수인데,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이 언어를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할지 고민해 온 사람들이 아닙니다. 따라서 언어학자들이 따로 문법 등을 체계화해야 하고, 체계화 과정에서 어떤 요소를 표준으로 삼을지 선택해야 하죠. 에스페란토와 달리 히브리어를 쓰는 사람들은 민족의식을 지키려는 강력한 목적의식이 있었기에 공용어로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p> <p contents-hash="9affcf5be3c2b0388b192cbd1e447fe44cea546d92d8114e3c89d81434c99a91" dmcf-pid="4NLfoCHlJx" dmcf-ptype="general"><strong>● AI로 불가능한 언어에 도전하다</strong></p> <p contents-hash="93d61f97b540733ac654ff5007df2a3ac0689db8f0d802d2c6006a5c86be97ab" dmcf-pid="8jo4ghXSRQ" dmcf-ptype="general"> 언어의 평등을 위해, 더 몰입감 넘치는 예술 작품을 위해, 사멸 중인 자연어를 지키기 위해, 인류는 그동안 수많은 인공어를 제작해 왔다. 그런데 모리스 알퍼 미국 마이애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여기에 인공지능(AI)을 추가적인 도구로 활용하기를 제안한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26037b93a7b779b28256d3d6c4320731dd01c98dc166855cad93128d1560e4a1" dmcf-pid="6Ag8alZvRP"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지난 6월, 모리스 알퍼 교수팀은 인공어 제작 인공지능(AI) 모델의 처리 단계인 파이프라인과 함께 이 파이프라인으로 만든 인공어도 공개했다. ConlangCrafter, 과학동아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1/07/dongascience/20261107080129977ikmo.png" data-org-width="680" dmcf-mid="tFH7xkhDM9"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1/07/dongascience/20261107080129977ikmo.pn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지난 6월, 모리스 알퍼 교수팀은 인공어 제작 인공지능(AI) 모델의 처리 단계인 파이프라인과 함께 이 파이프라인으로 만든 인공어도 공개했다. ConlangCrafter, 과학동아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1ebc0cd04e30b159b79a86d8abe5e7065e52f94d9b04acd4843f24a246fe866f" dmcf-pid="Pca6NS5Tn6" dmcf-ptype="general">지난 6월, 알퍼 교수팀은 인공어를 만드는 AI 모델의 처리 단계인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음운과 문법, 어휘를 만들며 하나의 언어를 설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파이프라인의 이름은 인공어를 뜻하는 콘랭(Conlang·Constructed Language)과 창작자를 뜻하는 크래프터(Crafter)가 합쳐서 ‘콘랭크래프터(Conlang Crafter)’다. (doi: arxiv.org/abs/2508.06094)</p> <p contents-hash="e7a3b8b23d4a132f36a76d7336933e2c1c845a7487b014263c19e386954157fc" dmcf-pid="Qca6NS5Ti8" dmcf-ptype="general"> 알퍼 교수가 콘랭크래프터를 만든 목적도 있다. “저는 자연어를 참고한 인공어를 넘어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한마디로 ‘불가능한 언어’를 만들고자 콘랭크래프터를 개발했습니다. 인간이 아닌 종이 사용하는 언어라면 인간이 쓰는 자연어와 전혀 다른 특징을 지닐 거라 생각했죠.” 알퍼 교수는 과학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연구 동기를 밝혔다.</p> <p contents-hash="42c3691d7bf5603b38717706b6b276c180540b7a2794ddce4e66587c378c9c9f" dmcf-pid="xkNPjv1yL4" dmcf-ptype="general"> 알퍼 교수는 AI가 지닌 ‘환각 현상’을 인공어 창작 능력으로 활용했다. 환각은 AI가 추론하는 과정에서 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그럴듯하게 전달하는 현상이다. 사용자가 AI가 제공한 잘못된 정보를 믿을 수 있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단점이지만, 알퍼 교수는 판타지 세계 언어를 만드는 데는 오히려 유용한 특성이 될 수 있다고 봤다.</p> <p contents-hash="0f78cf24d8149bb8cb9a217441178229b42748fbf223ca2a14a1583aabd886cc" dmcf-pid="y70vpPLxdf" dmcf-ptype="general"> 콘랭크래프터는 음운과 문법, 어휘 순서로 LLM을 활용해 언어를 설계한다. 이 순서는 언어학적 계층 구조를 반영한 것이다. 설계 과정에서 콘랭크래프터는 두 가지 핵심 작업이 이루어진다. ‘난수 생성기’와 ‘자기 개선 루프’다. 우선 난수 생성기는 언어의 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하나의 언어가 가질 수 있는 특징들을 나열한 뒤, 무작위로 선택해 인공어가 지니는 유형론적 특성(성조가 없고, 어순은 주어+동사+목적어)을 다양한 후보로 제안한다.</p> <p contents-hash="f41bc4bcde18fc3a1bf03c3bb39d822da069a27cc273655d429faabaa02a0e53" dmcf-pid="WzpTUQoMdV" dmcf-ptype="general"> 자기 개선 루프는 인공어를 더욱 정교하게 설계한다. 