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텃밭 부산 수영구 ‘비상등’
국힘 정연욱과 단일화 합의 실패
與의석 상실 초래땐 정치적 타격
낙천 뒤 지원유세 박용진과 대비
선당후사 정신 부족 비판 목소리
박용진과 장예찬, 둘 사이의 비슷한 듯 확연히 다른 정치적 선택이 비교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극도로 불공정한 것으로 평가되는 당의 공천 논란 속에서 서울 강북을 지역 출마가 좌절됐지만 당의 승리를 위해 이를 수용하는 ‘선당후사’의 모습을 보였다. 반면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부산 수영 공천권을 따낸 후에 불거진 과거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함으로써 정반대의 평가를 받고 있다.
억울하게 당의 공천에서 배제된 과정은 비슷하지만 이후의 대처 행태가 판이하게 달랐던 것이다. 박 의원의 결정으로 인근 지역 민주당 후보들은 든든한 지원을 얻게 된 반면, 장 후보의 선택은 부산의 여당 의석 상실을 불러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까먹게 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5일 앞둔 5일 집권당 국민의힘 텃밭으로 여겨진 부산 수영 지역엔 빨간불이 켜졌다.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와 장 후보의 단일화가 불발돼 여권 표가 갈리며 유동철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장 후보를 향해 “마지막 본 투표까지 용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장 후보는 공천이 취소되자 국민의힘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보수표가 분산되면서 단일화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양측은 합의에 실패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부산일보·부산MBC 의뢰를 받아 지난 1∼2일 수영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100% 가상번호 활용 ARS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에서는 유 후보 35.8%, 정 후보 31.1%, 장 후보 28.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권 성향인 정·장 후보가 표를 나눠 가지면서 민주당에 유리한 형국이 됐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일각에서는 민주당 비명(비이재명) 인사인 박 의원이 세 차례 서울 강북을 경선에 도전했다가 불합리한 감점과 경선 규칙의 급작스러운 변경 등 불공정 평가를 받은 민주당 공천에서 낙천했음에도 당의 결정을 수용하고 선거 운동에 뛰어든 사례와 대비해 ‘선당후사’의 정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PK(부산·경남) 민심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후보 분열은 볼썽사나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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