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심 개통→유심 개통 '꼼수 영업' 방지 차원
서울 시내의 한 SK텔레콤 직영점. /사진=뉴시스
SK텔레콤이 최근 재개한 e심(이심) 신규 가입 영업과 관련해 e심 개통 후 물리 유심으로 전환하는 가입자에 대해서는 대리점에 판매수수료(판매장려금)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6일부터 전국 T월드 매장에서 e심을 통한 신규 가입 영업을 시작하며, 이 같은 방침을 대리점에 전달했다. e심 개통 후 유심으로 단말 변경 시에는 '신규 유치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판매수수료는 이동통신사가 대리점이나 판매점에 가입자 유치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통상 개통 다음 달부터 3개월 내 지급되며, 일정 기간 이상 요금제를 유지해야 최종 확정된다. 가입자가 해지하거나 요금제를 변경하는 등 유지 조건 미충족 시 판매수수료는 환수된다.
이번 조치는 유심 재고 관리를 위한 선제 대응으로 풀이된다. 앞서 SK텔레콤은 일일 브리핑을 통해 "유심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잔여 예약 고객을 소화해도 100만개 이상의 여유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20일부터 유심 신규 영업이 재개될 예정이지만, 단기간 내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또 신규 가입 고객은 이번 해킹 사고와 무관해 유심을 무상 제공받을 권리가 없다. 이에 따라 e심 개통 후 다시 유심으로 전환할 경우 7700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이는 기존에 무상 교체를 받은 고객과의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혼선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른바 '꼼수 영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e심 개통 후 유심으로 변경하는 사례가 일부 매장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고 실제로 발생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당분간 막고 있으며 지금도 사례가 발생하면 즉각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e심 개통 후 유심 변경 시 판매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이번 조치가 언제 종료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K텔레콤은 당분간 e심 중심의 신규 영업을 유지하면서 유심 수급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이후 공급 안정성과 고객 선택권을 함께 고려해 추가적인 정책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번 방침과 별개로 지난 4월부터 해지 고객에 대해서는 대리점에서 수령한 판매수수료를 환수하지 않고 있다. 이는 유심 해킹 사고로 인한 가입자 이탈과 신규 영업 중단으로 피해를 본 대리점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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