콘랭크래프터가 다양성을 위해 여러 파격적인 언어 구조를 선택하다 보면 논리적인 모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콘랭크래프터는 자신이 생성한 결과를 다시 점검하는 자기 개선 루프를 거쳐 이러한 오류를 방지한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b5d94c7ebe016a1dbcd2455475b9254d7de5cdc75de5ee58f27956c05825b7d0" dmcf-pid="YqUyuxgRM2"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구약성경에는 단일 언어를 쓰던 인류가 하늘에 닿을 만큼 높은 탑(바벨탑)을 쌓자, 신이 그들의 언어를 뿔뿔이 흩어지게 만들었다는 신화가 담겨있다. 새 시대의 바벨탑을 꿈꾸며 사람이 쌓아올린 인공어 에스페란토는 아직 국제 공용어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Pieter Brueghel the Elder, 위키미디어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1/07/dongascience/20261107080131272qbaz.jpg" data-org-width="680" dmcf-mid="FeT34amjR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1/07/dongascience/20261107080131272qbaz.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구약성경에는 단일 언어를 쓰던 인류가 하늘에 닿을 만큼 높은 탑(바벨탑)을 쌓자, 신이 그들의 언어를 뿔뿔이 흩어지게 만들었다는 신화가 담겨있다. 새 시대의 바벨탑을 꿈꾸며 사람이 쌓아올린 인공어 에스페란토는 아직 국제 공용어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Pieter Brueghel the Elder, 위키미디어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2a4876470a3c0f5d163e70d7b7968734c70a6e7952b30a525570713f18391587" dmcf-pid="GBuW7MaeL9" dmcf-ptype="general">콘랭크래프터로 연구팀이 만든 언어 중 대표적인 예는 자음 없는 언어다. ‘ㅎ-아, ㅎ-악 옥 악 오우, 어에(나는 너를 보았다).’ 목 안을 조이거나 긁고, 목구멍으로 공기를 막았다가 터뜨리면서 발음한다.</p> <p contents-hash="ef5bb1272a72ec54d21e55bb5cb2b9212bb640a45b2cdfca222674177233e93a" dmcf-pid="Hb7YzRNdRK" dmcf-ptype="general"> 콘랭크래프터가 알퍼 교수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을까. 8월 21일 부천의 한 카페에서 언어 크리에이터 ‘언어덕후 언덕’을 만나 의견을 물어봤다. “가프 단, 마데 뀌엔트레테. 루스다, 두함라, 이 싈클루아디 레이도뤼즈브 리자이글리토르 언더키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루스드어, 두합르어, 실클루어를 만들고 있는 언어덕후 언덕입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인공어, 루스드어로 자신을 소개했다.</p> <p contents-hash="a62b51b6d517cd2b08280ebb67fff0c26d46008d6e2e36544d438cb35256f9ba" dmcf-pid="XKzGqejJib" dmcf-ptype="general"> 그는 언어와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고 있다. 그는 만화를 그리다가 만화 속 러시아인 캐릭터가 한국어로 말하는 게 어색하다고 느껴 러시아어를 포함한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지구가 배경이 아닌 판타지 만화에서도 지구의 언어를 쓰면 안 된다는 생각에 언어학을 배운 뒤 인공어까지 만들기 시작했다.</p> <p contents-hash="ff6d456acb4c1d0f19c5dfabc90940ff455bdf126edfb693839603ef61a7eca1" dmcf-pid="Z9qHBdAidB" dmcf-ptype="general"> “이게 진작 있었다면 얼마나 편했을까요? 톨킨도 그렇게 말했을 거예요.” 그는 인공어를 만들던 과정을 공유하며 콘랭크래프터의 효율성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제가 인공어를 만들 땐 자음 어근을 하나하나 설정하고, 어근에 어떤 모음을 넣을지, 단어는 어떤 형태로 생겼을지, 말소리가 발음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 변이음은 어떻게 실현될지 하나하나 설계했어요.”</p> <p contents-hash="2d8235fe2faaf8e2b04fdb4f270ac05839fdf30c9375ce935e3e3d2721481c52" dmcf-pid="52BXbJcnnq" dmcf-ptype="general"> 다만 그는 완전히 콘랭크래프터에 인공어 제작을 맡길 순 없다는 입장이었다. 콘랭크래프터의 성능이 아닌 창작자의 역할 때문이었다. “인공어의 매력은 내가 원하는 형태로 ‘창작’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AI가 만든 단어는 간혹 어감이나 형태가 제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있었어요. 최종 품질을 사람이 관리한다면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봅니다.”</p> <p contents-hash="d9d6a8a7ddafde846fb5160e759cd31a12b68a8fa70f074ee274d7f5a1db6159" dmcf-pid="1VbZKikLdz" dmcf-ptype="general"> 황 교수는 콘랭크래프터를 두고 “아는 만큼 활용할 수 있다”며 “쓰는 사람의 역량이 더 중요한 기술”이라고 봤다. 콘랭크래프터에 단순히 ‘모음이 5개인 언어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인간 언어의 체계가 왜 ‘아에이오우’로 구성되는지 이해한 상태에서 지각적으로 구별이 어려운 모음 체계를 요구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p> <p contents-hash="8ba09795ad03c3cee9f804a6ca1c8c5948bdd75d23b9a7b275eee95ac86374a6" dmcf-pid="tfK59nEoR7" dmcf-ptype="general"><strong>● 인공어와 자연어, 상호보완적인 존재</strong></p> <p contents-hash="7fa529a76cb3de073c092b7b1bcb47db1b132bd4f967395c7ae66fecc011eb65" dmcf-pid="F4912LDgiu" dmcf-ptype="general"> 인공어가 지닌 도전적인 성격은 자연어의 이론을 되짚어보도록 돕기도 한다. 8월 31일, 정 교수와 황 교수는 네히네치 작업을 바탕으로 자연어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규칙이 인공어에서도 예외 없이 성립하는지에 관해 학술지 ‘인문논총’에 발표했다. (doi: 10.17326/jhsnu.83.3.202608.327)</p> <p contents-hash="c0776e4e72da9b7c34b2864b107365f3f686f1bfba1391a4186f7bf100749294" dmcf-pid="3rkREY0HMU" dmcf-ptype="general"> 연구 결과 두 교수는 마찰음은 있는데 파열음과 비음을 줄이는 등 자연어의 보편성을 벗어나는 언어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 수 있었다. “SF를 좋아하는 마음에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어학자의 직관과 언어학자가 아닌 영화 제작자의 직관을 비교하면서, 인공어의 여러 디자인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언어 이론의 보편성을 벗어난 새로운 규칙도 만들 수 있었어요.” 정 교수가 말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2107e8ccaa67c763bf046d9c7948ec48d85f2d08aedf166bdb3ca6a515e6dc5d" dmcf-pid="0mEeDGpXep"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언어 크레에이터 ‘언어덕후 언덕’이 인스타그램에 연재하고 있는 언어 관련 만화. eondock_linguistics"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1/07/dongascience/20261107080132767bbuu.png" data-org-width="680" dmcf-mid="3O0VLIGhn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1/07/dongascience/20261107080132767bbuu.pn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언어 크레에이터 ‘언어덕후 언덕’이 인스타그램에 연재하고 있는 언어 관련 만화. eondock_linguistics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e82506e1eef9d7034245fd280576f46cc67ba78f986cb807d5436a104e135f31" dmcf-pid="psDdwHUZn0" dmcf-ptype="general">반대로 자연어가 인공어 제작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저는 예쁘게 디자인된 문자를 좋아합니다. 인공어는 저의 취향을 담아 만든 예쁜 문자에 의미까지 담을 수 있죠.” 언어덕후 언덕은 자연어로 대체할 수 없는 인공어만의 매력을 꼽았다. “하지만 이러한 디자인과 재밌는 소리 체계 역시 자연어를 참고해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는 두함르어를 창작할 때 유목민이 많이 사는 곳에서 쓰는 언어로 설정해, 중동 지역에서 쓰는 아랍어의 인두음(목구멍 안쪽을 조이듯이 내는 소리)을 반영했다.</p> <p contents-hash="ccbfaec562e358f89924d0a511b614532038f014293fe46b20601d3d223dd837" dmcf-pid="UOwJrXu5R3" dmcf-ptype="general"> 인공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은 결국 하나로 좁혀졌다. 인공어와 자연어는 서로 대체될 수 없으면서 상호보완적이다. 우리가 쓰던 언어와 새롭게 창작한 언어 가운데 무엇이 더 유용할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언어를 사람이 만들지, AI가 만들지, 어떤 언어로 대화를 나눌지 선택하는 일보다 중요한 게 있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를, 듣고 읽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상상하고 고민하는 태도다. 그런 태도를 바탕으로 황 교수와 정 교수는 관객이 받아들일 느낌을 상상해 언어로 만들고, 언어덕후 언어는 대사가 어색하지 않은 만화를 꿈꾸기 시작했다. 더 좋은 소통은 무엇일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언어학은 한 단계씩 더 깊어지고 있다.</p> <p contents-hash="0a2b5092a3a183f7271de03006f315af0bcaf5783e28f7a2eb389fda6f752357" dmcf-pid="uIrimZ71dF" dmcf-ptype="general"><strong>※관련기사</strong><br> 과학동아 11월호,<strong> [세상에 없던 언어를 만드는 사람들, 인공어]</strong></p> <p contents-hash="23a200ae58ac4e56342ee0d3490e5624f3792ca064084590333b10837474a368" dmcf-pid="7Cmns5ztJt" dmcf-ptype="general">[장효빈 기자 robyne98@donga.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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